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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초등학생에 ‘빨갱이 프레임’ 씌운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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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랑 기자
기사입력 2018-01-02

통일을 노래하는 초등학생에 빨갱이 프레임을 씌운 자유한국당의 정치적 혹은 정신적 수준을 묻고 싶다.

 

장제원 자한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일 논평을 내고 “우리은행이 제작하고 배포한 새해 탁상 달력에 인공기가 그려진 그림이 들어가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며 “이 그림에는 인공기가 태극기보다 위에 그려져 있고, 북한과 대한민국이 동등한 나라인 것처럼 묘사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2018년 대한민국에서 친북 단체도 아니고 우리은행이라는 공적 금융기관의 달력에 인공기 그림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이날 자한당은 공식 페이스북에 “우리은행, 2018년 탁상달력 그림에 인공기가 등장했다”며 “나라다운 나라가 이런 것인가? 국민들이 지금 어디에 살고 있는지 경악하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게재했다.

 

이들의 정치적 마케팅이 과거보다 나아졌다면 SNS를 사용한다는 것 빼고는 특별히 달라진 점이 없는 것 같다. 자한당의 이러한 의혹 제기는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듯하다. 우리은행이 공적 금융기관이라는 점과 북한의 인공기가 그려졌다는 점은 ‘문재인 정부’가 좌파라는 것을 엮기에는 최적의 조합이다.

 

문제는 이러한 의혹 제기가 너무나도 단순해 오히려 역풍을 몰고 왔다는 점이다. 지긋지긋한 색깔론을 새해 초부터 내놓았다는 점과 해당 그림을 그린 초등학생에 정치색을 덧씌웠다는 점에서 ‘쪼잔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뿐만 아니라 단순한 논리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려다 보니 모순까지 발생했다. 지난 2013년과 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에 통일부가 주최한 평화통일 포스터 경진대회에서도 인공기가 들어간 작품은 수상한 적이 있다. 이러한 부분을 따져봤을 때 오히려 자한당의 정치적 기억력이 며칠인지를 따져 묻고 싶다. 

 

논란의 당사자인 우리은행은 학생들의 미술작품을 미술대학 교수들이 심사를 해 수상작으로 선정했으며 최종 결과를 달력에 반영했다고 해명했다. 더욱이 자한당이 제기하는 달력 그림의 제목은 ‘통일나무’다. 인공기가 들어가 있다하더라도 문제가 될 소지는 아니다.

 

아무래도 통일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려다보면 북한 사람, 남한 사람을 그리고 태극기와 인공기가 들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남로당 출신이었던 박정희와 그의 딸이 대통령으로 있을 때 색깔론의 ‘색’도 못 꺼냈던 자한당이다. 과연 이들이 초등학생에게 종북딱지를 붙이고 118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은행에 이러한 논란을 제기할만한 입장은 되는지 오히려 묻고 싶다.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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