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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죄면 다 죄일 거냐고 / 박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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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선
기사입력 2019-04-08

죄면 다 죄일 거냐고

 

봄 아니 것들마저 죄 봄이 되는 봄에

 

담장 안팎 꽃가지가 곁눈질을 하다 말고

 

죄면 다죄일 거냐고 종주먹을 댄다

 

언 몸의 빗장쇠를 꽃 앞에 풀어놓고

 

길섶에 주저앉아 깃 다듬는 봄볕인들

 

종없이 나 너 기다린 그 세월만 하랴

 

# "곁눈질(out of the corner of one's eye)"은 여자도 남자도 하는 행위이건만, 왜 유독 남자가 곁눈질을 하다 더 쉽게 들키는 걸까?  여자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어서 머리를 돌리지 않고도 더 많이 볼 수 있지만, 남자는 여자에 비해 터널 같은 좁은 시야를 가졌기 때문에 곁눈질 할 때에도 머리를 돌려야만 볼 수 있다. 

 

"곁눈질“은 정말 죄가 되기도 할까. 비트제네레이션(beat generation)의 선두주자였던 제임스 딘(1931-1955)의 우수어린 표정, 청바지와 모터싸이클, 찡그린 듯한 매력적인 곁눈질은 한때 젊은이들이 따라하고 싶어 했던 아이콘이기도 했었다. “담장 안팎 꽃가지가 곁눈질을 하다 말고//죄면 다죄일 거냐고” 따지는 시인의 전언 속에 “곁눈질”은 그리 반듯한 행위만은 아니라는 의식이 깔려 있는 듯하다.   

 

“곁눈질”에도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을 수 있다. 공공장소에서 모르는 여성을 힐끔힐끔 곁눈질하여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면, 그건 분명 옳지 않을 뿐 아니라 “죄가 될”수도 있다. 그러나 학문과 기술, 산업, 과학, 의술, 우주 공학, IT나 광고 같은 분야들은 경계를 허물고 서로서로 “곁눈질”을 통하여 융복합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수도 있다. “봄 아니 것들마저 죄 봄이 되는 봄에” “언 몸의 빗장쇠를 꽃 앞에 풀어놓고” 얼어있던 몸도 마음도 봄을 맞아들이는 곁눈질은 어느 쪽일까?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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