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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강물 / 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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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선
기사입력 2019-06-17

강물

 

무작정 

앞만 보고 가지 마라.

절벽에 막힌 강물은

뒤로 돌아 전진한다.

 

조급히

서두르지 마라.

폭포 속 격류도

소(沼)에선 쉴 줄 안다.

 

무심한 강물이 영원에 이른다.

텅 빈 마음이 충만에 이른다.

 

# ‘변화는 변방에서 시작된다.’ 약소국이었던 베트남이 당연히 승리할 것 같았던 강대국인 프랑스, 중국, 미국과의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절벽에 막힌 강물은/뒤로 돌아 전진”하는 자세로 “조급히/서두르”않는 전략을 실천에 옮긴 3불(三不) 전략의 결과다.

 

3불(三不) 전략은 ‘적이 원하지 않는 장소에서, 원하지 않는 시간에, 원하지 않는 방법으로’ 전투를 진행하는 것이다. 생사를 가르고 민족의 운명이 달린 상황에서 강대국을 상대로 정면 돌파와 같은 맞대결을 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삶의 전쟁터에서도 3불 전략은 응용 할 필요가 있다.  최적의 기회를 얻기 전까지는 상대가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않는 것이다. 지금이 싸울 때인지 숨을 죽이고 힘을 기를 때인지 판단하는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 회피전략이 숨는 것이라면 우회전략은 회피하는 동시에 흐르는 물이 바위를 만나면 돌아가듯이 멀리 돌아 공략하는 것이다. 손자병법 중에 전승불복(戰勝不復)이 있다. 이미 사용되었던 전략이나 전술은 통하지 않는다. 혁신적인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전략은 이겨야 할 절실한 이유와 승리에 대한 믿음이 전제 되어야 하는 것이다.

 

"무작정 앞만 보고 가다/절벽에“ 막혔다면 강가에 나가보자.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면 마음도 차분해지고, 감정이 앞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새롭게 인식될 것이다. 결과만을 위해 너무 조급히 서둘렀던 것은 아닐까. “폭포 속 격류도/소(沼)에선 쉴 줄 안다”. 어쩌면  해답은 아주 가까이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변화가 필요한 변방’인지, 흘러가는 강물을 보며 물의 마음, 물의 흐름, 물의 움직임 속에서 삶의 지혜를 얻어 보면 어떨까.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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