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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생색만 남은 안철수식 ‘양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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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4-20

"7년 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잘할 것이라고 믿고 양보했었다. 그러나 서울은 지난 7년간 제대로 변화해야 할 시기들을 많이 놓쳤다. 그래서 제가 서울을 바꾸고 혁신하기 위해 이번에 서울시장에 출마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당의 요구에 지난 4일 서울시장 출마를 전격 선언하며 또다시 '양보론'을 꺼내들었다.

 

안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도 양보를 언급했다. 지난해 2월 광주전남언론포럼 초청 토론회에서 "양보한 것 하나만으로도 고맙다고 해야하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기본 도리"라고 일축했다.

 

당시 안 위원장은 "양보뿐만 아니라 도와줬는데도 고맙다는 말은커녕 (나 때문에)졌다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렇듯 안 위원장은 잊을만하면 양보론을 들고 나왔다. 자신의 양보로 박 시장은 6년동안 서울 시정을 운영할 수 있었고 문 대통령은 대권 유력주자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 위원장의 양보론은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말장난일 뿐이다. 윤여준 전 장관은 당시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넘겨준 이유가 부친과 자녀들의 완강한 반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폭로했다.

 

윤 전 장관은 "가족들의 반대를 예상하지 못했나. 세상을 이렇게 발칵 뒤집어 놓고 그냥 (후보직을)나와버리면 서울시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명분없는 사퇴를 뜯어말렸다.

 

그럼에도 사퇴입장을 고수하자 당시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하는 식으로 명분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위원장은 가족들의 반대 때문에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단 5일 만에 포기한 것이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당시 박근혜 후보가 전국을 돌며 유세운동을 하는 동안 문재인 후보와 세력 싸움에만 집중하다가 지지율이 한참 못 미치자 단일화가 아닌 '후보직 사퇴'를 선택했다.

 

단일화로 컨벤션 효과를 기대했던 문 후보는 결국 사퇴를 선언한 안 후보를 찾아가 지지를 당부했고, 선거 4일전 비난여론에 밀려 "여러분 제가 누구를 지지하시는지 아시죠"라며 지지하는 척만 했다.

 

양보의 사전적 의미에는 "남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안 위원장이 이제 와서 발언한 내용들을 곱씹어보면 "양보했다"고 말할 수 있는 모습들은 절대 아니다.

 

마치 자신의 실력으로 승리할 수 있는 선거를 대의를 위해 희생했던 것 마냥 발언하는 것은 선거에 재도전 할 때마다 안 위원장의 형편없는 정치력만 탄로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정치인의 양보는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다. 당사자가 직접 언론에 거론까지 하며 "고마워하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의로운 행동을 인정하라는 강요일 뿐이다.

 

양보론으로 자신의 정치력에 대한 여론의 기대감을 높였던 안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완패했다. 같은 논리를 들고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안 위원장이 이번에는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지 주목된다.

 

문화저널21 송가영 기자 song@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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