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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의자 / 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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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선
기사입력 2019-04-15

의자

 

의자 하나 끌고 가려다

의자에 끌려 다닌다

 

엉덩이 하나 제대로 걸칠 수 없는

이 작은 의자

 

평생 마음 편히 앉아 보지 못한 채

내가 끌려가는 이 의자

 

# ‘내가 왜 이 의자에 앉게 되었지?’ ‘왜 그렇게 막말을 했을까?’ ‘막무가내로 떼를 쓰다니’.... 생각하는 의자( Thinking Chair)에 앉아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행동수정은 타임아웃(time out) 기법중 하나다. 막무가내로 떼를 쓰거나 감정조절이 안되어 충동적인 행동과 막말을 쏟아내는 행동장애 아동의 행동을 중단시키고, 다른 자극이나 영향이 미치지 않는 장소로 격리시켜 아동 스스로 진정하고 반성하도록 하는 의자이다. 이 기법은 ‘안돼’, ‘싫어’라는 말의 뜻을 이해하고 스스로 사용할 줄 알게 되는 두 살 이후의 아동에게 효과가 있는 기법이다. ‘생각하는 의자’가 내면화 되면, 성인이 되어서도 같은 상황에 부딪치게 되었을 때, 냉철하고 이성적인 행동으로 자신을 통찰할 수 있게 된다.  

 

특정 “의자”가 권력의 상징이 되면서, 거대한 조직 내에서 “의자”를 차지한 자의 갑질이나 횡포가 ‘생각하는 의자’에 앉혀야 할 정도로 행동장애를 보이고 있는 경우가 종종 신문 사회면을 장식한다.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의자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 의자에 걸 맞는 전문성은 이론만이 아니라  바닥에서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현장훈련도 익혀야 한다. 경력은 이력서에나 쓰는 칸 메우기가 아니다. 또한 그 의자에 앉아서 세상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조망능력도 키워야 한다.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면 인간적인 ‘리더쉽’일 것이다. 존경심은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사랑과 믿음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의자 하나 끌고 가려다/의자에 끌려 다”니는 사람들이 포토라인에 서서 곤욕을 치르는 걸 볼 때마다, ‘생각하는 의자’부터 앉는 연습과 내면화 된 훈련이 선행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곤 한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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