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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새 아침 눈발 스치는 숲길을 간다

'문화저널21'을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 희망찬 새해를 맞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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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청
기사입력 2019-01-01

새 아침 눈발 스치는 숲길을 간다

           -새해를 맞으며

 

새해 새 아침, 숲길을 간다.

새 아침의 눈발 스치는 숲길을 간다.

이제, 빈손이 된 나무들이

다른 나무 곁에 서서

명상에 잠긴 이 아침,

눈발이 스치는 길을 간다.

동박새 한 마리, 푸르르 날아

물푸레 가지로 옮겨 앉으며

알은체를 한다. 꽁지를

까닥이며 안녕, 안녕 한다.

나는 지금 이 숲의 춤판에

초대받아 가는 길이다.

이 산의 춤판은 눈발 속에서 막을 올린다.

나무들은 눈발 속에서 두 손을 치켜들고

서 있다. 자작나무가 자작나무끼리,

낙엽송이 낙엽송끼리 파드되,

바람에 밀리며, 때론 쌓인 눈을 털어내며

부러져 내린다. 아, 비산하는 환희여,

나무들의 춤판이 이리도 신선하구나!

눈발 속에 온 산이, 지금 한 창

절정에 이르고 있구나.

이 숲의 새들, 모두 솟구쳐 오르며

격정의 나래를 푸득이고 있구나.

새해 새 아침, 숲길을 간다.

새 아침의 눈발, 스치는 숲길을 간다.

이 길은 갈수록 울울한 골짜기를 열고

눈발은 이 길의 끝까지 희게 희게 덮인다.

자작나무의 춤판이 끝나는 곳에서

낙엽송의 우람한 춤이 시작되누나.

아, 이처럼 광대한 무대 위에서 벌이는

위대한 춤, 새해 새 아침의 눈길을

간다. 눈발 스치는 숲길을 간다.

새 아침의 동박새 한 마리,

알은체를 한다. 안녕,

새 아침 눈발 스치는 숲길을 간다.

 

「문화저널 21」을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 희망찬 새해를 맞으시기 바랍니다.

 

▲이건청 시인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이건청 (시인,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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