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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은 즐거워” 격식·형식 모두 깬 文 대통령

대통령의 직접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신년 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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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1-11

대통령의 직접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신년 기자간담회

‘녹화’만 하던 朴 정부와 대조적…향후 행보에 기대감 상승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도 격식과 형식을 모두 깬 소통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신년 기자간담회는 문 대통령이 무작위로 기자들을 지목하고, 즉석에서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전에 질문지와 답변을 완성해놓고 기자간담회를 ‘녹화’할 때와 확연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13년 2월 제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직접 얼굴을 마주보며 기자간담회를 가진 일은 거의 손에 꼽을 정도다.

 

임기동안 연초마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 및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후 기자들로부터 질의를 받고 답변하는 방식으로 간담회가 진행됐다.

 

靑, 사전에 질문할 기자·답변·순서 준비…각본대로 진행

대통령은 서서…기자는 사선으로 앉는 구도로 자리 배치

 

박 전 대통령이 기자들을 공식적으로 만난 날은 지난 2014년 1월6일, 2015년 1월12일, 2016년 1월13일, 2017년 1월1일 총 4번으로 그 때마다 먼저 신년인사를 전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박 전 대통령은 기자들과 접촉하며 대중과 소통해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따라 기자들이 있는 춘추관을 찾았다. 그러나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이 기자들을 만나기에 앞서 질문할 기자 명단과 질문을 받고 이에 따라 질문 순서를 정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면 박 전 대통령은 춘추관 단상 앞에 섰고, 좌우로 참모진들이 기자들을 마주보고 앉았다. 기자들도 이들을 마주보고 앉았고, 사전에 예정된 사람들만 순서대로 질의했다. 

 

기자간담회는 참모진들과 기자들의 어두운 표정과 함께 무거운 분위기 속 진행됐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은 대본대로 대답하고 나름대로 농담도 건네면서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시도했다.

 

정해진 간담회 시간이 끝나면 별도의 추가질문은 받지 않았고, 박 전 대통령과 참모진들은 기자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눈 뒤 퇴장했다.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 오찬 간담회를 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 당시에도 청와대는 질문지를 먼저 받았고 각 국장들은 사각으로 둘러싸인 탁자에 앉아 순서대로 질문을 했다. 

 

이러한 형식이 깨진 것은 지난 2017년 1월1일, 국정농단 사태로 직무정지된 이후 갑작스럽게 열린 기자간담회였다. 평소와 달리 기자들에게 둘러쌓인 형식으로 진행됐지만, 자신의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리로 만들었다. 

 

박 전 대통령은 언론사와 5번의 공식 만남을 통해 자신의 소신을 드러내기는 커녕, 참모진들이 작성한 대본만 읽었고, 대본도 없이 열린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는 횡설수설 해명만 하다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영빈관에서 넓고 환한 분위기 연출…무대본·무작위 기자간담회

눈 맞추며 이야기 나누듯 진행…文 대통령, 소신껏 대답

 

문 대통령은 이러한 모습을 완전히 깨버렸다. 두 번의 자유형식 질의응답에서 문 대통령은 사전에 어떠한 질문도 받지 않았고, 현안에 대한 소신과 정부의 방향을 담기위해 노력했다.

 

오죽하면 지난 정부 동안 제대로 된 간담회를 해보지 못했던 청와대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 확 바뀐 대통령의 모습을 적응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난해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각 분야별로 질문할 기자들만 선정했고 질문은 사전에 받지 않았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인 만큼 청와대 영빈관에서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자리는 기자단의 분위기를 살펴보는 차원으로 문 대통령과 참모진, 기자들이 마주앉도록 배치했다.

 

하지만 이번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는 참모진들의 자리를 문 대통령과 다소 떨어진 곳에 배치하고, 문 대통령의 자리를 기자들과 더 가까운 곳에 배치했다. 기자들의 자리도 문 대통령이 앉은 곳을 한 방향으로 바라보도록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기자들이 마주 앉아 눈을 맞추며 국정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연출됐다.

 

또한 이번 기자간담회는 질문할 언론의 명단도 받지 않았고, 질문을 위해 손을 든 기자들을 문 대통령이 직접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청와대가 이번에도 문 대통령의 축사 전, 기자간담회 전후로 직접 만든 홍보영상에 최신가요를 넣어 행사 분위기를 만들면서 밝은 분위기를 유지했다.

 

박 전 대통령의 ‘불통’ 행보를 4년 동안 지켜봐온 국민들과 언론은 문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에 기분 좋은 부적응 기간을 거치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중에서 문재인 정부만큼 격식없는 소통 행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드물다. 그만큼 정부와 국민들 간 소통의 차이가 벌어질대로 벌어졌다는 증거다.

 

두 차례의 기자간담회만으로 높은 평가를 내리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으로 볼 때 문 대통령의 향후 소통 행보도 기대될 수밖에 없다.

 

문화저널21 송가영 기자 song2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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