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인터뷰]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떠나는 게 답”

요지부동 한진 조양호에 위임장 맞든 사람들 ②

가 -가 +

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2019-03-26

김성기 대한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 인터뷰

오너 비윤리적 행위 견제가 노조의 역할

전문경영인 체제, 유일한 대안 아닌 이유는

단기 실적 매몰 우려, 검증된 인물 와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운명을 가를 대한항공 주주총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의 최대 관심사는 조양호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 여부다.

 

진즉부터 표 계산을 시도했지만 누구도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른 감이 있지만, 결론이 어찌 됐든 대한항공의 이번 주총에서 의미를 찾을 수는 있다. 대한항공에서 ‘CHO리스크를 걷어내기 위해 안팎에서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는 점이다.

 

▲ 김성기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위원장.     © 성상영 기자

 

김성기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이하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이들 가운데 하나다. 그는 조종간을 잡은 지 20년을 훌쩍 넘긴 베테랑 기장이자 대한항공 직원이다. 지난해 1월부터 조종사노조를 이끌고 있는 김 위원장을 만났다. 인터뷰는 21일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우리 회사 회장님에게 떠나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풀어놨다. 그는 내부에서 힘의 균형이 이루어지면 집안 창피한 얘기를 왜 밖에다 하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항공사에 기장으로 일한다는 자부심은 총수일가의 전횡에 처참하게 부서졌다. 김 위원장은 조양호 회장이 임직원을 다루는 스타일이 관리자들에 투영된다비윤리적 경영을 자제하도록 견제하는 게 노조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노동권이 잘 보장된 사회에서는 노동조합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사례가 많다. 이사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하는 독일 같은 곳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총수가 기침만 해도 회사가 뒤집어진다.

 

이런 경우 단체협약 체결과 쟁의행위를 통해 노사 간 힘의 균형을 맞추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대한항공처럼 행의행위에 참여하지 못하는 조합원의 비율을 법령을 통해 70~80%로 정한 필수공익사업장노동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조종사노조가 이번 주주총회에 사활을 건 까닭이다.

 

현재 조종사노조와 박창진 사무장이 이끌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는 민변, 참여연대 등과 함께 조양호 회장의 연임을 막기 위한 주주행동에 나섰다. 조종사노조는 6800여 주를 가진 대한항공 주주다. 김성기 위원장은 주주행동이 활성화되면 결실을 못 거두더라도 의미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성기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위원장.     © 성상영 기자

 

하지만 그마저도 녹록치 않은 모양이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을 사수하기 위한 회사의 움직임 또한 활발하다. 김 위원장은 주식을 가진 직원들에게 연임 찬성의결권을 행사하라는 회사의 압박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사측 관리자가 보낸)카카오톡 메시지를 찍어서 제보한 조합원도 있다고 귀띔했다.

 

현 시점에서는 그야말로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아직은 그의 희망사항이지만, 조양호 회장 연임 저지에 성공했을 때 누가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경영하는 게 좋을지 섣부른 질문을 던졌다.

 

조양호 회장의 반대편에 선 많은 이들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염두에 둔 듯하지만 내부자인 김 위원장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김성기 위원장은 조양호 회장이 들어와서도, 그의 대리인이 들어와서도 안 된다면서도 전문경영인 체제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임직원을 대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전문경영인은 단기 실적을 위해 사람을 자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대한항공의 조직과 시스템, 면면을 잘 아는 검증된 사람이 경영을 맡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마지막으로 주총 이후에 대해 물었다. 김 위원장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때로는 점잖게 여론에 하소연하기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머리띠 매고 나가는 것 아니겠느냐며 웃음을 보였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관련기사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ins_news3/ins_mobile/data/ins_skin/l/news_view.php on line 79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문화저널2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