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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문화로 세상보기] 시저는 어떻게 인간이 되었나, 영화 ‘혹성탈출: 종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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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청소년기자
기사입력 2017-08-31

▲ 정재영 청소년기자 (용인외대부고 1학년)    

‘혹성탈출’(1968)은 1970년대의 디스토피아 영화들 중 가장 전설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시리즈는 뒤로 가며 점점 빛을 바랬지만, 스토리가 준 충격은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이로써 시리즈는 리부트 되었고, 21세기 블록버스터 영화계 최고의 캐릭터 중 하나인 ‘시저’를 낳았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은 유인원들의 세계의 탄생을,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은 유인원들의 세계를 위한 싸움을 그렸다. 그리고 2017년,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유인원들의 세계의 설립과 대척점에 서있는 인간들의 몰락을 보여준다.

 

혹성탈출 시리즈는 ‘인간’을 다룬다. 1968년에 나온 오리지널이 ‘과연 인간의 특성을 전부 뺏은 유인원들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했다면, 3부작은 ‘과연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가’를 물어본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에서 이 질문은 유인원과 인간의 대립을 통해 보여준다. 시저는 인간들과 평화를 맺으려 포로들을 풀어주는 등 자비로운 행동들을 취한다. 맥컬러 대령은 보답으로 시저의 첫째 아들과 아내를 살해한다. 유인원들은 싸움을 원치 않지만, 인간들은 멸종의 공포 때문에 전쟁을 원한다. 유인원들은 더욱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고, 인간들은 (굳이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더라도)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뒤바뀐 구조가 된다. 영화의 결말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인간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닌 높은 지적/공감 능력으로부터 나오는 연민이라고 얘기한다.

 

영화에서 단연 돋보이는 인물들은 시저와 맥컬러 대령이다. 두 지도자의 대척점에 서있는 사상과 행동들은 앞서 말한 인간성에 대한 질문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시저의 부하들은 자신의 의지와 시저에 대한 충성으로 행동하지만, 맥컬러의 부하들은 그를 두려워하며 행동한다. 맥컬러는 인간이라는 종족의 보존을 위해 인간성의 포기를 믿지만, 시저는 오히려 그 인간성에 신뢰를 둔다. 결정적인 순간에 맥컬러 대령은 술에 의지하고, 시저는 죽을 각오를 하고 유인원들의 안전을 위해 힘쓴다. 맥컬러 대령은 또한 소녀 노바와 비교된다. 둘 다 ALZ 바이러스의 변종으로 후에 언어를 잃는 인간들이지만, 한 명은 유인원에 대한 증오와 폭력으로 분노를 승화시키고, 다른 한 명은 순수함과 선함을 지키고 살아가게 된다. 영화의 인물들 모두 인간성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버리느냐의 문제로 다시 되돌아오게 된다.

 

▲ (이미지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혹성탈출: 종의 전쟁’의 영화적인 요소들은 거의 완벽하다. 이제 앤디 서키스의 연기는 칭찬할 필요가 없는 수준이 되었고, 블록버스터 영화들 중 거의 최고의 카메라 워크를 보여준다. 스토리가 진행하면서 장르가 많이 뒤바뀌지만 그래도 주제나 분위기에는 피해를 주지 않는다. 극 후반부의 진행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인간이 신의 경지를 넘볼 때 오는 자연의 반응이라는 주제는 같다. 영화는 관객들이 긴장 할 때, 놀랄 때, 감정이입 할 때를 미리 알고 있고 이를 잘 활용해 완급조절을 한다. 전체적으로 웰메이드 영화의 느낌이 물씬 난다.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라 생각되는 지적 능력, 언어, 그리고 공감 능력을 가장 비슷한 유인원들에게 빼앗기게 되면 어떠한 상황이 일어날까에 대하여 혹성탈출 시리즈는 당돌한 대답을 제시한다. 리더쉽, 인간성, 믿음, 가족과 같은 다양한 주제를 다뤘지만, 결국 유인원을 위하여 모든 것을 희생하는 시저라는 한 ‘인간’의 이야기로 정리되는 이 시리즈는 21세기 최고의 블록버스터 시리즈 중 하나다.

 

감수=문화저널21 이영경 기자 ly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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