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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9호선 파업 일단락… 갈등 불씨는 여전

‘꼼수 위탁’ 논란됐던 사내기업 방식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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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2019-10-10 [10:34]

기본급 5.7% 인상, 근무여건 개선 합의

3년짜리 계약 반복되는 한 불씨는 남아

 

서울지하철 9호선 2·3단계 구간인 언주역과 중앙보훈병원역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9호선 운영부문 노사가 9일 극적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꼼수 위탁 논란을 불러왔던 사내기업(Company In Company, CIC) 방식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서울교통공사 9호선 운영부문과 공공운수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운영지부(이하 노조’)는 기본급 5.9% 인상과 근무환경 개선, 3개월 단위 탄력근무제 도입 등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3일간의 경고 파업을 마치고 이날 오후 1시부터 업무에 복귀했다. 일단 서울교통공사 1~8호선 직원들과 동일 근속·직렬 기준으로 임금 격차를 다소나마 줄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9호선 운영부문을 따로 두는 지금의 방식을 손대지는 않았다. 서울시 재정 사업으로 건설된 9호선 2·3단계 구간은 서울교통공사가 서울시와 3년 단위로 운영권 위탁 계약을 체결해오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자회사를 설립해 다시 운영을 맡겨 오다 지난해 11월 지금의 사내기업 형태로 바꿨다.

 

▲ 서울지하철 9호선 2·3단계 구간인 송파나루역의 고객안전실. 유리벽에 서울교통공사 CI가 선명하게 찍혀 있다.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서울교통공사는 사내기업도 직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노조 조합원 모두가 서울교통공사 정규직이다.

 

이는 껍데기만 직영일 뿐 속을 들여다보면 자회사 시절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9호선 운영부문 소속 직원들은 1~8호선 직원들과 다른 직급 구성과 임금체계를 적용받는다. 1~8호선 직원의 직급이 7급보~1급인 반면, 9호선 운영부문 직원은 사원-대리-과장-차장 등으로 돼 있다. 게다가 1~8호선 직원에게 주어지는 복지포인트 등과 같은 복리후생적 수당도 없다. 근무방식도 완전히 다르다. ‘서울시서울교통공사서울메트로9호선운영()’서울시서울교통공사서울교통공사 9호선 운영부문으로 간판만 바뀐 것이다.

 

당장 내년이 문제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운영권 계약이 2020831일부로 끝나는데, 재계약 여부는 불투명하다. 수의계약이나 계약 갱신이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고, 입찰 공고를 통해 운영사가 선정될 공산이 크다고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통상 입찰 절차와 시기를 고려하면 내년 6월에서 7월 중 또다시 노조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앞서 1단계(개화~신논현) 사업 민간 시행자와의 운영권 계약이 끝나는 2039년이 되면 9호선 전 구간을 공영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단계 구간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2·3단계도 위탁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9호선 1단계든 2·3단계든 앞으로 20년 동안은 노사 갈등의 불씨를 안은 채 달릴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철도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서울지하철 9호선은 민자로 추진되면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당장 서울시가 9호선 전 구간을 1~8호선과 동일하게 운영하면 간단하겠지만, 꼬인 매듭을 풀지 않고 잘라버리는 꼴이어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가 직접 운영한다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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