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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동백꽃 그리움 / 김초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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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선
기사입력 2018-02-26

동백꽃 그리움

 

떨어져 누운 꽃은

나무의 꽃을 보고

나무의 꽃은

떨어져 누운 꽃을 본다

그대는 내가 되어라

나는 그대가 되리

 

# 왜? 절정인 동백꽃 나무 아래 서면 가슴에 돋는 물음이다. 동백나무 숲에서 우리의 눈길을 묶는 것은 동백나무 가지마다 피어있는 꽃이 아니라, 나무 밑에 떨어져 있는 생생한 동백꽃이다. 가까이 다가가 떨어진 꽃을 손으로 집어 올려보면 꽃 이파리도 꽃술도 무슨 말을 걸어 올 듯 붉다. 절정의 순간, 나무에서 “떨어져 누운” 동백꽃.

 

‘장두꽃’이라고도 불리는 동백꽃은 꽃이 질 때, 시든 이파리가 하나씩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절정의 모습인 통꽃으로 툭 떨어지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겨울 끝자락에 붉게 피어났다가 마치 자결하듯, 효수 당하듯 떨어져 내린 결기 가득한 기상 때문이리라. “떨어져 누운 꽃은/나무의 꽃을 보고/나무의 꽃은/떨어져 누운 꽃을 본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떨어져 누운” 붉은 동백꽃을 바라보니, 꽃다운 열여덟 나이에 순국하신 독립운동가 ‘유관순’열사의 얼굴이 오버랩 된다. “그대는 내가 되어라/나는 그대가 되리”라고 속삭이는 말씀 하나가 붉은 동백꽃처럼 가슴속으로 툭 떨어진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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