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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왕국’ 포스코 또 사망사고, 최정우號 ‘안전’ 실종

‘기업시민’ 1년… “제 식구 보호는 뒷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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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2019-07-12 [16:53]

포항제철소서 60대 노동자 숨진 채 발견

2일에는 피로 호소한 30대 직원 의문사

올해 3번째… 최악의 살인기업오명도

최정우 취임 1주년… 산업안전은 ‘F학점

 

간밤에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작업 중이던 60대 노동자 장 모 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사망사고로 지난 2월과 이달 2일에도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취임 1년을 맞은 최정우 회장의 산업안전 성적표는 초라하다.

 

장 씨의 시신은 11일 오전 2시 무렵 동료에 의해 발견됐다. 장 씨는 쇳물을 만드는 데 쓰이는 원료인 코크스를 보관하는 시설을 점검하기 위해 혼자서 현장에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가 휴식시간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동료들이 무전기로 연락을 해봤지만, 답이 없었다.

 

발견 당시 장 씨는 몸에 화상을 입은 흔적이 있고, 팔이 심하게 다친 상태였다. 골절과 함께 살점이 떨어져 나갔고, 의식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포항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장 씨는 동료의 신고로 황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21조로 이루어지던 작업을 혼자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8612월 입사한 그는 오는 9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었다. 하룻밤 사이에 가장을 잃은 유족들은 날벼락 같은 소식에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유족들은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 알려주는 사람도 없다사망 원인을 꼭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포스코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일어난 것은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지난 2일 포항제철소에서 일하던 30대 김 모 씨가 숨졌다. 김 씨는 전날 근무를 마치고 회식에 참석한 뒤 급작스레 목숨을 잃었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에 따르면 그는 숨지기 전 피로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고인의 근무 여건이 혼자 감당하기에 부하가 심했고, 평소 집에 가면 피곤하다며 소파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고 주장했다.

 

설 연휴이던 지난 2월에는 이 공장에서 하역 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 김 모 씨가 숨졌다. 당시 유족의 요청으로 부검을 시행한 결과 고인의 췌장과 장간막이 파열돼 기계에 협착(끼임)된 사실이 의심됐다.

 

포스코에서 노동자 사망사고는 드문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12월 한 달에만 다섯 건의 산재 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는 시민사회단체가 해마다 발표하는 최악의 살인기업명단에 11년째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올해에는 포스코그룹 계열 건설사인 포스코건설이 1위에, 포스코가 3위로 심각한 불명예를 안았다.

 

▲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은 포스코건설과 포스코를 각각 최악의 살인기업 1위와 3위에 선정했다.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잇따르는 사고와 관련해 포스코 내부에서는 최정우 회장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포스코지회가 최 회장 취임 1년을 맞아 조합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층답자의 96.6%가 최정우호() 1년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이 취임 당시 화두로 꺼냈던 기업시민에 대해서도 직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설문에 참여한 조합원 중 77.5%는 기업시민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포스코는 기업시민 개념에 대해 기업 고유 활동을 넘어 사회적 이슈 해결에도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자 하는 새로운 가치 창출 활동으로 소개하지만, 정작 집안 식구 지키기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의 1년 산업안전에 관한 점수는 F라며 안전 분야에 11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현장의 직원들이 느끼는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최근 포스코에서 근무 중 직업성 질환으로 의심되는 병을 얻은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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