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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야당’ 없는 대한항공, 수구언론 ‘노노갈등’ 물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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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2019-06-11

객실 승무원 감축 놓고 직원연대-일반노조 설전

일각의 노노갈등 프레임 씌우기, 본질 흐리는 것

자정 능력 잃어버린 회사에 대한 견제 성격 강해

 

대한항공에서 노노(勞勞)갈등이 불거졌다는 소식이 새삼스럽게 날아들었다. 대한항공노동조합(이하 일반노조’)과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이하 직원연대’)가 서로 날 선 비판을 주고받으면서다. 단지 노노갈등이라고 잘라 말할 수 있을까.

 

갈등으로 비친 사건은 이번 달 들어 대한항공 회사 측이 에어버스의 A330과 보잉의 B787 기종에 탑승해 근무하는 객실 승무원 숫자를 7명에서 6명으로 줄이면서 비화했다. 직원연대가 이에 반발하면서 일반노조의 신통치 않은 대응을 문제 삼은 것이다. 직원연대는 지난 2일 객실 승무원 감축이 승무원들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킨다며, 이것이 노사 간 합의로 이루어졌는지와 단체협약을 위반했는지를 해명하라고 일반노조에 촉구했다.

 

바로 다음 날 일반노조가 입장문을 내고 해명에 나섰다. 일반노조는 객실 승무원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합의를 회사와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사측이 승무원 탑승 인원 조정 의사를 밝혀왔으며, 모든 승무원이 납득할 만한 서비스 프로세스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해 쟁취했다고 주장했다.

 

▲ 지난해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과 전횡이 폭로되자 직원들은 직원연대를 결성하고, 행동에 나섰다. 당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조양호 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STOP 촛불집회’ 모습.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표면적으로는 객실 승무원 감축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지난 4월 말부터 2019년 임금교섭 절차가 시작됐다는 사실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임금교섭은 다수노조(일반노조)에게는 1년 동안의 농사나 다름없고, 소수노조(직원연대)에게는 존재감을 드러낼 몇 안 되는 기회다. 조합원의 임금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에 양측이 입씨름을 벌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일반노조는 10일 회사 측에 공문을 보내 2019년 임금교섭 개시를 요구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라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마쳤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에는 무려 4개의 노동조합이 설립돼 있는데, 조종사와 일반직으로 나뉜 데다 이마저도 직종별로 2개의 조직이 따로 있어서다. 일반노조와 직원연대 모두 일반직 노조다. 회사 측이 지난 429일 게시한 교섭 요구 노조 확정 공고에 따르면, 일반노조 조합원 수는 1만 명이 조금 넘고, 직원연대는 200명이 약간 안 된다.

 

직원연대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사건과 총수 일가의 갑질에 분노한 직원들이 모여 지난해에 만든 노동조합이다. 조직 대표자(지부장)는 당시 땅콩회항의 전모를 세상에 알렸던 박창진 전 사무장이다.

 

규모는 일반노조가 훨씬 크지만, 올해 임금인상 요구 수준은 직원연대가 더 높다. 직원연대는 최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의 지침에 따라 기본급 205000원을 정액 인상하고, 이와 함께 기본급 7%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를 요구했다. 반면 일반노조는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7.2% 인상안과 상여금 50% 지급안을 들고 나왔다. 전체 임금에서 기본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수당이 대부분인 점을 감안하면, 기본급 인상과 총액 인상의 온도차는 극과 극이 된다. 두 노조는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서 이 같은 차이를 확인했다.

 

물론 직원연대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적다. 실질적으로 교섭은 일반노조와 대한항공이 진행하는 데다 직원연대의 요구안은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 향후 교섭 과정에서 205000+7% 인상안을 뒷받침하는 명분을 제시하는 게 직원연대의 과제다.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주장하며 대한항공 또는 총수 일가의 문제점을 끄집어낼 공산이 크다.

 

이렇게 보면 두 노조의 설전을 노노갈등이라고 규정하기는 과하며, 그것을 단순히 소수노조의 세 확장 때문이라고만 보기도 어렵다. 다수노조에 대해 소수·신생노조가 야당의 역할을 한다고 봐야 한다. 지난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고 조양호 회장이 축출될 때에도 직원연대와 시민사회가 내세운 것은 오너 일가의 탈선을 견제해야 한다는 명분이었다. 앞서 총수 일가의 갑질이 폭로됐을 무렵 박창진 지부장과 일반노조 사이의 공방은 노동조합이 마땅히 해야 할 공익제보자 보호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 속에 이뤄진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진과 오너 일가를 견제해야 할 다수노조를 견제하는, 일종의 야당의 야당역할을 직원연대가 하는 것이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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