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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제약 커밍아웃…유통업에 반격 나선 제약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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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기자, 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2019-11-13 [15:46]

헬스케어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는데 유통사들의 다변화된 전략에 밀려 제약사들이 이렇다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최근 만난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의 화장품사업 진출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최근 유통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자 제약업계가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다.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는 헬스케어 시장은 단순 의약품·의료기기 등이 아닌 피부미용·먹는 건강식 등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전문 제약사들의 입지를 위축시켰고, 제약사들의 '위기감'도 커졌다.

 

최근에는 업계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알려진 삼진제약까지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면서 제약업계의 커밍아웃이 가속화되고 있다. 삼진제약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게보린 등을 제외하면 일반인들이 알기 어려운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중심으로 성장한 회사다. 이렇다할 건강기능식품도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보수적이라는 평가도 받아왔다.

 

그런 삼진제약이 지난 7월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컨슈머헬스 사업부를 만들면서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팀과 협력해 아토피 피부용 보습 크림 ‘abh+ 스누아토’를 출시했다. 사업부 수장으로 같은 업계에서 B2C로 성공 경험을 지닌 인재까지 영입했다.

 

화장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서울대학교병원의 임상실험을 통해 효과까지 입증하면서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강력한 포부까지 밝힌 상태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제약사가 만들면 다르다’라는 점을 확실하게 시장에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서울대학교병원과 손을 잡고 상품을 내놓은 것”이라며 “제약사로서의 강점을 분명하게 소비자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코스메슈티컬에 도전해 효과를 거둔 주요 제약사  © 문화저널21

 

유통업 선 넘기에 제약업계 위기감 고조

 

삼진제약의 B2C진출이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업계 특성에서 볼 수 있다. 삼진제약은 B2B거래에 집중해온 정통 제약사다. 최근에는 유통업을 겸하는 제약사가 크게 늘었지만,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삼진제약 같이 의약품 개발에 집중해온 회사가 B2C시장에 진출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자금이 집중되는데다, 연구개발과 유통에만 집중해온 B2B조직 특성상 경영진의 보수적인 인식은 깨기 어려운 숙제였다.

 

제약업계를 움직인건 기존 B2C 기업들의 선넘기였다. 유통사들이 제약사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건강기능식품 분야에 앞다퉈 진출한데 이어 화장품에 임상시험까지 도입하면서 제약업계에 위기감을 불러일으켰고 조직의 보수적인 인식까지 갈아치웠다. 실제로 2년 전부터 제약업계의 화장품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에는 일동제약, 대웅제약, 동국제약, 동화약품, 동아제약 등이 있다. 그 외에 더 많은 업체들이 화장품 제품을 출시하긴 했지만 시장에서 모종의 성공을 거두거나 화려한 등장으로 눈길을 끈 업체들은 해당 업체들로 추릴 수 있다. 

 

일동제약은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퍼스트랩’을 앞세워 성공신화를 썼다. 2017년 출시된 프로바이오틱 마스크팩은 입소문에 힘입어 홈쇼핑과 H&B스토어에 입점한 끝에 1200만장 이상을 판매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후속 제품들 역시도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대웅제약의 R&D로 탄생한 브랜드 디엔컴퍼니의 ‘이지듀(Easydew)’ 역시도 성공사례 중 하나다. 재생비비크림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미네랄 비비크림과 상피세포성장인자(EGF)를 함유한 DW-EGF 크림 등은 이지듀의 대표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최근에는 선크림 제품 역시도 무서운 입소문을 타고 있다. 

 

마데카솔로 유명한 동국제약은 2015년 경 기능성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에서 출시한 ‘마데카크림’의 성공으로 화장품 시장 전체에 병풀 붐을 불러일으켰다. 병풀추출물인 마데카소사이드가 피부재생은 물론 보습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에는 병풀추출물을 담은 화장품들이 앞다퉈 쏟아졌고, 에이블씨엔씨와 상표권 전쟁이 벌어지는 등 화제를 모았다. 

 

동화약품의 화장품 브랜드 ‘활명’은 강남구 삼성동의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에 입점해 눈길을 끌었는데, 활명수의 생약성분과 제약기술을 집약한 만큼 프리미엄을 전략으로 내세워 후나 설화수 같은 고가라인의 화장품과 견줄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든다는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현재 활명의 광고모델은 최근 드라마 ‘호텔델루나’로 인지도를 높인 배우 여진구다. 

 

최근에는 동아제약이 대표제품 박카스의 타우린 성분을 화장품에 적용하며 코스메틱 브랜드 ‘파티온’을 새롭게 선보였다. 파티온의 광고모델은 설현으로, 흔적케어라인과 보습케어라인 외에도 남성용 스킨케어라인으로 구성해 선택지를 넓혔다. 동아제약의 아이덴티티는 바이탈 타우리닌-B™ 콤플렉스라는 성분으로 제품에 고스란히 담겼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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