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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가을이 왔다 / 공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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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선
기사입력 2017-09-04

가을이 왔다

 

메뚜기가 햇살을 이고 와서

감나무 잎에 부려 놓았다

 

귀뚜라미가 악기를 지고 와서

뽕나무 아래서 연주한다

 

여치가 달을 안고 와서

백양나무 가지에 걸어놓았다

 

방아깨비가 강아지풀 숲에 와서

풀씨 방아를 찧고 있다

 

가을을 이고지고 안고 찧고 까불며 오느라

곤충들 뒷다리가 가을밤만큼 길어졌다

 

# “가을”은 어떻게 올까? “가을을 이고지고 안고 찧고 까불며 오”는 생명들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23.5도 기울어진 지구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선물이다. 만약 지구의 자전축이 수직이라면 사계절은 생기지 않는다. 항상 같은 날씨가 이어질 것이다. 기울어진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도는 공전을 할 때 태양의 고도에 차이가 생긴다. 태양의 고도가 낮아졌을 때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층을 통과하면서 열에너지 일부를 긴 공기층에 빼앗기게 되어 온도가 낮아지는 것이다.

 

“방아깨비가 강아지풀 숲에 와서/풀씨 방아를 찧”는 “가을”을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환경파괴로 지구 온난화가 계속 된다면 우리 후손들은 “메뚜기가 햇살을 이고 와서/감나무 잎에 부려 놓”고, “귀뚜라미가 악기를 지고 와서/뽕나무 아래서 연주”하는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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