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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명작의 향기]⑤ 김종학, ‘설악의 꽃’

한국 현대미술을 지탱하고 있는 ‘설악산의 화가’ 김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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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국
기사입력 2019-05-12

[편집자 주] 신라시대 대 유학자 최치원의 애국·애민사상과 철학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동시에 각종 전시와 공연, 강연, 웨딩 등 다양한 공익적 행사를 진행하게 될  ‘최치원아트홀’의 개관에 즈음하여 △남관 △전혁림 △김흥수 △임직순 △김종학 △이숙자 등 거장들의 명작이 특별 전시된다. 전시 작품들은 모두 한국회화사에 기록되어질 귀한 작품들로서 깊은 감동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 현대미술을 지탱하고 있는 ‘설악산의 화가’ 김종학(1937∼   )

 

'설악의 화가'라 불리는 김종학은 1937년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출생해 1962년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김창열·박서보·윤명로 등과 함께 전후 앙포르멜 계열의 영향을 받은 ‘악뛰엘(Actuel)’을 창립해 활동했으나, 1979년 돌연 설악산으로 들어가 '추상에 기초를 둔 구상'으로 설악의 사계와  꽃을 주로 그리기 시작하면서 '설악의 화가' '꽃의 화가'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당시는 대부분 동료들이 추상미술과 개념미술로 향하는 등, ‘모더니즘’을 표방하는 추상미술이 대세였으나 김종학은 이에 개의치 않고 설악산에서 묵묵히 자신만의 회화세계 구축에 노력한 결과, 생존 작가 중 인지도가 매우 높은 인기작가로 부각되어 한국 현대미술을 지탱하는 중핵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1979년 가정불화를 겪는 등 삶의 벼랑 끝에 서 있었던 그가 갑자기 서울을 떠나 설악산으로 들어간 후,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설악의 추운 겨울을 지내고 생명의 축제를 벌이는 야생화들이었다. 삶의 벼랑 끝에 서 있기에 더욱 살고 싶었을 그에게 겨울을 이긴 봄꽃이 그의 눈과 마음을 확 사로잡았던 것이다.

 

이런 시련극복과 상처치유 과정에서 설악산 사계절과 꽃 그림들이 탄생했다. 그의 붓끝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열정과 에너지는 ‘생명력’의 상징인 꽃과 곤충들이 어우러지면서 꿈틀거리고 용솟음치는 ‘살아있음의 환희’를 뿜어냈다. 추상에서 구상으로의 전환이자 위대한 작가의 탄생이었다.

 

김종학의 설악의 사계와 꽃 그림들은 미술애호인을 열광시켰다. 설악산에서의 수행은 무명의 작가에서 그림 값이 가장 비싼, 혹은 그림이 가장 잘 팔리는 인기화가로 변신과 함께 한국미술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게 하고 있다.

 

생명력이 영원하기를 갈망하는 ‘설악의 꽃’

 

▲ 김종학의 작품 ‘설악의 꽃’, 1630×1300mm(가로×세로), oil on canvas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설악의 작가 김종학은 주로 자연과 가득 핀 꽃들,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각종 나비·거미·무당벌레 등 다양한 생명체들의 기운을 고스란히 옮겨 담듯 생명력 넘치는 자연의 장면들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물성언어로 연출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작품에 입체감을 불어 넣으면서 꽃과 벌레들이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의 모습임을 보여주기 위해 수시로 실제적 상황이 아닌 의식적 상황을 캔버스에 쏟아 내고 있다. 

 

즉, 설악산과 꽃들을 주제로 한 김종학의 작품들은 스케치에 근거한 실제적 상황이 아니라, 설악산과 사물들을 한참 바라보고 또 바라보면서 머리에 담아 두었다가 의식의 방향에 따라 한 번에 쏟아 내거나 풀어내는 독특한 방식으로 사물들을 형상시키고 있는 것이다.

 

가슴속에 남아 있는 이미지에 자신의 생각을 가공해 형상화 시킨 것이 설악과 꽃들의 작품들인 것이다. 이런 의식의 절차 등으로 인해 실제와 상관없이 검정나비가 나오는 것이 있고 새들이 나는 것들이 있으나, 생명갈구 의식에 따라 시시각각 그 색과 형태가 변용되어 각자의 생명성을 유지케 하고 있는 것이다.

 

설악의 모습과 그 안에 숨 쉬고 있는 꽃들과 새, 나비 등 각종 생명체들이 살아 꿈틀거리면서 ‘살아있음의 대한 환희’를 갈망하고 있고, 생명율의 법칙에 따라 유기적으로 조응하면서 원초적인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최치원 아트홀’개관에 즈음해 전시되는 김종학의 백화만발한 ‘설악의 꽃’은 인동의 세월을 견뎌 낸 후 생명의 축제를 벌이는 야생화 및 가지·사과·나비·벌레 등 갖가지 설악의 사물들로서, 모든 오브제들의 생명력이 영원하기를 갈망하는 작가의 의지가 함축적, 은유적으로 표현돼 있다. 나아가 각 생명체들은 모세혈관처럼 촘촘히 얽혀 있어 보는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으며 영감의 향연을 연출하고 있다.

 

최병국

문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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