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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2년 동안 배당금 4,700억 외국회사로
지난해 7.7% 인상 후 올해도 6.9% 인상
국내서 돈벌어 수천억 배당금 AB인베브로 넘어가
계속해 제품 출고가를 인상하고 있는 오비맥주가 지난 2년 간 4,700억 원의 배당금을 외국으로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11일 카스와 한맥 등 국내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 바 있다. 오비맥주 측은 환율불안과 각종 원부자재 가격상승, 국제유가급등으로 인한 원가 부담을 인상 이유로 들었다.
오비맥주의 이번 인상은 지난해 3월 평균 7.7% 인상 후 단기간 내에 이뤄진 것으로 소비자단체는 오비맥주의 이런 인상 행보를 두고 “국내 맥주 3사 중 영업이익률이 오비맥주가 23.2%로 가장 높고 호화실적을 기록 중으로 원가 압박에 대한 주장에 타당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오비맥주의 실적은 승승장구 성장세다. 지난해 매출이 1조 5,600억 원으로 전년도의 1조 3,400억 원과 비교하면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3,617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38%가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익은 2,422억 원으로 50%가 늘어났다. 코로나 기간에 다른 기업들이 어려운 모습을 보였지만 반대로 오비맥주는 실적이 많이 증가한 수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는 "이런 호실적을 누리면서도 가장 먼저 가격을 인상한 건 이윤 확대에만 초점을 두고 소비자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기업의 가격정책"이라고 비판하면서, 상생이나 고통 분담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오비맥주에 대한 비판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로는 이익 대부분이 국내가 아닌 외국회사로 넘어간다는 사실이다.
오비맥주의 최대 주주는 브라질계 벨기에 회사인 ABInveb(AB인베브)다. 세계맥주 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는 AB인베브는 오비맥주를 사모펀드인 KKR에 팔았다가 다시 인수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2021년 오비맥주가 배당금으로 모회사인 AB인베브에 보낸 금액은 3,360억 원, 지난해엔 1,350억 원에 달했다. 코로나 확산이 중심에 선 2년여 동안 4,700억여 원이 배당금 명목으로 AB인베브로 넘어갔다.
오비맥주가 외국회사의 배를 불리기 위해 과도하게 가격 인상을 인상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불편한 시선이 존재하는 이유다.
이런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자 오비맥주는 발포주 필굿의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비판 여론을 조금이나마 잠재우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성난 소비자들의 마음을 확실하게 돌려놓긴 역부족으로 보인다.
문화저널21 박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