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이 아침의 시] 진달래꽃 / 이건청

가 -가 +

서대선
기사입력 2018-04-02

진달래꽃

 

진달래꽃이 만발해서

산비탈들이 붉게 물들어 있다.

 

거기, 세상의 매와 멍을 다

품어 안고 퍼질러 앉아

꽃들이 흐느끼고 있다.

 

아니, 아니, 멍든 사람들을 다독여

불러 앉히며 너는 울지 마라,

눈보라 휘몰아치던 때도 가고,

새들도 오지 않았느냐,

봄비 푸지게 내리고,

이제, 얼었던 산비탈도 다 녹았으니

세상아, 너는 울지 마라,

겨우내 덮고 잔 이불도

햇볕에 내어 펼쳐 말리렴,

보아라, 저 아지랑이 산들이

매와 멍을 다 품어 안고

흐느끼고 있지 않느냐?

 

이 봄, 아지랑이 쪽

산비탈들이 즈믄 세상의

매와 멍을 다 품어 안고

핏빛 울음을 대신 울어주고 있지 않느냐?  

 

# ‘울게 하소서’, 우리에게도 사월은 ‘잔인한 달’ 입니다. 우리의 사월 속엔 “세상의 매와 멍을 다/품어 안고 퍼질러 앉아” 아직도 “핏빛 울음을” 울고 있는 마음들이 있습니다.  ‘울게 하소서.’ 

 

“매와 멍을 다 품어 안고/흐느끼고”있는 사람들을 "불러 앉히며”, 울지 마라 “너는 울지 마라” "눈보라 휘몰아치던 때도 가고,/새들도 오지 않았느냐,/봄비 푸지게 내리고,/이제, 얼었던 산비탈도 다 녹“지 않았느냐”며 “다독여”주는 시인의 전언이 수액처럼 스미는 봄날이다. 

 

"이 봄, 아지랑이 쪽/산비탈들이 즈믄 세상의/매와 멍을 다 품어 안고/핏빛 울음을 대신 울어주고 있”는 “진달래꽃” 곡비에게 우리들 사월의 눈물을 모두 내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band URL복사

최신기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문화저널2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