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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헛발질’…방과후 영어수업 금지에 웃는 학원가

靑청원게시판 탁상행정 비난 쇄도…교육부, 영어유치원 규제는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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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2018-01-08

교육부 사교육 조장 논란, 靑청원게시판 탁상행정 비난 쇄도 

놀이·돌봄 중심 교육 안하는 영어학원 규제해야…교육부 규제 미흡

박인숙 의원, 초등학교 방과 후 영어교육 지속 법안 발의 

“만만한게 의무교육이냐”…비난여론에 적용시기 늦추는 교육부

 

“방과 후 영어수업이 없어지면, 학원 보내라는 이야기 밖에 더 되나요? 학원 보내면 월 100만원은 그냥 깨질 건데. 사교육을 막겠다는 교육부가 어떻게 이런 정책을 낼 수 있습니까”

 

초등학교 방과 후 영어교육이 사라지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이뤄지는 영어수업까지 없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에 학부모들은 사교육 조장 정책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학교 인근 학원가에서는 벌써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을 겨냥한 수업들을 짜고 있고, 영어학원을 보낼 여력이 되지 않는 학부모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달 28일 교육부는 영어·한글 등에 특성화된 선행학습을 막고, 놀이·돌봄 중심의 교육을 펴겠다는 취지의 유아교육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선행학습금지법에 따라 오는 3월부터 초등학교 1·2학년 방과 후 영어수업이 전면 금지되지만, 이러한 교육부의 정책은 ‘모든 유아가 실질적으로 균등한 교육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이라는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가정의 경우, 여력이 없어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는데 방과 후 영어마저 없어진다면 영어교육을 받을 기회가 원천적으로 사라진다. 있는 집 자녀들은 사교육을 통해 영어교육을 받고 글로벌 인재로 거듭나지만, 없는 집 자녀들은 의무교육의 보호도 받지 못해 ‘영어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의무교육기관에 대해 이 같은 규제방안을 내놓은 교육부지만, 정작 영어유치원에 대한 규제는 미흡한 실정이다.

 

최근 교육부가 영어유치원에 대해 규제한 것이라고는 59개의 유아 영어학원이 ‘영어유치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에 대해 유아교육법 제28조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하고, 영어학원으로 명칭을 변경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 전부다. 

 

실질적으로 영어학원에서 이뤄지는 지나친 사교육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 어디까지나 영어학원은 민간의 영역이기 때문에 시장원리를 넘어선 규제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우후죽순 늘어나는 영어 학원을 규제하지 못하면서 초등학교나 일반 어린이집·유치원의 영어수업을 규제하는 것은 풍선효과(어떤 현상을 억제하자 다른 현상이 발생하는 것)에 의해 사교육 조장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 영어수업 금지안에 반대하는 청원들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쳐)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도 “유치원·어린이집 영어수업 금지법을 철회해 달라”는 청원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영어수업을 ‘어떻게’ 하느냐를 짚어보고 영아들의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주입식 교육방식을 규제해야지 무작정 영어교육 자체를 막는 것은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교육부의 움직임을 막기 위한 법안들도 발의됐다. 바른정당 박인숙 국회의원은 2월28일부로 폐지되는 초등학교 1·2학년의 방과 후 영어수업 과정을 폐지 없이 지속하도록 하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대한 특별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실제로 소아과 의사 출신인 박 의원은 일부 영어유치원에서 지나치게 주입식 교육을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고 우려했다. 6세까지 뇌의 80%가 형성되는 만큼 영아일수록 주입식 보다는 놀이를 통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인숙 의원 측은 “저소득 취약계층 또는 맞벌이 가족 등에서 방과 후 영어수업에 대한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아이들을 사교육 현장으로 내모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주변에 영어학원도 없는 지역 학생들은 아예 출발선 상이 달라질 것”이라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1·2학년 학부모 대상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8%가 방과 후 영어수업의 계속 운영에 찬성했고, 학부모 만족도 역시 5점 만점에 4.27점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방과 후 영어수업을 유지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정부가 영어수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는 비난이 쇄도하자, 교육부는 부랴부랴 적용시기를 늦추겠다고 나섰다.

 

교육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누리과정을 초등 준비교육 등에서 놀이문화 중심으로 바꾸는 교육과정 개선을 준비하고 있으나 유치원‧어린이집 방과후과정에서의 영어교육 금지와 관련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며 “시‧도교육청, 학부모 등의 의견수렴을 통해 추후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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