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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문화로 세상보기] 사극 괴수물의 반쪽짜리 성공 '물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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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청소년기자
기사입력 2018-09-19

▲ 정재영 청소년기자 (용인외대부고 2학년)

2011년의 ‘7광구’ 이후로 약 7년 만에 한국형 괴수 영화 ‘물괴’가 개봉했다. ‘성난 변호사’의 허종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중종 시기의 괴수 출현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물괴’는 사극과 괴수물을 섞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다른 영화들과 차이점을 가지고, 시대 속에서 괴수의 존재의 당위성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하지만 장르의 불확실성과 개연성의 문제 때문에 스릴 있는 괴수물 대신 방향성을 찾을 수 없는 영화로 다가오게 되었다. 

 

‘물괴’는 사극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당위성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영화 중반까지 계속해서 인물들끼리 묻는 질문이 ‘그래서 물괴가 존재하는가?’인 것처럼, 물괴의 존재가 영의정이 왕권을 위협하기 위해 만든 허상인지 아니면 실로 존재하는 괴수인지를 관객들에게 되묻는다. 영화는 사극이라는 배경 안에서 압박 받는 왕, 왕권을 노리는 대신들, 그리고 민심의 무서움을 다룬다. 덕분에 초반에는 시대정치극과 괴수에 대한 추리물의 색깔이 강하고, 이때까지는 시대적 특성을 잘 살린다. 하지만 문제점은 이를 유지하지 못하고 여러 장르를 섞으려고 시도 할 때 발생한다.

 

영화 초반의 시대정치극과 추리극의 색깔은 주인공 3인방이 등장하면서 코미디로 바뀌고, 효과적이지 못한 유머를 영화 내내 던진다. 그리고 극이 진행되면서 가족 드라마, 생존물, 괴수물의 장르를 오가고, 이에다가 러브라인까지 더한다. 결국 제대로 된 분위기를 유지하지 못하고 이도저도 아닌 장르가 되어버린다. 오히려 괴수가 주는 무섭고 신비한 느낌을 살리지 못하고, 중간중간 개그캐릭터들의 유머로 집중을 깬다.

 

‘물괴’는 장르들의 클리셰를 비틀기보다는 너무나도 예상이 가는 스토리를 답습해버리게 되어, 사극 괴수물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을 살리지 못한다. 왕권을 노리고 백성들을 선동하는 타락한 신하의 모습부터 어떻게든 죽지 않는 주인공까지, 혹은 웃긴 말만 해대는 인물이 알고 보니 엄청난 실력자였다, 이 모두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준다. 

 

복잡한 장르와 함께 부족한 개연성도 영화의 완성도에 피해를 준다. 궁궐 지하의 비밀리에 괴수들을 기르는 곳이 있다거나, 역병이 사람을 피해서 걸려준다거나, 이해되지 못하는 전개로 흘러간다. 흔해 보이는 장르 속에서 스토리는 중구난방으로 개연성이 부족하니, 특별해 보이는 배경도 목소리만 크지만 별로 흥미롭지는 않은 발표 같아 보인다.

 

괴수의 등장과 함께 영화의 전개는 더욱 빨라지고, 물괴가 한복을 입은 백성들 앞에서 포효하는 전례 없는 장면을 보여주긴 한다. 괴수와 사극이 예상외로 잘 어우러져있고, CG도 보기 불편한 정도로 어색하지는 않다. 이러한 면에서 ‘물괴’는 사극 괴수물이라는 초기 목표는 어느정도 달성했지만, 개연성의 부족과 장르의 혼란스러운 혼합으로 완성도는 높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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