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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피자의 몰락에서 본 ‘신뢰’의 무서움

또 상장폐지 위기…오너일가 경영퇴진에도 소비자들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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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2019-05-10

또 상장폐지 위기…오너일가 경영퇴진에도 소비자들 냉담

4년 연속 영업손실 회복 가능성 희박…각종 노력 ‘무용지물’

오너리스크는 사실상 회복 불가능, 사전예방 위해 자격검증 거쳐야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또다시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횡령‧배임‧갑질로 여론의 뭇매를 한몸에 받은 정우현 전 회장과 오너일가가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긴했지만, 한번 잃어버린 시장의 신뢰는 회복되지 않았다. 끝내 MP그룹은 4년 연속 영업손실이라는 문제를 해소하지 못했다. 

 

오너리스크가 불러온 파장이 한때 ‘피자신화’를 썼던 회사를 붕괴시키기 까지 이르면서 한번 떨어진 이미지를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업계에 자리 잡히는 모양새다. 결국 자본의 지배를 받는 시장경제 역시도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MP그룹의 몰락은 신뢰의 몰락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겠다.  

 

▲ 시장에서 신뢰는 중요하다. 오너리스크가 불러온 실적 저하가 쉽게 개선되지 않는 것 역시 신뢰의 몰락에서 온다고 볼 수 있다. (사진=image stock / 자료사진)  

 

앞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9일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하고, MP그룹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했다. MP그룹이 제출했던 계선 계획 이행내역서를 받고 심사를 진행한 끝에 나온 결정이어서 사실상 한국거래소가 MP그룹의 노력이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MP그룹은 김흥연 대표이사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MP그룹은 지난 2017년 9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들어간 뒤 지금까지 상장유지를 위해 다방면의 개선안을 빠짐없이 실천해 왔다”며 즉각 이의신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MP그룹은 앞서 갑질 및 횡령‧배임 혐의를 받았던 정우현 회장과 함께 오너일가 전원을 사임 또는 사직처리하고 이들이 더 이상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경영포기 확약서’까지 받아냈다. 

 

사업적인 면에서도 2018년 하반기부터 매장 재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직영점을 중심으로 매장수를 늘리는 등 실적개선을 위한 노력을 경주했다.

 

하지만 이같은 MP그룹의 노력에도 정작 실적개선에 힘이 돼줄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다른 프리미엄 피자 브랜드도 많은데 굳이 갑질에 경비원 폭행, 치즈 통행세 등의 논란을 빚은 미스터피자를 먹을 이유는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반응이다.

 

소비 트렌드가 갈수록 ‘착한 소비’를 선호하는 형태로 가는 분위기 속에서 미스터피자를 소비한다는 것은 착한 소비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인식이 아직 팽배해 당분간 미스터피자의 실적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미스터피자가 갖고 있는 특성 자체가 현재 소비자들이 원하는 프리미엄 피자의 가치와는 다소 멀다는 지적도 받는다. 

 

현재 프리미엄 피자 브랜드 평판 1위를 달리는 도미노피자의 경우, 배달 전문 브랜드로 출발해 매장운영에 돈을 쏟기보다는 제품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해왔다. 그 덕분에 ‘가성비’ 측면에서 가장 괜찮은 프리미엄 피자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됐고 이것이 실적 증대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그에 반해 미스터피자나 피자헛은 배달보다 매장을 방문해서 먹는 피자를 컨셉으로 하고 있어 집에서 편하게 음식을 먹으려는 최근 소비자들의 성향과도 맞지 않는 상황이다. 피자라는 음식이 생소했던 과거에야 매장을 찾아가서 프리미엄 피자를 먹어볼만도 했지만, 이미 피자가 보편화된 상황에서는 굳이 매장으로까지 가서 먹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 때문인지 지난달 공개된 연간 사업보고서에서 MP그룹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물론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의 검토보고서를 통해 감사의견 적정 판단을 받아내고 평균매출이 15~20%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긴 했지만 4년 연속 영업손실이라는 성적표는 향후 실적개선을 기대하긴 다소 어렵다는 평가를 불러왔다. 

 

▲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이 MP그룹 본사에서 '갑질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을 당시의 모습.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미스터피자의 몰락에는 시장환경의 변화 등 각종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있긴 하지만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역시나 ‘오너리스크’였다. 

 

정우현 전 회장 일가가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난 상황이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서 ‘미스터피자=갑질’이라는 공식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너리스크가 한번 터지면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이 때문이다. 더욱이 식품업체 특성상 이미지로 먹고 살기 때문에 오너리스크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결국 필요한 것은 ‘자격 검증’이다. 최근 오너리스크가 발생하면 가맹점주들이 본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오너리스크 방지법(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지만 점주가 매출 손해를 입증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고 손해가 오너리스크에 의한 것인지 입증하기 어려워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오너 자체에 문제는 없는지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전문경영인을 두도록 강제하는 등 오너리스크로 인한 손실을 막을 보완책이 필요하다.

 

미스터피자의 몰락은 시장에 큰 교훈을 남겼다. 오너리스크 문제는 ‘회복’보다 ‘방지’에 초점을 둬야한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디라’는 말처럼 오너에 대한 냉혹한 검증 없이는 오너리스크를 막을 수 없다. 소비자들의 신뢰로 돈을 버는 사업이라면 검증은 더더욱 필요하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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