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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유도留島에게 안부를 묻다 / 권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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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선
기사입력 2018-02-19

유도留島에게 안부를 묻다

 

김포에서 강화도 가는 뱃길을

비집고 들어가다 보면

둥둥 떠다니는 외로운 한 섬

유도를 만난다

분단의 틈바구니에

사람 모두 떠나 버리고

이제는 백로와 뱀의 천국인

백로는 뱀의 새끼를 잡아먹고

뱀은 백로의 새끼를 잡아먹는

서로가 서로의 밥을 위해

새끼를 까야만 하는 유도의 생존법

지금, 그곳 그들의 안부가 궁금하다

 

# “궁금하다” 바다의 암 덩어리 같은 ‘플라스틱 아일랜드’. 한반도 14배 크기의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로 만들어진 섬 근처를 지나던 바다거북이 혹시 먹이로 알고 삼킨 플라스틱 조각들 때문에 굶어 죽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화려한 색깔의 플라스틱 섬이 낙원인줄 착각한 새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플라스틱 아일랜드’가 태평양 바다를 떠돌며 생명체를 죽이고 있다면, “김포와 강화도 가는 뱃길을/비집고 들어가”는 곳에 “둥둥 떠다니는 외로운 한 섬/유도”에선 생태계가 복원 되어 있다고 시인은 전언한다. 인간이 만든 이데올로기 때문에 전쟁을 치루고 아직도 전시체제 중인 “분단의 틈바구니”에서, “사람은 모두 떠나 버리고” “백로와 뱀의 천국인” “유도”가 된 섬에는 탐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데올로기도, 전쟁도 존재하지 않는다. 생명과 생명이 서로 상생하기 위해 최소한의 먹이사슬이 된 채, “백로는 뱀의 새끼를 잡아먹고/뱀은 백로의 새끼를 잡아먹는/서로가 서로의 밥을 위해/새끼를 까야만 하는 유도의 생존법”을 지키고 있는 그 “섬”의 “안부”도, 인간 때문에 만들어진 쓰레기 섬 ‘플라스틱 아일랜드’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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