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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금감원 편견, 회사 지속가능성 발목 잡아”

증권업계 최장 파업 기간인 589일 기록 가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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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랑 기자
기사입력 2019-01-25

증권업계 최장 파업 기간인 589일 기록 가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따라 존립 여부 결정

김호열 골든브릿지 노조 지부장 “회사와 직원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

 

상상인 저축은행의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인수가 금융감독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지연으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안일한 태도에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임직원은 고용불안에 떨어야 하는 상황이다.

 

589일. 지난 2012년 증권업계에서는 최장기간 파업 기록을 세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이하 골든브릿지 노조)가 이번에는 금감원을 상대로 끝 모를 투쟁에 들어갔다.

 

금감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오는 3월 말까지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상상인과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M&A 계약은 해지된다. 이상준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회장은 M&A가 무산될 경우 팀장급 이상 사직서를 제출받고 법인 청산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직원들과 임직원들의 고용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지난 24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건물 9층에 위치한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김호열 지부장과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1년이나 지체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사실상 모든 게 멈춰버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금융감독원의 편견이 골든브릿지 지속 가능성 발목 잡아

 

우선 김 지부장은 금감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로 인해 모든 게 멈춰버린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내부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는 “매수자 동의 없이 매도자가 신규채용·신규투자를 못하기 때문에 채용, 영업, 회사 유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상상인은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고용안정을 보장할까. 김 지부장은 “지난해 2월 19일 매매계약을 맺기 전 우리사주 총회를 진행했다. 그 자리에서 상상인 관계자는 ‘인수한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절대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조합 투표 결과 85%가 상상인 매각에 찬성했다. 또한 인수와 동시 1000억원을 증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 <본지>와 인터뷰 하는 김호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지부장 © 임이랑 기자

 

잇따른 유상감자로 피폐해진 골든브릿지투자증권에 고용안정 보장과 더불어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약속하며 임직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금감원은 1년 가까이 매각의 시발점이라 볼 수 있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미루고 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살펴보면 ‘금융위원회는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서를 받으면 그 내용을 60일 이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 김 지부장은 상상인에 대한 금감원의 선입견이 작용하고 있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편견이란 작은 집(저축은행)이 큰 집(증권사)를 인수한다는 편견, 무자본 M&A에 이용되는 주식담보대출 시장에서 상상인의 높은 점유율에 대한 의심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늦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증권업계를 살펴보면 증권사가 저축은행을 소유하고 있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김 지부장은 “저축은행 업계 1위 업체도 중형 증권사보다 수신 규모는 크지만 자기자본비율은 낮다. 세간의 인식도 증권업이 속칭 ‘메이저’ 저축은행이 ‘마이너’라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골든브릿지투자증권에 해당 인식의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는 게 김 지부장의 지적했다. 그는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저축은행보다 작은 규모다. 특히 저축은행은 대출만 해줄 수 있지만 증권회사는 회사채 발행, 주식 발행을 통한 증자를 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고객에게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상상인에 매각될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미래를 전망했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무자본 M&A’에 대해서는 “법률적으로 무자본 M&A라는 표현은 없다. 자기자본비율이 얼마나 높아야 무자본 M&A라는 말을 안 들을 수 있는가. 대부분 0% 자본으로 M&A를 하는 경우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상상인 저축은행의 주식담보대출 점유율은 업계 최상위권이다. 해당 대출을 받는 고객 중에는 기업을 약탈하려는 기업사냥꾼이 끼어있을 수 있다. 하지만 돈을 빌려주고 대출자가 그 돈을 어디에 사용하는지 통제하는 의무는 금융기관에 없다”고 반문했다.

 

상상인 대주주 자격 직접 확인한 김호열 지부장

비정규직 없는 코스닥 상장 IT 기업 상상인

상상인 직원들의 대표이사에 대한 신뢰 ‘깊어’

 

김 지부장은 어쩌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새로운 대주주가 될 상상인에 대해 철두철미한 조사를 진행했다. 본인 스스로가 상상인 직원들과 만나며 대주주의 자격을 검증했다. 

 

이러한 검증을 통해 김 지부장은 상상인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상상인의 대표이사는 청소하는 아주머니도 여사님이라 부를 정도로 직원들 개개인에 대한 인격을 존중한다.  

 

▲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진행된  '금융감독원 직무유기 규탄 결의대회'에서 발언하는 김호열 지부장(사진=문화저널21 DB/자료사진)

 

그는 “상상인이 코스닥 IT기업이지만 기업 공시를 살펴보면 비정규직이 없다. 보통 코스닥에 상장된 IT기업은 비정규직을 짜내 이윤을 창출한다. 반면 상상인은 사옥 1층에 위치한 샌드위치 가게를 인수해 단 돈 500원으로 직원들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아예 아르바이트생도 정규직이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김 지부장은 지난 2013년과 2016년 상상인이 각각 인수한 세종저축은행과 공평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실제로 이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없었다. 직원들이 상상인 대표이사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3일 윤석헌 금감원장과 골든브릿지 노조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원장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신속하게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진행되게 하겠다’며 향우 전망을 밝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지부장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이번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직원과 회사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 끝까지 가야하는 것이고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성사되도록 싸울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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