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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21] 두만강 건너 유럽까지 ‘철의 실크로드’ 열린다

유라시아 꿈꾸는 한국 철도, 러·중 활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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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2018-09-19

한국철도 124, 전성기 기대

남북분단 전 서울역은 국제역

대륙 진출 여건 하나씩 갖춰가

철도 정책이 발목비판도

 

18일부터 23일간 평양에서 진행되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남북 간 철도 연결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철의 실크로드개척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수행원으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영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동행했다. 국토교통부 소관인 사회간접자본, 건설 분야는 남북 경제협력 사업의 가장 핵심적인 영역이다. 코레일은 화물·여객을 포괄해 국내 유일 철도 운영기관이다.

 

김현미 장관과 오영식 사장의 방북을 두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철도 연결에 관한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협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많았다.

 

 

▲ (위)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종착역인 모스크바 야로슬라블역 구내. (아래)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출발역인 블라디보스토크역 플랫폼에 모스크바행 001호 특급열차가 승객을 맞고 있다.     © 성상영 기자

 

남북 간 철도 연결이 현실화하면 좁은 국토 안에서 정체된 철도산업의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한 국제 화물철도망의 구축이 대표적이다.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토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동아시아 철도공동체구상을 언급하면서 유라시아를 통합하는 국제 승객, 화물 철도망으로 병행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인접국가인 러시아와 중국의 철도 규모만 놓고 봐도 유라시아 철도 연결이 갖는 영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2016년 기준 러시아의 철도 영업거리는 무려 9km에 달한다. 이중 시베리아 횡단철도 노선만 해도 9,259km. 우리나라 전체 철도 영업거리(20174077km)를 일렬로 펴서 두 번이나 넣고도 1km가 넘게 남는다. 중국의 철도 영업거리는 러시아보다도 긴 124km나 된다.

 

·중 철도 길이 무려 214km

남북 철도 이어지면 전례 없는 변화

 

나 원장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승객뿐 아니라 화물까지도 일주일 만에 운송할 수 있도록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개량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한반도 종단철도가 완성되면 8일 정도면 부산에서 모스크바까지 화물을 나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분단 이전까지만 해도 부산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철도로 여행이 가능했다. 부산역에서 출발해 서울, 평양, 중국 단둥, 장춘, 하얼빈, 만주, 러시아 치타, 이르쿠츠크, 모스크바, 베를린을 경유하는 식이다. 직통 노선은 없었지만, 단둥, 만주, 치타에서 열차를 갈아타면 됐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 이날 토론회에서 공개한 조선총독부 만주-유럽 열차 연결도를 보면 막사과’, ‘백림등의 지명이 나온다. 막사과는 모스크바, 백림은 베를린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일제강점기의 아픔이 있었지만 이때만 해도 서울역은 국제역이었다며 부산에서 파리까지 12~13일 정도면 닿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도 기술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로의 철도 연결에 별 문제가 없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비롯한 러시아의 철도 궤도 폭은 1520mm로 우리나라의 1435mm 표준궤와는 차이가 있는데, 이를 극복하는 국내 자체 기술이 개발된 상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 2014년 철도차량의 대차(바퀴 부분)를 교체하거나 선로를 이중으로 부설할 필요가 없는 궤간가변대차를 개발했다. 궤간가변대차는 말 그대로 열차 바퀴의 좌우 간격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다.

 

▲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이 17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과 대륙 철도망 구축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북한, 한국 OSJD 가입 찬성표

서울역 국제역으로 부활하나

 

우리나라가 최근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정회원으로 가입한 점도 고무적이다. 우리나라는 그간 수차례 OSJD 가입을 시도했지만 이미 정회원 지위를 갖고 있던 북한의 반대로 번번이 좌절됐다. OSJD를 주도한 국가가 옛 소련이고, 정회원들이 대부분 과거 공산권 국가여서 북한의 입김이 강한 편이다. 북한은 올해 427일 판문점선언을 계기로 남한의 OSJD 가입에 찬성표를 던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철의 실크로드개척과 철도산업 경쟁력 강화에 발목을 잡는 것은 정작 국내 문제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동안 도로 중심의 교통망을 구축해 오면서 철도를 사양화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파이가 작은 상황에서 민영화를 추진해 규모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포기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흥수 연구위원은 17일 토론회에서 철도산업의 특성을 무시하고 민영화, 경쟁체제만 추진하면서 코레일을 두들긴 결과 한국 철도 부실이 고착화됐다고 지적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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