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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샤오보, 그리고 그가 싫었던 인권탄압국 '중국'

전 세계 애도물결에도 정작 중국인은 류샤오보 사망소식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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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식 기자
기사입력 2017-07-14

중국의 독재정치에 희생으로 맞선 인물 류샤오보(劉曉波)가 61세의 나이로 13일 사망했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사법국은 이날 "선양 중국의과대 제1 부속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류샤오보가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류샤오보는 2008년 중국 민주화를 요구하는 ‘08헌장’ 서명 운동을 주도하다 국가전복 선동죄로 1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 5월 교도소 정기 검진에서 ‘말기 간암(4기)’ 진단을 받고 가석방됐다.

 

중국정부는 그를 선양 소재 중국의대 제1 부속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를 진행해왔다. 치료기간 동안 류샤오보는 독일, 미국 등 해외에서 치료를 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그의 지지자들과 가족들도 류샤오보가 해외에서 치료를 받도록 허용하라고 중국 정부에 목소리를 높였지만 소용없었다. 

서방에서도 류사오보에 대한 출국 요청을 해왔지만 중국 정부는 “타 국가는 중국의 사법주권을 종중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최선의 치료를 받고 있다”는 말과 함께 끝내 해외치료를 허락하지 않았다.

 

© The Nobel Foundation Photo: Bi Yimin

류샤오보, 마지막 순간에도

 

영국 BBC는 류샤오보 친구의 말을 인용해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잘 알면서도 해외 치료를 고집하는 건 자신이 죽더라도 아내 류샤에게 자유로운 삶을 살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류샤오보는 중국의 대표 민주화 운동가이자 중국 유일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다. 1989년 천안문 사태를 시작으로 ‘08헌장’까지 감옥에 투옥되면서도 ‘민주화’를 외쳤던 인물이다. 그는 임종 직전까지 부인에게라도 ‘자유’라는 선물을 주고싶다며 해외 치료를 고집하기도 했다.

 

2009년 12월 그는 법정 최후진술문에 “나는 적이 없고 원한도 없다. 나는 최대의 선의로 정권의 적의를 대하고 사랑으로 원한을 녹임으로써 개인의 처지를 넘어 국가발전과 사회변화를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적시했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류샤오보를 투옥된 다음해인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중국은 류샤오보를 노벨평화상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주변국들에게 “(노벨상에 협조하면)상응하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등의 협박을 하기도 했다.

 

결국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은 당사자는 물론 어떠한 대리인도 참석하지 못한채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중국 류샤오보 사망으로 인권탄압국 이미지 굳혀져

중국인은 류샤오보 사망소식 몰라..중 당국 류샤오보 키워드 ‘통제’

 

류샤오보의 사망으로 중국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서방국 정상들과 인권단체들은 류샤오보의 사망소식에 애도의 성명을 내면서도 중국 정부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있다.

 

당장 베리트 라이스 안데르센 노벨위원회 대표는 성명을 통해 “류샤오보가 치명적 상황에 이르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로 옮겨지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 “중국은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에도 그를 석방하지 않고 고립을 유지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그의 조기 사망에 대해 무거운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류샤오보에 대해서는 “진정한 양심의 수감자였고, 끈질긴 그의 투쟁을 위해 최고의 대가를 지불했다”고 칭송했다.

 

서방국가들도 하나같이 류샤오보 사망소식에 애도하는 성명이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류샤오보의 타계 소식에 깊이 슬픔을 느낀다”며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를 위해 평화적인 투쟁을 해온 이 지성인은 미래 세대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총장 역시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그의 사망을 깊이 슬퍼하고 있다”면서 “유족과 그의 친구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미국정부도 애도를 표현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가 중국에서 평화적인 민주개혁을 고취하려 했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수감됐다가 숨을 거뒀다”면서 “그의 별세를 애도하는 중국인 및 전 세계인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또 “류샤오보는 그의 일생을 조국과 인류의 개선, 정의와 자유의 추구에 헌신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인 루샤에 대한 출국 허용도 중국정부에 촉구했다. 틸러슨 장관은 “루샤오보의 부인 루샤를 비롯해 그가 사랑했던 모든 이에게 충심 어린 애도의 뜻을 전달 한다”면서 “중국 정부는 루샤의 희망에 따라 그를 가택연금 상태에서 풀어주고 중국을 떠나도록 해 달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가 중국인 류샤오보를 추모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민들은 이같은 소식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들은 보도통제로 모두 류샤오보 사망 소식을 함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소셜미디어 등에서도 ‘류샤오보’가 통제되는 단어로 아무런 검색결과를 도출할 수 없다.

 

국제사회의 비판과 야유속에서도 귀를 닫고 눈을 감은 중국정부의 행태로 ‘인권 탄압국’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저널21 신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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