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인터뷰] 참여연대 “삼성증권 사태, 금융당국의 허점 방치가 원인”

사상 초유의 ‘유령주식’ 사태…오류 알림에도 주식판매한 직원들

가 -가 +

송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4-13

사상 초유의 ‘유령주식’ 사태…오류 알림에도 주식판매한 직원들

‘무차입 공매도’ 허점 그대로 드러나…참여연대 “발생하지 않았어도 될 일”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사태로 금융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 주식 시장의 허점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국내 주식 투자자인 ‘개미’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증권 관리팀 직원이 우리사주조합원인 직원 2018명에게 현금을 배당하는 과정에서 ‘원’을 ‘주’로 잘못 입력해 28억100만주를 입고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수의 주식이 입고됐고, 이를 뒤늦게 파악한 삼성증권은 팝업창을 띄우는 등 매매중단을 알렸다. 그러나 직원 16명은 이를 무시하고 주식을 내다 파는 등의 모습도 보여 도덕성 해이(모럴해저드)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금융당국이 지금까지 우리나라 주식 시스템의 ‘무차입 공매도’ 허점을 그대로 방치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번 삼성증권 사태를 지켜본 참여연대는 “발생하지 않았어도 될 일이었다. 삼성이라는 대기업이 이 문제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탁결제원 거치지 않고 배당되는 우리사주조합 주식

시스템 확인 안돼…"시스템 미비에 내부 통제 안됐다고 봐"

 

주식이 유상증좌로 시장에 발행되면 한국예탁결제원이 주주총회를 열어 이를 승인하고 발행증권사를 거치면 주주들이 주식을 가져갈 수 있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우리사주조합의 경우 삼성증권 자사주가 아닌 직원들이 갖고 있는 주식이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예탁결제원을 따로 거치지 않고 배당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예탁결제원을 거치지 않은 우리사주조합 주식들은 오류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그대로 주식 시장에서 매매된 것이다.

 

다만 삼성증권과 우리사주조합의 주식 시스템이 하나로 통합돼 있는지,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유사한 프로그램을 따로 사용했는지 등은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 이지우 참여연대 간사는 1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금융당국이 주식 시장의 허점과 시스템 미비 상황을 방치했다"며 지적하고 있다. ©송가영 기자

 

이지우 참여연대 간사는 “원래는 예탁결제원을 통해 나가야할 주식이 내부 승인 절차 없이 매매가 시작됐고, 심지어 전날 입력된 것이 다음날이 돼서도 나간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는 시스템 미비에 내부 통제도 안됐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존재하지 않아야할 ‘유령주’로 주식을 점거해서 매매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어렵다고도 했다. 그는 “단순히 삼성증권의 문제만은 아니다. 구조적인 부분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시스템과 규제의 부재를 꼽았다. 이 간사는 “금융시스템의 부재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제대로 보고되고 일반주식의 배당처럼 프로세스가 완비됐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금감원의 책임이 절대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감사를 들어갔는데 금감원이 어느 정도는 정리하고 앞으로 삼성증권 이외의 타 증권사에 사고예방을 촉구하고 제도개선을 마련한다고 했으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유령주’ 사태가 발생한 원인으로 ‘무차도 공매입’을 꼽고 폐지에 대한 국민청원까지 높아진 것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문제’로 규정했다.

 

이 간사는 “공매도는 보통 외국에서 자본이 많은 사람들이 한다. 한국은 공매도 비율도 다른 나라에 비해 약한 편”이라며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세계주식시장에 비해 굉장히 작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매도를 갑자기 폐지한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 이번 사태 본질과도 결이 다르다”고 일축했다.

 

금융당국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에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사안과 관련해서는 “나머지 금융실명제 위반 행위 등에 대해서도 사법당국이 철저히 밝혀야 이재용 부회장에게 승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승계 활용 가능성에 따라 참여연대는 고발 조치했고 수사당국이 파악해 조치가 이뤄지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대법 판결과 관련해 이 간사는 “재판부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을 대놓고 부인하고 처음부터 형량을 정해놓았기 때문에 저희측에서는 ‘파기환송’을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결과는 기다려봐야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저널21 송가영 기자 song@mhj21.com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band URL복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문화저널2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