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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맛’에 빠진 북한…적대계층도 평양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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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국 기자
기사입력 2019-07-15

2018년 기준 북한 공무원들의 월평균 봉급은 북한 돈으로 2200원(약 1.9달러)이고, 장마당 종사자들의 월 평균소득은 172,750원(약 21달러)로 알려지고 있다. 약 80배에 가까운 차이에 북한 주민들은 너도나도 장마당에서 장사하기를 바라고 있는 눈치다. 

 

특히 국영기업체 관리직에 종사하는 사람일지라도 뇌물을 통해 장마당에서 장사할 수 있도록 승인이 떨어지는 현실 속에서 주민들은 너도나도 뇌물을 주고 장사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 북한의 권력 구조 및 성분 분류, 신흥부호(돈주)층 형성

 

북한은 절대권력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정점으로 산하에 노동당, 보위부, 인민무력부, 조평통이 있으며 이들이 노동당 중앙위의 결정 및 김정은의 명예에 따른 분야별 집행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북한은 핵심, 동요, 적대 등 3계층으로 성분이 크게 나뉘며, 다시 51개로 소분되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핵심계층은 김일성과 함께 항일투쟁을 한 사람 및 후손 등 최고 상위계층으로 평양이나 대도시에 거주하며, 동예계층은 배반 가능성이 있는 회색계층의 사람들로 주로 지방 중소도시나 농촌 등지에 거주한다. 적대계층은 일제에 협력한 사람, 남한에 친척이 있거나 기독교인들의 자손들로 산악지역이나 거주가 불편한 곳에 살아야 하며, 평양이나 주요 대도시에서의 생활이 금지된다.

 

이렇게 엄격한 성분분석 및 거주지 제한 등도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후 장마당(시장)이 발달하며 부를 축적한 신흥 부호 층의 출현으로 경계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뇌물을 주면 적대 계층마저 평양 인근 거주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주의 경제 침입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작금에 와서는 국영기업체 관리직 및 공무원까지도 뇌물을 통해 장마당에서 장사하거나 장마당을 관리하는 쪽으로 움직임을 보인다.

 

▲ 북한기업과 상인들은 정기적으로 중국 국경지대에서 박람회 등을 열고 교역을 활발히 하고 있다. (사진=문화저널21 DB)

 

# 북한의 뇌물구조와 ‘돈주’들의 생활

 

평양 및 청진과 중국 국경에서 무역이나 대규모 장마당을 관리하는 신흥 부호들의 생활은 호화롭다. 2억 원대에 이르는 평양의 고급 아파트 단지 등에 거주하면서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값비싼 유럽의 명품의류와 각종 시계, 구두, 핸드백, 지갑 등을 소지하면서 위세를 과시한다.

 

게스트로펍, 대동강 맥주집, 카페, 사우나, 찜질방, 실내 수영장 등지에서 거리낌 없이 호화로움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 북한 신흥 부호 층인 ‘돈주’들의 생활이다. 가끔 이들은 턱시도를 입은 바텐더들이 영접하는 카페 등지에서 마오쩌둥의 옷을 입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면서 거드름을 피우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평양에서는 밤 11시 이후 운전하기 위해서는 특별면허증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돈주’들은 특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돈만 가지고 있다면 무엇이든 살 수 있고, 할 수 있는 정말 별난 사회인 것이다. 중상위 계층의 ‘돈주’들은 주로 평양에 거주하고 있고, 무역업을 하여 벼락부자가 된 ‘돈주’들은 항구도시 청진이나 중국 국경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장마당의 활성화 및 신흥 ‘돈주’ 층 형성은 북한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이 되었고, 이로 인해 북한 경제가 실질적으로 발달하였기 때문에 이미 침투한 자본주의적 경제 양식을 뒤집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실제 북한 주민들의 가계지출 중, 90%가 장마당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하여 공무원 수입의 월평균 80배를 장마당 수익으로 벌어들이고 있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상황이 이러함에 따라 국영기업 관리자, 공무원까지 뇌물을 상납하면서 장마당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 2018년 기준으로 전체 가계지출에서 뇌물상납액이 10%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것이 뇌물로 통하는 고질적 부정부패이자 북한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실질적 붕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러한 뇌물상납구조는 최고의 지배계층 가족과 그 친구들에게까지 연결되어 있다. 또한, 일부 언론들은 보호세 명목으로 시장 좌판에서 갈취를 일삼는 폭력조직 마피아 역할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북한의 뇌물구조 및 부패상 등과 관련하여, 함경남도 흥남 출신 탈북민인 이한별 북한 인권증진센터 소장은 ‘안전원과 군인 등 나라 전체가 자기보다 권력이 낮은 사람들을 착취하는 부패 현상이 증가하기 시작하여, 결국 북한 전체에 부패가 만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노동권과 이동의 자유, 자유권 등도 공무원과 브로커에서 돈을 낼 수 있는지에 따라 행사 여부가 결정됐다. 국가 제도를 벗어나 비공식 부문에서 일하려면 공무원에게 뇌물을 줘야 한다. 특히, 뇌물을 지급할 능력이 있느냐에 따라 석방 여부가 결정되고, 구금 시 어떤 환경이나 어떤 대우를 받는지도 뇌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뇌물 공화국 북한의 오늘을 적나라하게 증언하기도 했다.

 

북한 경제의 전환점이 된 장마당 활성화 및 경제개발과 관련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원회의에서 “병진노선은 공식적으로 끝났다. 핵 개발은 완성되었고, ‘승리’하였다. 앞으로 유일 목적은 경제개발이다.”라고 선언하는 바람에 너도나도 돈을 벌자는 열풍이 몰아쳤다. 

 

이런 과정에서 뇌물의 먹이사슬 구조가 더욱 정교화되어 뇌물을 주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사회가 되어 버린 것이다. 체제를 유지해 주는 먹이사슬의 연결고리에 ‘돈주’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들은 체제를 유지한다는 일종의 자부심을 품고 있다.

 

북한의 뇌물구조와 상관없이 체제유지의 첨병들인 ‘돈주’들은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절대적으로 두려워한다. 이는 자신들이 그간 쌓아올린 부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기에 김정은 정권의 존립을 절대적으로 바라면서 헌납 형식으로 김정은 정권의 체제유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주의 북한에서 자본주의적 시장원리로 부를 쌓은 ‘돈주’들에 의해 김정은 절대 체제가 유지되는 것이 오늘의 북한 현실이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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