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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IOC사퇴 '외교'만 우려하는 언론 "이게 정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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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기자
기사입력 2017-08-14

IOC위원으로 활동해온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직을 전격 사퇴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위원직 사퇴가 새로운 논란거리를 낳고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퇴시점이다. 이 회장의 사퇴는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점’과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의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직후’라는 애매모호한 시기에 이뤄졌다. 

 

IOC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사퇴이유는 ‘가족의 요청’이었다. IOC는 11일 “이 회장의 가족으로부터 IOC 위원 재선임 대상으로 고려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건희 회장 가족의 입장을 대변해왔던 삼성그룹은 이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이재용 부회장 재판을 앞두고 삼성의 국가 기여도를 강조하면서 정부에 ‘우회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지속적인 병환이 위원직 유지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불과 며칠 전 삼성그룹 핵심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이건희 회장이)침대에만 누워 있지 않고,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타고 병실 복도를 오가기도 한다”라는 등 이 회장의 건강 문제에 ‘일축화법’으로 일관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이 자칫 이 회장의 건강 이상설을 증폭시킬 수 있는 IOC위원직 사퇴카드를 지금 타이밍에 꺼낼 이유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 삼성그룹 문제에 조용하던 유력 언론들이 다시 펜을 들었다. 이건희 회장의 IOC위원직 사퇴로 한국의 스포츠 외교력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미지는 이건희 회장이 IOC위원직을 사퇴한게 알려진 13일 오후 포털사이트 뉴스 이미지다. (이미지=포털 뉴스화면 캡쳐)  © 문화저널21

 

때문에 삼성그룹이 국가 정사(政事)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IOC위원직 사퇴 카드로 삼성그룹을 향한 수사와 여론에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우세할 수밖에 없다.

 

사퇴 직 후 재계와 스포츠계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 회장의 IOC위원직 사퇴로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의 외교력이 급격한 위상 저하를 피할 수 없게 됐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은 지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중 열린 105차 IOC총회에서 IOC위원으로 선출된 이후 문화위원회, 재정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내년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데도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언론들도 이같은 점을 강조하면서 일제히 이건희 회장의 IOC위원직 사퇴로 인한 한국 스포츠 외교력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더 나아가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까지 논하고 있다.

 

특히 장충기 전 차장의 문자메시지 사태에 침묵했던 유력 일간지와 신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건희 IOC위원직 사퇴로 인한 외교력 악화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삼성의 검은 유착관계를 나타내는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문자메시지와 관련해서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주요 종합일간지와 경제지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반면, 이건희 회장의 IOC위원 사퇴로 인한 한국의 외교력을 우려하는 언론보도는 셀 수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IOC위원직으로 활동하면서 삼성그룹과 이건희 회장의 국가에 기여해왔다는 점을 가장 크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사퇴가 최선의 카드였을 것”이라며 “언론과 재계 스포츠계가 작금의 사태를 뒤덮은 채 한국의 스포츠외교가 고립될 것처럼 해석하고 일방적으로 공포여론을 조성하는게 정상적인 현상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cj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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