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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만 남은 소셜커머스 출혈경쟁, 끝은 어부지리

매출 늘어난 만큼 영업손실도 늘어나…적자 줄인 위메프는 매출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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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2019-04-19 [16:00]

매출 늘어난 만큼 영업손실 늘어…적자 줄인 위메프, 매출감소로 ‘울상’
영업손실 지속에도 소셜커머스 3社 팔짱…“향후 실적개선할 것”
쇼핑업계 넘보는 네이버·구글, 출혈경쟁으로 약해진 시장 먹힐수도

 

쿠팡·위메프·티몬까지 국내 3대 소셜커머스 업체가 모두 실적을 발표했지만, 공개된 실적 안에는 과도한 출혈경쟁이 남긴 상처만이 가득했다.

 

매출이 늘어난 만큼 영업손실 역시 늘어났으며, 유일하게 적자를 줄인 위메프 역시도 매출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 매출과 손실이 같은 궤적을 그리는 ‘치킨게임’ 양상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영업손실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향후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반응이지만, 최근 마켓컬리·오아시스마켓 등 새벽배송 서비스와 네이버쇼핑·구글쇼핑 등이 시장 잠식에 나서는 상황에서 치킨게임의 손실폭이 얼마나 회복될지는 의문이다. 

 

일각에선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이미 레드오션이 돼버린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 협력하지 않으면 네이버나 구글 등 대형 포털사들의 쇼핑 서비스에 밀릴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지난해 소셜커머스 3社 영업손실 뜯어보니

쿠팡은 1조970억원, 티몬은 1279억원, 위메프는 390억원

업계 1위 쿠팡, 영업손실 꾸준히 늘어도 “매출 오른다” 낙관

소셜커머스가 만든 적자의 늪, 언제쯤 회복될까

 

먼저 업계1위인 쿠팡의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쿠팡의 매출은 4조4227억원, 영업손실은 1조9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64.74%, 영업손실은 71.72%가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손실이 대폭 늘어난 것에 대해 쿠팡 측은 지난해 전국 12개 지역의 물류센터를 24개로 2배 확장하며 로켓배송 서비스 강화에 나선데다가 로켓와우를 통해 새벽배송 서비스에 뛰어드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한데 따른 ‘계획된 손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4년 전 우리가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때도 다들 위험한 투자다. 망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결과적으로 4년 전 매출 3400억원이었던 회사가 매출 4조원 규모로 커졌지 않나.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쿠팡의 이같은 자신감과 달리 영업손실은 △2014년 1215억원 △2015년 5470억원 △2016년 5652억 △2017년 6388억원을 거쳐 지난해 1조97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물론 과감한 투자로 매출을 키울 수 있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자칫 과도한 투자는 자본잠식 상태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상황은 아니다.  

 

티몬 역시도 매출과 영업손실의 동반 상승이 뚜렷한 양상을 보였다. 공개된 실적에 따르면 티몬의 매출은 4972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하며 위메프를 누르고 업계 2위 자리를 탈환했다.

 

티몬 측은 큐레이션 딜 사업과 매시간 정해진 상품을 할인가에 제공하는 타임커머스 매장 도입에 따른 것이라 설명하며, 오히려 고객들의 방문 빈도가 늘어나고 고객들의 상품 구매액수도 늘어나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적자상황 속에서 매출이 40%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과 달리 티몬의 2018년 영업손실은 127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7% 가량 늘어났으며,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는 빠져나오지 못했다. 2014년 246억원에 불과했던 티몬의 영업손실은 2015년 1419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데 이어 △2016년 1585억원 △2017년 1185억원 △2018년 127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티몬이 최근 공격적으로 진행해온 티몬데이·타임어택·1212타임 등의 행사 역시도 위메프가 진행했던 1212데이·디지털어택·타임쿠폰 이벤트 등과 유사해 사실상 유사한 상품으로 고객 뺏기에만 주력하는 치킨게임 양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티몬에 밀려 3위로 주저앉은 위메프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3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6.4% 줄었지만, 영업손실의 감소와 함께 매출이 작년대비 9.3% 하락한 4294억원을 기록하며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위메프에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으로 직매입 매출을 줄이고 신선식품 서비스도 종료했지만, 이러한 행보는 고스란히 매출의 감소로 이어졌다. 벌써부터 위메프 충성고객이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위메프에서는 한자릿수 영업손실율을 기록하며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자평했지만, 일각에선 영업손실 감소율보다 매출 감소율이 더 컸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실적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업손실 감소를 위해 매출 감소흐름을 지속시키기에는 충성고객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위메프 측의 고심이 깊어질 수 있다.  

 

▲ 구글과 네이버 등 대형포털이 쇼핑에 뛰어들면서 기존 쇼핑업계는 포털사의 시장잠식을 우려하는 눈치다. (사진=구글쇼핑·네이버쇼핑 화면 캡쳐)  

 

소셜커머스 옥죄는 또다른 위기, 대형포털의 진입

몸집 키우는 네이버쇼핑·구글쇼핑…쇼핑업계, 시장잠식 우려

 

이처럼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매출이 영업손실과 궤를 같이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더해 향후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영업손실을 얼마나 메꿀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이유는 또 있다.

 

최근 마켓컬리·오아시스마켓 등 새벽배송 서비스가 소비자들로부터 각광 받으면서 온라인 배송 시장의 파이를 뺏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네이버와 구글 등의 대형 포털사들이 쇼핑시장 진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새벽배송보단 네이버 쇼핑이나 구글 쇼핑의 등장에 대해 더 우려하는 눈치다. 실제로 네이버는 방대한 검색데이터를 기반으로 축적한 AI(인공지능) 기술을 쇼핑에까지 도입해 소비자들의 편의를 높이고 네이버페이로 보다 간편한 결제를 유도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다른 온라인 쇼핑 관계자도 “오히려 진짜 걱정해야 할 부분은 포털사들의 쇼핑시장 진입이다. 네이버와 구글이 자신들의 정보력과 자본을 바탕으로 쇼핑사업 진출에 나선다면 영세한 업체들은 물론 기존에 잘 나가던 업체들 역시도 상당부분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최대포털사인 네이버에 이어 글로벌 기업인 구글의 구글쇼핑까지 국내에 진입할 경우 소셜커머스가 얼마나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는 사실상 미지수다. 그나마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지려면 다시 출혈경쟁에 빠질 수밖에 없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실적 부진의 늪을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지라 볼 수는 없다.

 

이때문에 지금까지 서로 제살파먹기 식으로 출혈경쟁을 지속했던 소셜커머스 업계가 뒤늦게 실적개선을 기대한다 하더라도 다른 업체들의 시장진입으로 기대한 만큼의 실적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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