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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금연정책'은 이미 실패했다

주변국 일본, 분연정책으로 갈등 최소화
한국은 개인주의적 갈등만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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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기자
기사입력 2018-09-07

“금연구역을 늘리고 흡연구역을 줄여 흡연자 스스로 죄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대한민국 금연정책의 본질 아닐까요?” 

 

“다른 편에 서 있는 사람에 대한 이해 없이 무차별 흑백논리를 펼치면서..

말이 금연정책이지 마녀사냥과 다를 바 없다”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최근 흡연자를 중심으로 금연정책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흡연자의 흡연권을 강제하면서 금연을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금연정책 기조가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는 흡연에 있어 유연한 태도를 보여왔던 한국공항공사가 전국에 있는 공항 흡연실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금연공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서울시 관내 실내 공중이용시설 금연구역은 지난해 말 전체 92.8%에 달한다. 교육시설은 물론이고 체육시설, 의료기관, 교통시설, 음식점, 게임방, 만화방, 숙박업소까지 총 24만5912곳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외부시설 역시 버스정류소, 택시승차대, 지하철 주변, 거리, 광장, 공원, 놀이터 등 1만9201곳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최근에는 아파트 실내 흡연도 금지됐다. 개인공간이지만 주변 이웃에게 실질적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부분의 아파트는 외부에도 흡연공간을 별도로흡연부스 두고 있지 않다.

 

반면 흡연공간은 새로 지정되거나 증축계획이 전혀 검토되고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늘어난 금연공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흡연공간. 갈 곳이 없어 길거리로 내몰린 흡연자들과 그로 인해 비흡연자들의 간접 흡연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갈등만 양산되고 있는 추세다.

 

‘무조건 하지마!’식의 정책이 낳은 부작용으로 비흡연자의 건강뿐만 아니라 흡연자의 권리도 존중 받을 수 있도록 명확한 흡연구역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 도쿄 신주쿠역에는 오픈형 흡연부스가 잘 보이는 곳에 설치되어 있다.  © 문화저널21

 

▲ 도쿄 신주쿠역 한편에 마련되어 있는 흡연구역.  © 문화저널21

 

한국 금연정책, 상대 권리 없는 개인주의적 갈등만 키워

주변국 일본, 금연정책 아닌 분연정책으로 갈등 최소화

 

이웃나라인 일본의 금연정책은 어떨까. 먼저 우리나라가 금연정책에 일방적으로 치우쳐 있다면, 일본은 흡연정책과 금연정책의 구분을 분명히 하는 분연정책에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일본은 기차역이나 편의점 실내 식당, 커피숍 등에서 흡연실 또는 흡연하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는 흡연자의 권리와 금연자의 권리 모두를 충족시키기 위한 일종의 사회적 배려장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금연구역 지정만 늘리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일본은 점포 자율적으로 ▲구역지정, ▲층간분연, ▲시간제흡연 등을 시행하고 있다.

 

구역지정은 일본 패밀리 레스토랑 등에서 주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과거 우리 PC게임방 등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던 같은 공간 내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의 좌석을 분리하는 방식이다.

 

층간분연은 패스트푸드 등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식당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흡연층과 금연층을 분리해 운영한다.

 

마지막으로 시간제흡연은 점심시간 등 사람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시간에만 한시적으로 금연을 시행하는 것으로 직장인이 많은 도심 커피숍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전체 식당의 약 85%가 흡연이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사회적 갈등이 적은편이다.

 

일본에서 가장 강력한 금연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지바시는 전국 최초로 지난 7월 ‘실내 전면 금연’이라는 건강증진법보다 엄격한 조례를 발표했다. 다만, 여기에도 흡연자에 대한 배려는 전재되어 있다. 담배연기가 완벽하게 차단될 수 있는 부스가 있다면 실내 흡연을 가능케 하도록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실내금연을 유도하기 위해 기존 흡연시설을 자율적으로 철거하는 매장에는 철거비용의 최대 90%를 정부에서 지원하는 조례도 함께 상정했다.

 

지바시 건강기획과 담당자는 흡연실 철거 비용 지원과 관련해 “해당 조례가 시행되면 대부분 흡연이 가능한 소형 점포에서도 간접흡연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면서도 “흡연실 설치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정부 보조율이 인상되는 등 전폭적인 지원과 조성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바시는 매년 흡연정책으로 우리돈 약 2조2000억원을 책정하고 있으며, 이 중 약 3000억원을 흡연실 철거비용으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대다수의 실내 식당과 커피숍 등에서 흡연실 또는 흡연하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으면서도,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호소가 적은 이유가 흡연자의 권리와 금연자의 권리 모두를 충족시키기 위한 일종의 사회적 배려장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 골목길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 빗물 우수관이 재떨이를 대신하고 있다.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길빵’에 ‘꽁초 투기’

흡연할 곳 없어…골목 전봇대 찾는 흡연자들

 

# 흡연자 A씨는 회사 앞 골목 전봇대 옆에서 담배를 태운다. 행인 B씨는 손사래를 치며 허공을 향해 “아휴 냄새.. 진짜”라는 말을 던지며 A씨에 대한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다. 기분이 나빠진 A씨는 전봇대에 꽁초를 버리고 유유히 사라진다. A씨와 B씨는 서로 직장에 출근해 불쾌했던 경험을 동료들과 공유한다. 

 

이같은 사례는 물어보지도 각색할 필요도 없는 우리사회의 익숙한 풍경이다. 각자 할 말은 있다. 애연가 A씨는 담배를 피울 곳이 없어 인적이 드문 골목길 전봇대를 찾은 것이다. 전봇대는 A씨에게 그나마 서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명분을 주는 그런 매개체다. 

 

B씨는 출근길에 원치도 않는 담배연기로 간접흡연과 불쾌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왜 하필 사람들 다니는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지 비흡연자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한국사회에서 흡연자와 비흡자간의 갈등은 수년전부터 지속되어온 문제로 길거리, 아파트, 공원, 커피숍 등 사회시설 곳곳에서 이러한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흡연갈등은 유독 한국만의 문제로도 꼽히는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원인은 흡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억제하면서 금연구역만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편향적 정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울시가 집계한 2017년 12월 서울 금연구역 현황을 살펴보면 실내 공중이용시설의 92.8%인 26만5113개소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교통시설, 공동주택, 대형건축물, 체육시설, 음식점, 공연장 등 거의 모든 건물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꼴이다.

 

실외 공공장소 역시 버스정류소 부근, 지하철 출입구 주면, 거리, 광장 등 전체의 7.2%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반면 실외에서 흡연을 할 수 있는 실외흡연시설은 같은 시점 기준 59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적으로 흡연시설을 갖춘 빌딩들이 있지만 너무나 대조되는 수치다. 그나마 운영되고 있는 흡연부스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흡연자들이 흡연부스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웃지 못 할 상황도 시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외국의 사례는 어떨까?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일본의 경우 대다수의 상점과 담배가게 등에 재떨이를 설치해놓고 있다. 유럽의 경우에는 오히려 흡연문화에 있어 관대한 실정이다. 

 

도로 곳곳에 재떨이가 설치되어 있거나, 분연권을 보장해주는 나라의 경우 길거리에서 담배꽁초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흡연자들이 애써 골목 구석을 찾아다니거나 길을 거닐면서 꽁초를 투기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다수 애연가들은 “지금의 금연정책은 사회적 갈등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채 흡연률이라는 수치 낮추는데만 급급해서 발생한 결과물로 정부가 대책도 없는 금연정책으로 사회적 갈등만 고조시키고 있는 꼴”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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