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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에 1일 유급휴가… ‘주휴수당’ 도대체 뭐기에

“월 환산 최저임금에 유급휴일 빼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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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2018-08-30

고용부 최저임금법 시행령 입법예고

경총 유급휴일 제외해야의견 제출

소상공인연합회, 29총궐기’ 열어

 

고용노동부가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계산할 때 유급휴일을 합산하도록 명시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경총을 비롯한 사용자단체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재계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총은 지난 27시간당 최저임금을 월 단위로 환산할 때에는 실제 일한 시간만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고용노동부에 냈다. 29일에는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가 주최하는 총궐기대회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렸다.

 

© 성상영 기자

 

현재는 월 환산 최저임금의 기준이 되는 노동시간을 유급휴일이 포함된 209시간으로 계산한다. 경총의 주장은 이를 174시간으로 줄이자는 것이다.

 

둘의 차이를 알기 위해서는 몇 단계의 계산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1년을 365일로 보고 7일로 나누면 대략 52.14주가 나온다. 여기에 법정 노동시간인 주 40시간(18시간×5)을 곱하면 2085.71시간이 된다. 이를 다시 12개월로 나누고 소수점 이하를 올림하면 174시간이다. 달력에는 한 달이 28~31일까지로 다르기 때문에 평균값을 구하는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유급휴일이 반영된 월 노동시간을 구하면 209시간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유급휴일은 1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한 경우 하루치의 임금을 더 주도록 법으로 강제한 것이다. 이때 1주일에 하루씩 휴일에도 받는 임금이라는 의미를 담아 통상 주휴수당이라고도 부른다. 올해 월 환산 최저임금액 1573770원은 유급휴일이 포함된 금액이다.

 

그런데 최저임금 위반 여부는 최저임금법을 근거로 하지만, 유급휴일에 관한 내용은 근로기준법에 명시돼 있다. 고용주가 하루 8시간, 5일 일하는 노동자에게 1573770원보다 적은 임금을 주더라도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여지는 적다. 이 경우 유급휴일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 의한 처벌 대상이 된다.

 

이는 현장의 혼란을 초래했다. 고용노동부의 의도는 근로기준법에 의해 적용된 209시간계산법을 최저임금법 시행령으로 못 박음으로써 그 근거를 명확히 하자는 것이다.

 

·일 유급 처리하면 부담 40%↑ 주장

사장님들 속마음은 유급주휴일 폐지

 

고용노동부의 취지는 현장의 혼란을 방지한다는 것이지만, 이는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경총은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으로 토요일까지도 유급휴일로 정한 기업을 거론하고 나섰다.

 

유급휴일이 토·일요일 이틀인 기업의 경우 월 환산 최저임금 계산을 위한 기준 노동시간이 늘어난다. 토요일 휴무를 4시간만큼 유급으로 인정하면 월 기준 노동시간은 226시간(174+34+17시간)으로, 8시간만큼이 유급이면 243시간(174+34+34시간)이 된다. 유급휴일을 월 최저임금에 반영하지 않았을 때에 비해 40% 가량 부담이 커진다는 결론이다.

 

물론 경총의 이 같은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일요일 외에 토요일을 유급으로 처리하는 문제는 기업 내에서 노사가 풀어야 할 영역이다. 설령 월 환산 최저임금액을 174시간 기준으로 고시하더라도 주휴수당은 주 15시간 이상 근무한 노동자들에게 지급돼야 할 임금이다. 최저임금이 인상의 부담을 덜기 위해 월 환산 기준 노동시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은 앞뒤가 안 맞다.

 

차라리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1회 유급휴일’(유급주휴일)을 없애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는 오히려 솔직해 보인다.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애당초 유급주휴일을 법으로 강제한 의도나 취지가 명확하지 않은 점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전국 소상공인 단체 150여 곳이 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 성상영 기자

 

1953년에 만들어진 유급주휴일규정

빈곤 벗어난 지금과 맞지 않지만…

주휴 폐지하면 저임금 노동자에 타격

 

근로기준법의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여야 한다는 조항은 1953년 이 법이 처음 제정될 때부터 있었지만, 그 취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근로기준법은 맨 처음 일본의 노동기준법을 그대로 차용해 제정됐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데 정작 일본에는 유급주휴일에 관한 의무조항이 없다. 당시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빈곤이 워낙 심각해 휴일 없이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최소한 1주일에 하루는 임금을 받으며 쉴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 그나마 유력하다. 이외에 해방 이후 기독교가 국내에 급속히 확산되면서 일요일은 쉰다는 안식일 개념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노동자들의 소득 수준이 당시와 비교해 비약적으로 늘어난 지금에도 유급주휴일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유급주휴일을 당장 폐지하기는 어렵다. 최저임금 월 환산 기준이 209시간에서 174시간으로 줄어들면 1573770원에서 131220원으로 쪼그라진다. 지난해 월 환산 최저임금 1352230원보다도 적다. 최저임금 수준을 받는 노동자들에게는 직격탄이다.

 

이른바 대기업·유노조 사업장 노동자들과의 격차도 벌어질 수밖에 없다. 대기업이면서 노동조합이 조직돼 있다면 단체협약을 통해 유급주휴일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중소기업·무노조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그렇지 못하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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