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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또 얻어맞는 국민연금, 알고 보면 ‘착한연금’

‘보험료 올리고 수령 시기 높이자’ 개편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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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2018-08-14

많이 내고 적게 받나국민 불안 가중

공무원연금부터 손대라청와대 청원도

문 대통령 국민 동의 없이 개편 안 해

정부의 간보기소통 방식이 논란 키워

 

국민연금 개편 방안의 일부 내용이 알려지면서 가입자인 국민들의 불신과 불안이 깊어지고 있다. 노후가 걱정인 지금의 40~50대에게는 더 적은 연금을 받을지 모른다는 걱정이, 향후 경제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할 지금의 20~30대에게는 보험료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현재까지 알려진 개편안의 주요 내용은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대신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0.8~13%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다. 또 의무가입 연령을 60세 미만에서 65세 미만으로 높이고, 연금 수령 시기는 65세에서 68세로 늦춘다는 안이다.

 

이 같은 개편안은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개악이라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내는 돈은 많아지고 받는 시기는 늦어진다는 이유다.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 게시판에는 14일 하루에만 수십 건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지금처럼 가입을 의무화하는 대신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의견부터 아예 국민연금 자체를 폐지하라는 요구까지 들끓고 있다. 공무원·군인·교원 등 특정 직군에만 적용되는 공적연금을 먼저 손대라는 주장도 나왔다.

 

여론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 없이 정부의 일방적 개편은 없을 것이라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국민연금 개편은 노후소득 보장 확대라는 기본 원칙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내걸었다. 현재 45% 수준인 소득대체율은 차차 떨어져 2028년에는 40%에 머무르도록 설계돼 있다. 기금고갈 시점을 최대한 늦추면서 소득대체율을 높이려면 보험료율이 올라야만 한다.

 

불행히도 기금고갈 시점은 당초 2060년보다 3년 앞당겨진 2057년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예상보다 급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령인구비율은 고령사회의 기준인 14%를 돌파했다. 2026년에는 노령인구가 20%를 넘어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15~64) 5명이 노인(65세 이상)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다. 2050년 무렵에는 생산가능인구 1.4명이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연금을 받는 사람이 보험료를 내는 사람에 비해 갈수록 많아진다는 얘기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투자로 올해에만 1조원 넘게 손실을 입었다고 알려지면서 기금운용에 대한 불신을 부채질하고 있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5월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 수익률은 -1.18%로 손실 원금은 15572억원이었다.

 

몇 가지 사실만 놓고 보면 부실연금

알고 보면 사적연금보다 월등한 제도

많이 내고 적게 받는다’ 접근은 위험

 

그러나 많이 내고 적게 받는다는 프레임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 국민연금은 공적·사적연금 통틀어 보장성이 가장 뛰어난 제도인 게 사실이다. 국민연금은 해마다 수령액에 물가상승률이 반영되는 것은 물론, 수익비가 2배에 달한다. 20년 동안 보험료를 내면 10년 만에 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사적연금은 수익비가 1배를 넘지 못한다.

 

애초에 국민연금제도가 초기가입자에 낮은 보험료를 적용하고 뒤로 갈수록 보험료를 높여 나가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기도 하다. 제도 시행 초기에 가입한 국민은 자신의 노후와 더불어 부모 세대를 책임지는 이중부담을 떠안아야 해서다. 즉 현재 세대가 미래 세대로부터 일정한 소득을 지원받는 재분배 기능을 국민연금이 갖기 때문이라는 게 국민연금공단 측의 설명이다.

 

또한 많이 내고 적게 받는 방식의 개편이 단순히 기금고갈을 막기 위해서라고 보기도 어렵다. 20185월말 기준 국민연금의 적립금은 634조원이고, 지난 30년 동안 운용수익금은 303조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투자에서 입더라도 적립금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인 데다 연평균 수익률이 5.41%로 양호하다.

 

설령 기금이 고갈되더라도 연금 지급이 중단될 리는 없다. 국민연금공단 측은 기금이 모두 소진될 경우 그 해 연금 지급에 필요한 재원을 그 해에 걷어 지급하는 부과방식으로 전환해서라도 연금을 지급한다고 밝히고 있다. 단편적인 사실만으로 국민연금 개편에 관한 문제에 접근하다간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한편 정부의 소통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정부의 공론화 과정을 놓고 흔히 간보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부 내용을 언론에 흘리고 여론의 추이를 살펴본 후에 반응이 안 좋으면 대통령이나 주무부처 장관이 나서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해명하는 식이라는 얘기다. 국민들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면 확실하게 드러내놓고 설명하는 것이 순서라는 지적이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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