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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백마 탄 김정은의 백두산행…남북미 관계파탄의 예광탄

문재인 정부, 서두르지 말고 개성공단 하나만이라도 재가동 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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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국 기자
기사입력 2019-10-18 [16:37]

문재인 정부, 서두르지 말고 개성공단 하나만이라도 재가동 시켜야 

 

지난 2018년 1월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화해 메시지로 시작된 남북관계 개선 및 북미대화가 혼전을 거듭했다.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 지난 16일 김정원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설이 휘몰아치는 백두산을 등정한 이미지가 공개됐다. 이는 미국에 대한 마지막 압박이자, 남북미 관계파단을 암시하는 강력한 예광탄이다. 급변 예고되는 남북미의 정세변화를 살펴본다.

 

김정은의 백두산 등정으로 정세 급변…전운 다시 몰려 올수도 

 

조선중앙통신은 16일 "백두의 첫눈을 맞으며 정상에 올랐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더하여 눈 덮인 백두산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을 위시한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으로 인민의 고통이 분노로 변했다"는 발언 등도 공개됐다. 중대결심 신호탄이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제공=청와대)  

 

이후 북한의 매체들은 연일 '백두 영장의 준마 행군길'로 칭송하면서 신격화에 광분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노동신문은 사설 등을 통해 "백두에서 개척된 주체혁명 위업을 끝까지 완수하시려는 신념의 선언"이라며, "천하제일 강국을 반드시 일떠세우시려는 의지의 분출"이라고 치켜세웠다. 

 

또한 "최고영도자 동지께서 백두산에 오르실 때마다 새로운 전략적 노선들이 제시되고 세상을 놀래 우는 사변들이 일어났다. 우리 혁명의 새로운 상승을 안아 오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면서 "최고영도자 동지께서 의도하시는 것이라면 우리는 무조건 해내야 한다는 비상한 각오로 심장의 피를 펄펄 끓여야 한다"고 선동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중대결심을 할 때마다 백두산을 등정했다. 고모부 장성택 처형 직전, 2017년 12월 백두산 등정 후 남북화해 신년사 발표 등, 김정은의 백두산 등정은 정치적 중대결심 및 국면전환의 상징적 퍼포먼스였다. 특히, 이번 등정에서 ‘미국이 고통을 강요해와 북한 인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럴수록 힘을 키워야 한다’라는 메시지도 발표했다. 북미관계 등에서 더 이상 매달리지 않겠다는 중대결심의 표현으로 읽혀진다. 실로 불길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 9월 제6차 핵실험, 같은 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발사를 끝으로 핵 완성을 선언했고, 이후부터는 경제발전에 진력할 것을 선언했다. 이후 2018년 1월 신년사를 통해 남북화해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따라 남북화해무드가 조성되어 3차에 걸쳐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됐고, 더하여 제제 완화(해제) 등을 위해 2차례 걸쳐 북미회담까지 개최했다. 이런 전환은 오로지 제제 해제(완화) 등을 통한 경제발전을 이룩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 27∼28일 하노이에서 개최된 제2차 북미회담이 결렬되어 김정은 위원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런 충격은 3월 6일 개최된 초급 당 간부들에게 보낸 ‘경제가 절대적이다. 자력갱생해야 한다’ 고 절실히 호소한 서신에서 잘 나타나 있다. 심지어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발전을 위해 수령을 신비화 하지 말라’는 충격적인 메시지까지 보냈다. 그만큼 경제발전에 고심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 대해 ‘금년 말까지 셈법을 바꾸라’고 압박했고,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트럼프와 깜짝 회동을 통해 대화 재개를 논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 4∼5일 스웨던 스톡홀롬에서 북미실무회담이 개최됐다. 특히, 실무협상을 목전에 두고,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궁지에 몰려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기위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까지 발사했다.

 

그러나 북한의 기대와는 달리 김명길-비건 간의 북미실무협상은 결렬됐다. 실무협상 결렬 후 북한은 모든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면서 미국을 격렬히 비난했고, 또다시 연말까지 최후통첩을 보내면서 ICBM 발사까지 거론했다. 

 

이런 전환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백마타고 눈 내리는 백두산을 등정했고, 미국에 대한 비난과 자력갱생까지 언급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백두산 등정의 우선 목적은 미국에 대한 최후 압박이겠지만, 더하여 더 이상 매달리지 않고 모든 것을 끝내겠다는 중대결심 알림이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들은 “김정은 미국에 기대 접었다. 제3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금년 내 다시 방중, 혈맹을 다질 것이다”면서 내부 상황을 전해주고 있다.

 

남북미 관계파탄 현실적으로 다가와…정부는 대책 강구해야

 

솔직히 지난 4∼5일의 북미 실무협상 결렬로 북미관계는 더 이상 진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여론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일방적 양보는 역풍을 불러 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단절까지 예상하여 백두등정을 통해 고통스런 자력갱생을 결심한 것으로 보여 진다.

 

몰론 북미대화의 기회는 아직 남겨져 있다. 또한 북미관계의 파탄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 모두에게 시련이자 고통이다. 그러나 북한은 매우 특이한 나라다. 시련과 고통을 도리어 체제유지 강화 및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신격화 수단으로 곧잘 활용했다.

 

북한으로선 크게 기대하고 있었던 북미실무회담 결렬이 큰 충격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핵을 포기하겠다면서 미국에 항복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북한에 백기 항복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또한 그런다고 해서 재선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향후 북미대화는 각자 입장만 내세우는 실랑이만 벌이다 결렬될 가능성 농후하다. 이후 상황은 남북관계 파탄이다. 이는 북미관계 연동성에 기인한 필연적 결과다.

 

2000년 5월 김대중 대통령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식견 있는 지도자”란 파격발언으로 2000년 6·15 평양남북정상회담 및 개성공단 조성 등으로 시작된 남북 화해란 햇빛 찬란한 물결이 지금 중대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약소국으로서의 운명을 받아들여야할 참담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화해 및 평화구축을 국정의 제1목표로 설정하여 정말 눈물겹도록 노력해 왔고, 또한 국민다수는 정부정책을 지지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런 진정성을 외면하면서 우리정부를 비방했고, 더하여 문 대통령을 조롱조의 언사로 비난했다. 뿐만 아니라, 수시로 미사일 등을 발사하면서 민족공조에 나서라고 겁박했다. 실로 가관이라 아니할 수 없다. 더하여 며칠 전 평양 월드컵 예선전에서 폭압적인 행동까지 했다. 이는 우리국민들이 감내할 수 있는 용인(容忍)의 경계를 넘은 것이다. 

 

이제 정부는 파행으로 진행되는 북미 및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분석, 진단하여, 향후 상호주의 및 자존에 입각한 남북관계의 재정립을 모색해 나가야 할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성급한 기대는 절대 금물이다.

 

어쨌든 현재 진행상황으로 보아, 향후 북미관계는 미국의 양보 없이는 결렬될 수밖에 없다. 북미관계 결렬에 따라 남북관계 또한 냉전의 시대로 회귀되어질 것이다. 이에 대북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 더욱 격화될 것이다. 한반도에 새로운 전운이 야기될 수도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그토록 노력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 화해, 평화정책이 꽃을 피우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도래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된다면, 남북관계 경색 우려에 대한 안타까움과는 별개로, 향후의 남북관계 변동까지 예상한 시의적절한 해법 등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성급한 화해 기대나 환상은 절대 금물이다. 북핵문제 해결의 당사자는 어디까지나 북한과 미국이고, 우리정부가 핸들링 해 나갈 상황은 절대 아니다. 핵에 관해 북한은 절대 폐기불가로 미국과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중이고, 미국이 북한의 입장을 수용하지 않는 한, 더 이상의 북미 간 대화는 진행될 수가 없다. 이런 중차대한 상황에서 김정은이 백두산을 등정했고, 백두산에서의 고심의 결과는 북미대화 종결 및 자력갱생의 제3의 길 모색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변화에 우리 정부가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그간 북한이 우리정부에 대해 ‘중재자 역할을 걷어치우고 민족공조에 나서라’고 압박한 핵심은 개성공단 재가동이다. 이런 희망을 에둘러 표시한 것이다. 통치자금 확보 등을 위해 북한으로선 개성공단 재가동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거의 전부인 상황이다.  

 

그러므로 항구적인 남북화해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문재인 정부는 우선 개성공단 재가동 하나라도 임기 내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을 꾸준히 설득하면서 다국적 기업 유치 등, 국제적인 개성공단을 만들어야 한다. 초조감에 잡히지 말고 이것하나만 실현해도 문재인 정부는 역사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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