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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에 찾아온 기회…개헌, 올해는 가능할까

권력구조 개편부터 양보없는 여야…4년중임제vs이원집정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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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2-08

권력구조 개편부터 양보없는 여야…4년중임제vs이원집정부제

‘대통령發’ 개헌안 나오나…정책기획위 산하 개헌자문특위 신설

 

우리나라 헌법이 공포된 지 만30년이 되는 해를 맞았지만, 정치권의 개헌 논의는 부진하기만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

 

여야는 지난해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이히 개헌특위)의 활동기한 연장 문제부터 충돌했다.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고수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동시투표를 할 수 없다면 개헌특위를 연장해도 소용이 없다며 연일 날을 세웠다.

 

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정쟁으로 번지자 여론의 비판이 거세졌고, 여야는 물밑접촉을 통해 개헌특위 활동기한을 연장하는데 우선 합의했다.

 

그러나 핵심쟁점인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여야간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개헌특위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 국회 본회의장 (사진=문화저널21DB / 자료사진) 

 

권력구조 개편 쟁점…與, 4년 중임제 당론 채택

계산 복잡해지는 野…자한당, 선거 유불리 따지나

 

권력구조 개편의 쟁점인 대통령의 권한 분산 문제를 두고 여야가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주장하고, 야당은 '이원집정부제'로 가닥을 잡고 있다.

 

'대통령 4년 중임제'는 임기가 최대 8년이고,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한다. '이원집정부'는 임기가 최대 6년 단임이고,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직접 선출한다. 

 

민주당은 이미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당론으로 결정하고 야당과 협의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자한당이 개헌에 대한 입장을 아직 정리하지 않았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통합이후 노선을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만 자한당의 경우 '제왕적 대통령제의 종식'에 무게를 두고 조만간 '이원집정부제'를 당론으로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자한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분권형 국민개헌으로 제왕적 대통령제는 반드시 종식시키고 말 것"이라며 "이번 개헌은 어떤 경우에든 분권형 개헌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은 대통령 권한을 분산시키는데 동의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서 대통령 권한 축소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날을 세우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신당이 개헌 입장을 정리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권력 분산과 관련해 안철수 대표는 '권한축소형 대통령제' 또는 '이원정부제'를, 유승민 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주장하고 있다.

 

통합신당 내부에서는 창당이 마무리되는 대로 노선을 정리하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어서 개헌 입장을 밝히는 시점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자한당의 선거 유불리 계산으로 개헌 논의가 더 속도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자한당은 지방선거까지 개헌에 대해 절대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한당이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면 젊은층의 투표 참여율이 높아지고, 그렇게 될수록 보수정당이 더욱 불리해진다는 판단 때문에 동시 투표를 절대 반대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선거와 국민투표를 실시하면 투표율이 증가할 수는 있지만, 이것이 보수정당에 불리할지 유리할지는 판단할 수 없다. 

 

탄핵 정국으로 여론의 따가운 질타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자한당이 투표를 계산하는 모습이 연출되면 오히려 역풍을 맞아 선거구도를 불리하게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문화저널21DB / 자료사진)

 

文 대통령 공약, 지방분권 개헌 논의도 난항

기재부·행안부 ‘줄다리기’…지방소득세 이견차

 

정부에서는 이번 개헌의 핵심을 '지방분권'으로 보고 있지만, 여야가 권력구조 개편으로 설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언급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4년 중임제'에 무게를 두고 야당과 협상을 시도하는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면 자칫 당정간 엇박자라는 논란거리만 야당에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가 '재정분권 종합대책'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2월 발표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현행 국세와 지방세 비율 8:2에서 6:4로 조정하고 국고보조사업을 정비한다는 기본적인 틀만 만들어놓고 두 부처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처 내부에서는 한 차례 연기한 것에 이어 3월로 다시 연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핵심 쟁점은 지방소득세를 소득의 일정 비율에서 걷는 '비례세'로 전환하는 문제다. 세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자체에 따라 세수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방소득세의 절반은 해당 지자체에게 주고 나머지 절반을 재정 편차를 고려해 재분배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지만, 기재부가 이를 반대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재정이 확충되면 그만큼 중앙정부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내부에서는 기재부나 행안부가 지방분권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나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개헌자문특위 구성…권력구조 개편 논의할 듯

정책기획위원회, 오는 3월중순까지 개헌안 마련키로

 

국회와 정부의 개헌 논의 속도가 2월안에 해결될 낌새가 보이지 않자 청와대가 직접 나서는 모양새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정책기획위원회(이하 정책위)가 오는 3월 중순까지 대통령 개헌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정책위는 산하에 30여명의 위원이 참여하는 가칭 '국민개헌자문특위'(이하 특위)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특위에는 헌법학자, 정치학자 등 전문가 위주로 △총강·기본권 분과 △자치분권 분과 △정부형태 분과 등 3개 분과가 구성된다.

 

또한 세대, 지역, 성별 등을 대표할 인사들이 여론을 수렴하는 기구인 '국민참여본부'도 신설된다.

 

특히 정책위가 특위에 '정부형태 분과'를 마련한 것은 자체적으로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내용까지 포함해 개헌안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해구 정책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4년 중임제를 언급한 바 있다. 그 부분을 존중하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논의해봐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시간이 많지 않아 온라인 중심으로 여론을 수렴하고 오프라인으로도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개헌특위 자문위와 시민단체에서 마련한 개헌안 등을 참고해 준비하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준비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위는 오는 13일 공식 출범하면서 1차 전체회의를 열고, 19일에는 국민의견수렴 홈페이지를 오픈할 예정이다. 2월말부터는 본격적인 여론조사를 통해 개헌안을 마련하고 3월중순 문 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문화저널21 송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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