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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소금쟁이 한 마리에 온 우주가 / 조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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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선
기사입력 2017-07-10

소금쟁이 한 마리에 온 우주가

 

소금쟁이 한 마리가 수련꽃 핀 못을 건넌다

소금쟁이 발은 가늘고 길다

잔털 많은 발로 말랑말랑한 물을 간지럽힌다

물은 껍질을 웅크리고 부끄러워한다

장금장금

장금장금

아주 끌어안지도 않고 놓아버리지도 않는

아슬아슬한 사랑놀이에 물낯바닥이

바르르 떤다

연등 훤히 밝혀진 낙산사 원통보전 가는 길

으스러질 듯한 고요에

온 우주가 흔들리고 있다 

 

# 누가 관심이라도 있으랴. 하찮고 조그만 “소금쟁이 한 마리가” 수련꽃 아름답게 피어있는 못 속에서 살고 있지만, “소금쟁이”의 행동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소금쟁이”는 정말 하찮은 생명체일까? “잔털 많은” 가늘고 기다란 발로 “장금장금” “아주 끌어안지도 않고 놓아버리지도 않는” 자세로 물위를 걷고 뛰어 다녀도 발가락 하나 물속으로 잠기지 않는 고난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생명체이다.

 

그런데 이런 하찮아 보이고 별 관심도 못 끄는 작은 생명체 하나의 움직임에 “온 우주가 흔들릴”수 있다고 한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이다. 언뜻 보면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아주 사소한 사건들도 어떤 형태이든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주 사소한 나의 말, 나의 행동 하나하나도 거대한 사태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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