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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만종 테러학회장 “테러, 폭력과 저항이란 이름으로 맞물려”

정치적 현상으로 파악한다면 '테러' 해석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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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랑 기자
기사입력 2019-01-04

이만종 대테러안보연구원 원장 겸 호원대 법·경찰학부 교수 

정치적 현상으로 파악한다면 '테러' 해석 어려워

이만종 원장 “테러, 전쟁의 다른 얼굴”

 

눈만 뜨면 지구촌 곳곳에선 테러가 발생하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테러는 분명 정치적 역학관계 속에서 발생하지만 그 원인을 단순히 정치적 현상으로만 파악하려 든다면 제대로 된 원인을 분석할 수 없다. 

 

이는 테러가 ‘폭력과 저항’이라는 서로 다른 입장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미국인들에게 9·11 테러를 주도한 망령 같은 존재며 흉악한 테러리스트다.

 

하지만 무슬림 민족주의자나 알카에다 조직원들에게는 적대세력에 맞서 저항한 인물, 즉 이슬람국가를 만들기 위해 투쟁했던 상징적 존재이자 정신적 숭배자 위치에 있다. 그렇기에 테러는 정치적 역학관계 만으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또한 우리는 SNS와 언론 등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테러’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접하지만 이에 반해 ‘테러’는 학문적으로 전혀 체계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테러안보연구원 원장 겸 호원대 법·경찰학부 교수인 이만종 원장은 테러리즘과 국가안보를 다룬 이론서인 ‘전쟁의 다른 얼굴: 새로운 테러리즘’을 출간했다. 

 

국내 테러리즘 분야의 최고 이론가이며 전문가로 한국테러학회장과 호원대 법·경찰학부 교수를 겸임하고 있는 이만종 원장을 지난달 2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교보문고에서 만나 테러의 원인과 개념, 대응 등에 대해 물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우선 이만종 원장은 테러리즘의 개념에 대해 “테러리즘은 일반적으로 정치, 종교, 사상적 목적을 위해 폭력적 방법의 수단을 통해 민간인이나 비무장의 개인, 단체, 국가를 상대로 사망 혹은 신체적 상해를 입히는 행위”라고 말했다.

 

▲ 이만종 대테러안보연구원 원장 겸 호원대 법·경찰학부 교수가 자신의 책인 '전쟁의 다른 얼굴:새로운 테러리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임이랑 기자

 

서구문화와 이슬람문화 충돌이 ‘테러’란 결과 낳아

한 가지 시선으로 테러 해석은 어려워

나와 다른 생각·시선 서로 인정해야

 

그러면서 테러리즘의 몇 가지 특징을 제시했다. 첫 번째로 보편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폭력의 행사 혹은 폭력의 위협이다. 전쟁과 폭동, 조직범죄 같은 폭력들은 일반적으로 테러리즘에 속하진 않지만 시설물의 파괴, 전산망 마비, 일부 극단적 단체의 적극적 시설물 파괴행위가 테러리즘으로 표현된다.

 

두 번째로 심리적인 영향과 공포다. 이 원장은 “테러리즘에 의한 공격은 심리적으로 피해자 및 제3자에 극단적인 상태와 공포를 준다”며 “이러한 이유로 테러리스트들은 테러의 대상으로 랜드마크, 사회·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로는 정치적인 목표를 위한 가해다. 그는 “모든 테러리즘은 어떠한 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이를 달성하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관련 없는 희생자나 민간인이 다치고 죽는 결과가 나오지만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합리화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의도적으로 비전투원을 포함한 대상에 가해적 행위를 통한 대중의 관심 및 공포심 증폭, 폭격에 의한 민간인 대량 살상과 같은 국가 테러리즘도 함께 제시했다. 

 

아울러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테러의 원인에 대해 이 원장은 서구문화와 이슬람문화의 충돌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서방에서는 이슬람문화와 전통을 유럽 문명과 비교해 열등하다는 전제하에 이슬람을 테러의 근원으로 보고 있다”며 “중동에서는 냉전 이후 반세기 동안 미국과 유럽 중심의 국제질서가 정착되면서 이슬람교의 종교적 가치 하락 및 자긍심 소외 등 부작용이 원인이 돼 급진 테러조직에 테러 명분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 사건을 예로 들며 일부 정치학자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미국에 대한 증오로 인해 9·11 테러 사건이 발생하였으나, 이후 미국이 ‘테러 확산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중동국가에 무력 사용을 강화하면서 테러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됐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그는 “국가나 집단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무력이라는 수단을 동원할 경우 폭력적 범죄로 규정해야 하는지 딱 잘라 말하기 쉽지 않다”며 “한쪽에서 의로운 저항으로 보는 행위가 상대편에서 테러가 되기도 때문”이라며 한 가지 시선으로 테러를 해석하는 것에 대해 일축했다. 

 

 

그렇다면 테러를 보는 올바른 시각은 무엇일까. 현재까지 테러에 대해 가장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캐나다 정치학자인 ‘조너선 바커’의 정의다. 그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민간인을 목표물로 삼아 폭력을 행사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실제로 실행하는 행위를 테러로 봤다.

 

이 원장은 “조너선 바커가 주장한 측면에서 봤을 때 ‘테러는 민간인을 목표물로 삼아 폭력을 행사한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춰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며 “그런 점에서 9·11 참극은 전형적인 테러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이 이런 행위를 비(非)이슬람교도에 대한 신앙이나 원리를 위하여 투쟁을 벌이는 ‘성전(聖戰: Jihad)’이라고 지칭하고 테러리스트를 ‘순교자’로 미화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극악한 테러 행위일 뿐이라고 이 원장은 비판했다.

 

그러면서 테러라는 악의 고리를 끊기 위해 이 원장은 대테러전(戰) 같은 강압적인 방법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르키니를 착용한 무슬림 여성들이 해변에서 쫓겨나는 사태가 반복되고, 상처받은 이민자들의 응어리가 풀리지 않는 한 테러의 악순환은 끊이지 않고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오늘날 국가 방위의 문제는 단순히 적이 우리 국경 내로 침입해 오는 것으로 한정해선 안 된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가 단순히 그 지역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사회의 안전과 번영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가 테러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과 기준을 갖추는 것만큼 이슬람 세력,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왜곡되지 않은 관점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극단적인 대립과 증오가 불러일으키는 테러의 실상과 폭력의 참담한 결과를 생각하면서 나와 다른 생각, 다른 가치를 서로 존중하며 공존 및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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