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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석방, 박근혜·최순실에 호재인가 악재인가

최순실과 공동정범 인정한 재판부…이재용 판결 변수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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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2-06

최순실과 공동정범 인정한 재판부…이재용 판결 변수될 수도

국정농단 사건과 정반대 판결…오락가락하는 재판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 대한 양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이 뇌물 혐의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재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13부는 지난 5일 이 부회장의 뇌물죄 대부분을 무죄로 인정했다. 박영수 특검이 주장한 ‘묵시적 청탁’에 대한 부분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 승마 지원,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출연 등 뇌물죄와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국회위증 등 총 7가지 혐의를 받았다.

 

여기서 재판부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과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출연, 재산국외도피 대해서는 무죄로 인정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정한 청탁이 입증되지 않았고 박 전 대통령이 경영진을 겁박해 사익을 취했다는 것이다.

 

재판부가 삼성을 최고권력자에 의한 ‘피해자’로 규정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뇌물죄가 무거워졌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다양한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삼성전자 사옥 (사진=문화저널21DB / 표 정리=송가영 기자) 

 

공무원 뇌물 혐의 강력처벌 사례…박근혜 형량 가중되나 

이재용 항소심, 최순실 공동정범 인정…곳곳에 불리한 요소들

 

재판부는 지금까지 뇌물을 받은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을 내려왔다. 형사법체계상 뇌물을 요구한 사건의 경우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더욱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의 ‘겁박’으로 공여가 이뤄진 점을 못박았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형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는 뇌물죄를 포함해 총 21개의 혐의가 걸려있다. 국정농단 혐의만으로도 높은 형량을 받을 수 있지만, 대통령직을 갖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는 이와 동등한 수준으로 처벌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항소심이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에서 인정한 36억여원은 특검이 적용한 298억여원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수뢰액이 1억 이상만 돼도 특가법상 최대 무기징역까지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국정농단 피고인들이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박 전 대통령의 지시라고 증언하면서 더욱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다. 

 

최순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순실측이 공동정범으로 박 전 대통령과 묶이지 않으려고 했지만 재판부가 공범 관계를 확정하면서 최순실이 교사범이나 방조범으로 판단받기 어려워졌다.

 

문형표 재판 등 국정농단 결과 뒤집은 이재용 항소심 재판

박근혜·최순실 재판 예외 아닐수도…박근혜 감형 가능성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형량이 높아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지만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 적지 않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의 뇌물이 승계작업을 위한 증거가 없었다는 항소심의 판결은 국정농단 재판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서울고법 형사10부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부당하게 압력을 가해 합병을 찬성하도록 했고, 그 결과 이 부회장이 이익을 취하게 됐다”며 1심과 같은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당시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경영권 승계작업의 일환이었다는데 같은 의견을 냈다. 

 

법조계에서도 승계작업을 인정하지 않으면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의 압력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청탁을 받고 국민연금을 압박한 것말고는 다른 경로로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2심 재판부와 같은 사례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재판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사법부가 지금까지 증거 및 소명 부족 등을 이유로 원심을 파기해 여론과 정반대의 판결을 내린 선례가 다수 있었기 때문에 이번 재판과정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 대한 감형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국정농단의 촉발점이었던 미르·K스포츠재단 204억원 출연이 무죄로 선고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기업들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해주고 사익추구를 위한 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것에 대해 삼성이 무죄라면 줄줄이 엮여있는 대기업들도 대부분 무죄로 판명날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엮여있는 뇌물죄 형량이 줄어들 수 있다.

 

만약 삼성을 제외한 다른 대기업 총수들의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출연도 무죄로 판명돼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이 조금이라도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이번에도 사법부가 불리한 선례만 피해간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편, 최순실의 1심 선고는 오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에서 재판을 진행하고,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재판은 오는 3~4월 열릴 것으로 보인다.

 

문화저널21 송가영 기자 song@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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