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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약력에 대하여 / 복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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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선
기사입력 2017-08-28

약력에 대하여

 

사리 몇과로 생을 간추리는

선승처럼은 못하더라도

 

가죽 한 장으로 피비린 생애를 생략해 버리는

호랑이처럼은 아니더라도

 

짧아서 좋은 것은 시어머니 잔소리만이 아니다

 

# 보다 화려하게 “약력”을 채우려 ‘스펙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취업준비생들에 국한되어 있는 것만은 아니다. 그런 사람들은 마치 “약력”이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인정하게 해줄 거라는 구조적 ‘패턴 인식(pattern recognition)’에 사로 잡혀있는 사람들이다.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의 경우도 자신이 기대하는 패턴의 조직에 편입되기 위해 학벌, 학점, 토익, 자격증, 어학연수, 수상경력, 인턴경험, 봉사활동 등과 같은 ‘8대 스펙(specification)’을 획득하려 ‘코스모스 졸업’도 불사하고, 돈과 체력과 열정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블라인드 채용’의 문구이다. 직무관련 경력과 경험이 우선시 된다는 것이다. 화려한 스펙들로 대상을 판단하는 ‘패턴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 오로지 직무관련 “약력”과 직무수행 능력이 대접받는 사회를 기대해 본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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