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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이든 ‘동결’이든 뒷감당 못 할 2020 최저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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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2019-07-03

, 사측 보이콧비판하며 ‘1만원발표

경영계, 38차 전원회의에는 복귀 전망

최소한 동결, ‘마이너스 인상까지 만지작

중간이 최악인 역설적 상황… 公의 고민

 

내년도(2020) 최저임금 심의가 사용자위원 측의 잇따른 불참으로 파행을 맞자 노동계가 먼저 ‘1만원요구안으로 선수를 쳤다. 경영계는 마이너스(-) 인상 또는 동결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최저임금이 얼마로 결정되든 그 어느 때보다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3일 오후 5시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8차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지난 회의에서 두 차례나 불참했던 경영계는 이번 회의에 복귀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노사 어느 한쪽이든 2회 이상 출석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불참할 때에는 공익위원과 일방의 참석만으로 표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위원 없이 공익위원과 노동자위원만으로 내년 최저임금 심의를 마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용자위원은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7차 전원회의에 불참했다. 앞서 표결을 통해 월 환산액 병행 표기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이 무산된 데 반발하는 차원에서였다.

 


 

 

마이너스 인상까지 내비친 使, 勞는 무조건 1만원

 

관건은 경영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으로 얼마를 들고나올 것이냐다. 사용자위원은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내리자는 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삭감이 어렵다면 최소한 동결이라도 요구한다는 게 2안이다. 경영계가 최저임금 삭감을 요구한다면,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최저임금위원회 복귀를 앞두고 마지막까지 내부 조율이 이뤄질 전망이다.

 

노동계는 2016년 최저임금을 심의한 2015년 이후 5년째 1만원을 요구했다. 최저임금법과 국제노동기구(ILO)가 권고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최소 수준이며, 한국경제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조사한 올해 2019년 비혼 단신 가구의 한 달 생계비는 2103574원이다. 2인 가구 생계비는 3368923, 3인 가구는 4485307원이다. 노동자위원은 “(최저임금은)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활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임금이자 사회임금의 성격이 강하다라며 불평등과 격차 해소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계비를 주요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나아가 최저임금 1만원은 2019년 우리 사회가 포용할 능력이 있는 적정 수준의 요구라며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의존하는 기업은 더이상 발붙여서는 안 된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최저임금위원회가 인상 수준과 함께 비용을 분담할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기업·프랜차이즈 본사에 대한 납품업체·가맹점의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전국 소상공인 단체 150여 곳이 지난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 총궐기 대회. ©성상영 기자

 

◇ 공익위원의 딜레마… 동결 같은 인상가능성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공익위원이 사실상 최저임금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심의구조는 노사가 제출한 안을 놓고 그 틈을 좁혀 나가다가 어느 수준에 이르면 표결에 부치는 방식이다. 공익위원은 노사가 최초 제시안에서 한발씩 물러나 2, 3차 수정안을 내도록 조율하고, 막판 표결에서 캐스팅보트를 쥔다. 최저임금위원회 30년 역사에서 노사 위원의 합의로 최저임금을 정한 적은 거의 없다.

 

경영계가 동결을 요구할 경우 8350원과 1만원의 싸움이 된다. 1750원의 격차를 놓고 노사가 줄다리기하는 것이다. 중간값은 9175(9.88% 인상)이다. 최소한 8800~9300원 정도의 수정안 도출에 성공하더라도 파국은 피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떨어진다. 정부·여당 일각에서도 동결에 근접한 수준의 인상을 운운하며 사용자위원을 받쳐주고 있고, 노동계는 ‘1만원이 아니면 안 된다며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어서다.

 

역설적으로 양측 요구안의 정중앙을 선택할 때 가장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노동계는 최근 정부의 노동정책 후퇴와 제조업 구조조정 등 현안으로 하투(夏鬪)’에 열을 올리고 있고, 경영계 역시 3년 연속 10% 안팎의 고율 인상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 더구나 경영계는 앞선 회의에서 최저임금 월 환산액 병기를 막지도 못했고, 업종별 차등 적용을 관철하지도 못했다. 노사 모두 언제든 광장으로 뛰쳐나올 준비가 돼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중요한 것은 실제 표결에 들어갔을 때 공익위원 표심의 향배다. 공익위원들이 가능한 한 후폭풍을 줄일 수 있는 수준에서 표를 행사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어느 한쪽이라도 반발을 잠재우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다만 어느 한쪽으로 몰표를 주기보다는 공익위원 개인의 의사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갈 공산이 크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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