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인터뷰] 강남 부동산 "슬프지만 그들만의 리그 인정해야"

유철규 성공회대 교수, 9.13 대책에 “목적이 뭔가” 비판

가 -가 +

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2018-10-02

9.13 대책의 핵심은 보유세 인상

세금 많아 집 판다강남은 예외

강남 집값 잡기에 주거복지 실종

국민 눈높이 맞춘 주택 보급해야

 

지난 13일 문재인 정부의 여덟 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에도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무덤덤하다는 평가다. 집값의 정점에 서 있는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값은 요지부동이다. ‘부동산 불패의 믿음이 여전히 굳건하다.

 

그런 가운데 이제는 그들만의 리그를 인정해야 한다는 자조가 나온다. 유철규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는 강남의 미친 집값그들만의 리그에 빗대 9.13 대책의 허구성을 꼬집었다. 집값을 놓고 밥상머리에서 설왕설래가 오고 간 추석연휴를 앞두고 그의 연구실을 찾았다.

 

▲ 유철규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 성상영 기자

 

유 교수는 9.13 대책의 핵심을 보유세 인상으로 꼽았다. 9.13 대책은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3~6억원 구간을 신설하고, 각 구간별 세율을 0.6~3.2%로 올리는 방안을 담고 있다. 그는 이 정부가 세금으로 집을 팔게 할 의지와 능력은 없다,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정부 안대로라면 3주택자 또는 서울지역 2주택자 아파트 합산 시가가 30억원인 경우 종부세액은 554만원에서 1271만원으로 700만원 정도 늘어난다. 유 교수는 700만원 때문에 30억짜리 가진 사람이 주택을 팔겠느냐고 반문하며, “세금으로 (집을)팔게 하려면 세율을 굉장히 높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당 1이면 일반 주택시장 아냐

슬프지만 그들만의 리그인정해야

 

유철규 교수는 특히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가 3.31억원에 거래된 사실에 주목했다. 여기에 비하면 앞서 예로든 서울지역 합산 시가 30억원어치 집을 보유한 2주택자는 아무 것도 아니다. 유 교수는 평당 1억이면 우리가 아는 주택 상품이 아니라 골동품시장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경제학의 표현으로 공급탄력성이 제로(0)’,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인 시장이다.

 

부동산 안정화 대책의 목적은 서민 주거안정이다. 이미 골동품처럼 극단적인 희소성을 갖는 강남의 집값을 낮추기 위해 세율을 높이고 대출을 규제하는 방식은 정책의 목적과 수단이 전혀 맞지 않다고 유 교수는 비판한다. 그는 골동품이 수십억에 팔렸는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가라며 불행하지만 그들만의 리그라고 쓴웃음을 내비쳤다.

 

한편 정부는 9.13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40%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투자자의 대부분이 전세를 놓고 집을 사는 상황에서 대출을 막아봐야 집값 안정에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게 유 교수의 시각이다. 정책의 목적과 수단이 동떨어졌다는 얘기다. 그는 다만 가계대출 억제 또는 서울 외 지역 거주자들의 서울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 유철규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결국 유 교수는 집값을 안정시켜야 하는 이유가 국민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면 서울과 이외 지역, 강남과 비강남을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런 점에서 주거복지는 현 정부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다. 유 교수는 부동산 정책의 역량이 강남 집값을 잡는 데 집중돼서 실제로 할 일을 못한다고 비판했다.

 

현 주거정책은 가계부채 대책

주거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따라서 그는 부동산 정책의 타깃을 크게 셋으로 나눈다. 첫 번째는 골동품시장화 된 강남의 초고가 주택시장이다. 유 교수는 차라리 집을 안 팔 만큼 세금을 매겨 최상의 입지와 사회적 인프라를 누리는 대가를 지불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주거정책의 핵심은 두 번째와 세 번째다. 정규직 신혼부부와 청년·비정규직 등 취약계층이 그것이다. 기성세대들이 내 집 마련을 해온 과정과 현 세대가 집을 구하는 조건이 달라진 만큼 주거의 개념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유 교수는 서울 집값이 안정될 거라는 확신을 주면서 지금의 주택 소유 욕구를 달래줘야 한다토지임대부 주택을 대안으로 언급했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지 소유권을 갖고 건물만 분양하는 제도다. 입주자는 집을 시세보다 절반 이상 낮은 가격에 소유하는 대신 LH에 토지 임대료를 내게 된다.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잠깐 시행됐다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박근혜 정부 초기 사라졌다. 유 교수는 신혼부부가 아이 한두 명 낳고 기를 수 있는 25~30평대의 아파트를 무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취약계층의 경우 도시재생 사업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전국에 불량주택이 수백만 호에 달하는데, 주택보급률 100% 속에는 사람들이 살기 싫어하는 집도 들어가 있다눈높이에 맞춰주는 것이 주거복지 정책의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band URL복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문화저널2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