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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예고된 ‘을과 병의 전쟁’

문제는 너무 많은 편의점…최저임금이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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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2018-07-16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확정된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를 가장 크게 받는 편의점 업계에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편의점 점주들은 정부의 결정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동맹휴업 등의 단체행동을 예고했고, 알바생들 역시 인원감축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프랜차이즈 본사나 건물주에 지급해야 하는 돈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하고 알바생들의 임금만 지적하는 것은 ‘을들의 전쟁’이라는 비아냥을 한다. 더욱이 편의점 알바생들에게는 별도의 상여금이나 복리후생비가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판매대를 정리중이다. (사진=문화저널21 / 자료사진) 

 

2019년도 최저임금 '8350원'…소상공인들 모라토리움 예고

노동자들은 알바자리 사라질까 불안

상여금·복리후생비 없는 편의점…최저임금 인상 불가피

 

지난 14일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측 위원의 불참 속에서 2019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정해졌다. 당장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들, 편의점 점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번 결정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며 “소상공인들의 총의를 모아 모라토리움을 진행해갈 것”이라고 강수를 뒀다. 이에 따라 월1회 집단휴업 혹은 신용카드 결제거부 등의 강도 높은 후속대응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점주협의회에서도 16일 심야할증이나 동맹휴업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단체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알렸다. 이처럼 소상공인들이나 편의점 업계에서 단체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게 일면서 노동자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2018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있었을 당시 많은 편의점 점주들이 심야시간대 알바생을 쓰지 않고 자신이 근무하거나, 근무시간 쪼개기 등의 방식으로 알바생들의 근무시간을 조절하거나 기존 알바생들을 해고하는 일이 있었다. 

 

때문에 이번 최저임금인상의 여파로 기존에 있던 알바자리마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편의점이나 카페 등 아르바이트로 운영되는 업체의 특성상 직원들에게 별도의 상여금이나 복리후생비가 지원되지 않는 만큼, 최저임금 인상은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국회문턱을 넘은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기본급에 상여금이 포함되도록 정해진 만큼, 최저임금 인상이 없을 경우 오히려 노동자들의 실수령 임금이 줄어드는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 민주노총 조합원 500여명이 국회앞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논의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정치권 갑론을박…노동자 이해해달라 vs 자영업 기반 무너질것

전문가들 "근접출점 제한, 로열티·임대료 부과 체계 개편 있어야"

문제는 너무 많은 편의점…최저임금이 문제는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도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동결을 주장하는 사용자 측과 15% 이상의 인상을 요구하는 근로자 측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솔로몬의 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최저임금은 노동자가 사람다운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저한도의 임금이다. 이들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박탈한다는 주장은 서글프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본사 로열티 △임대료 △카드가맹점 수수료 등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의당에서는 소상공인들의 반발에 대해 “노동자의 삶을 보장하는 것이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없다.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은 끝없이 오르는 임대료와 불공정거래의 이득 주체인 기득권”이라 지적하며 “최저임금은 을과 병의 전쟁이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서는 “자영업이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최저임금을 올릴 경우 자영업기반이 무너져 큰 충격이 올 수 있다”며 반시장적인 최저임금 인상폭을 전면 재검토하기 위해 최저임금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 편의점에 진열된 상품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소상공인들, 특히 편의점 점주들의 상황이 열악해지는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며 단순히 임금인상 만이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편의점 점주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알바생들에게 줘야하는 임금도 있지만, 기본적인 상권조차 보장되지 않을 정도로 우후죽순 생겨나는 편의점도 한몫 하고 있다. CU 옆에 GS25, GS25 옆에 이마트24가 있을 정도로 많은 편의점 때문에 매출이 오히려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불황 속에서도 업계 빅3로 불리는 편의점의 점포수는 10년 새 두자리수 넘게 늘어났다. 인구당 편의점 수는 이미 일본을 넘어선 수준이다. 이 때문인지 오히려 점포당 매출을 떨어지고, 본사는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편의점 가맹업체에서는 일정반경 내에 동일한 편의점을 내는 ‘근접출점’을 기피하고 있지만, 업체 간 교류되는 기준은 따로 없기 때문에 반경 100m 안에 각기 다른 가맹점이 3개나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에 따라 200m거리도 되지 않는 곳에서 어떤 곳은 월 500만원의 임대비를, 어떤 곳은 월200만원의 임대비를 내야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지역별 임대비용 기준을 마련하고 부당하게 임대료를 올리는 등의 수법을 막아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소상공인들이나 편의점주들의 눈물을 닦아 주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문제들을 하나하나 다 수정해가야 하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다보니 임금을 가지고 싸우는 ‘을과 병의 전쟁’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최저임금인상 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양측의 불만이 해소되려면 본사 차원에서 근접출점 제한제도를 마련하거나 로열티·임대료 부과 체계를 개편해 가맹점주들이나 소상공인들이 과도한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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