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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사는 대한민국] 핵가족 앞지른 ‘양성자가족’… 비자발적 독신 ‘위험 신호’

IMF 이후 1인 가구 급증, 너무 빠른 ‘데드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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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2019-04-08

30% 돌파 눈앞 나 혼자 산다전성시대

한때 표준이던 4인 가구 비중, 18% 미만

양성자가족이 주류… 화려한 싱글일까

독신기간 길수록 격리됐다는 불안 가중

 

우리나라 1인 가구의 비중이 30%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으레 표준으로 여기던 4인 가구는 주류의 자리에서 밀려났다. 부부와 미혼 자녀로 이루어진 핵가족대신 오직 1인의 양성자가족이 대세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의 가장 최신 데이터를 보면, 2017년 우리나라 전체 가구수는 19674천여 가구다. 이 중 1인 가구는 5619천 가구로 가장 많다. 무려 28.6%나 된다. 반면 4인 가구는 3474천 가구로 17.7%에 불과하다. 2인 가구(526)3인 가구(4179)보다도 적다. 조부모와 같이 사는 대가족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4인 가구 몰락의 시발점은 2000년 무렵이다. 4인 가구의 숫자는 산업화와 도시화의 영향으로 급격하게 증가하다 2000년도에 4447천 가구로 정점을 찍었다. 이때만 해도 4인 가구는 독보적인 정상적가족형태였고, 1인 가구는 감히 그 지위를 넘보지 못했다. 독신은 일시적 과정이거나 비정상적으로 간주됐다.

 

1인 가구의 수가 4인 가구를 넘어선 때는 2010년이다. 2000년을 기점으로 1·2인 가구의 급증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다. 19804.8%에 불과하던 1인 가구 비중이 6배로 뛰기까지는 30년이 채 안 걸렸다.

 

 

문제는, 1인 가구와 4인 가구의 역전 현상이 골든크로스인지 데드크로스인지다. 시점 상 변곡점은 IMF 외환위기에 맞닿아있다. 초고속 성장의 마법이 끝난 뒤에 불어 닥친 국가부도 사태는 더 이상 쪼개지지 않을 거라고 봤던 핵가족(nuclear family)마저 분열시키고 말았다.

 

변미리 서울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은 2015년 논문을 통해 우리 사회의 1인 가구 증가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젊은 세대의 결혼관 변화에 따른 비혼과 만혼의 증가, 한국의 교육환경에 기인한 기러기 가족 증가, 이혼·별거 등 경제적 빈곤함에 기인한 가족 해체, 고령화 진전에 따른 노인 독신가구의 증가를 언급했다. 1인 가구 증가는 자발적이라기보다는 비자발적 요인이 강하다는 얘기다.

 

변 센터장은 비자발적 독신가구를 빈곤사회적 고립이라는 부정적 키워드와 연관 지었다.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 변 센터장은 비자발적 1인 가구로서의 청년, 여성, 장년층, 노인 등은 일차적으로 경제적 자립도가 낮다면서 혼자 사는 기간이 길수록 직업과 소득 불안정성이 심화될 뿐 아니라 사회로부터 격리됐다는 불안감이 가중된다고 진단했다.

 

양성자가족은 불안함 속에 욜로라는 이름으로 집이나 자동차 같은 큰 것을 포기하되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갈구한다. 집밥의 자리는 편의점 도시락과 배달 음식이 꿰찼고, 혼자서 원룸·고시원에 앉아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소비하는 게 여가인 시대가 됐다. 미디어에서 화려하게 비추던, 나 혼자 산다는 연예인이 곱창을 맛있게 먹는 모습은 그야말로 연출에 다름 아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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