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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종점 향하는 이해찬-양정철 ‘파워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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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국 기자
기사입력 2019-08-16

지난 5월 14일 더불어민주당의 씽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으로 취임한 양정철 원장은 이후 거침없는 행보로 당 대표급 파워를 과시했다. 이해찬 대표는 양 원장을 견제하기 위해 대규모 특보단 구성 및 인재영입위원장을 직접 맡기로 하는 등 양 인간에 신경전을 벌여왔다. 

 

이후 양 원장은 ‘한일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보고서 유출 파문 및 여론조사업체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의 유착 의혹 제기 등으로 치명상을 당했다. 당내 권력이 급격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리고 있다. 내막을 살펴본다.

 

▲ 이해찬 대표 (사진=문화저널21 DB) / 양정철 원장 (사진=국회기자단(가칭) 원명국 기자)

 

‘한일갈등 여론동향 보고’

유출 파문의 진원지 둘러싼 갈등 심화

 

기세등등하게 활약하던 양정철 원장의 행보가 ‘한일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보고서 작성·유출 파문 및 여론조사업체와의 관계 의혹 제기 등으로 급제동 걸렸다. 여기에 ‘동향보고서’ 파문으로 양 원장이 이 대표로부터 주의를 받았다는 기사까지 등장해 더욱 스타일을 구기게 됐다. 양 원장을 통해 당을 장악하려던 청와대의 구상에 적신호까지 켜졌다. 당내 권력이 이 대표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지난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한·일 갈등이 내년 총선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대외비)를 작성하여 민주당 의원 128명 전원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여론조사기관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였다. 이런 사실이 곧바로 언론에 알려졌다. 그러자 다음날(31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3당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고, 비판의 초점은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에게 향했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순신 장군을 거론했던 것이 실은 민주당 총선 승리를 위한 것이었다"라며 "양정철 원장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즉시 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나라가 망하든 말든, 국민이 살든 죽든 총선만 이기면 된다는 발상이 놀랍다"며 "민주연구원은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했지만 이마저도 무책임함의 연속이다"라고 논평했다. 

 

나아가 김재두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민의 아베 정권에 대한 반일 감정을 내년 총선에서 이용하겠다는 것은 불순하다 못해 아베스럽다"며 "민주당의 정책연구소는 양정철의 사설연구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야권의 이러한 집중적인 비판에 따라 여론이 악화되자, 당내에서조차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에 연구원 측은 "충분한 내부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내용이 오갔다"며 "당이나 연구원의 공식 입장이 아닌 조사 및 분석보고서가 오해를 초래하지 않도록 보다 신중을 기하겠다."라고 해명 겸 사과했다. 직후, 이해찬 대표가 비공개회의에서 양 원장에게 주의하라고 경고했다는 설이 언론 보도를 통해 흘러나왔다.

 

이해찬 대표에게 친문 핵심인 양정철 원장이 고개를 숙인 것은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친문핵심은 양정철을 통해 문재인 당으로 만들라’는 밀지를 내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대통령의 밀명 수행 중 양정철이 대형 사고를 쳐 일을 망쳤다고 보고 있다.

 

양정철은 청와대 비서관 등 친문 핵심 40~50명을 입성시켜 문재인 당으로 만들어야 하는 임무가 있다. 문재인 당으로 만들기 위한 병참기지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역의원 다수의 탈락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반면, 이 대표는 오히려 이를 막으면서 세력을 강화하려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교차점에서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 원장이 보고서 작성 및 유출이라는 대형 사고를 쳐 이해찬 독주체제를 만들어준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양 원장의 보고서 유출 파문은 이 대표의 질주 상황을 만들었다. 이 대표가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직은 맡는 것은 물론 별도의 인재영입위원들을 두지 않고, 대표실에서 직접 관장을 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이 대표의 영향력은 한 층 커질 것으로 보이며, 이런 영향력 확대를 제어한 현실적 방안도 마땅치 않다.

 

이런 상황변경에 대하여 청와대와 양정철 원장 측은 이 대표 측근에서 보고서를 흘려 양 원장을 곤경에 빠뜨렸다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으나, 물증이 없어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끙끙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펄펄 뛰면서 “이 대표가 그렇게 야비한 사람은 절대 아니다. 문 대통령 성공만을 바라고 있다”면서 의혹 불식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민주연구원과 여론조사업체(KSOI)

커넥션 의혹까지 번지고 있어

 

‘한일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는 민주연구원이 작성했다. 보고서에는 “최근 한일갈등에 관한 대응은 총선에 강한 영향을 미칠 것. 역사문제와 경제문제를 분리한 원칙적인 대응이 중요”라고 분석했고, 세부 자료로는 △수출규제로 야기된 한일갈등 총선효과 △자유한국당에 대한 친일비판의 지지율 효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찬반 등이 포함됐다. 여론조사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맡겨졌다.

 

여론조사를 담당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2003년 설립되었고, 2004년 노무현 정권의 친위조직이자 열린우리당의 하부조직 같은 성격을 띤 곳으로, 조작성 여론조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아 온 업체다.

 

양정철 원장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소문상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운영하는 태양광, 에너지 회사인 케이에스케이 법인사무실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주소지가 같은 것으로 일부 언론에 확인되어 민주연구원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유착설 의혹의 근거를 제공하기도 했다. 

 

양정철 원장과 소문상 전 비서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했고, 문 대통령 선거캠프에서도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캠프에서 양인은 부실장과 정무 팀장으로 호흡을 맞췄으며, 노무현 재단에서도 같이 일하는 등, 매우 절친한 사이다. 이런 연유로 양정철 원장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크고 작은 프로젝트(여론조사 등)를 밀어주었다는 설이 번지고 있다.

 

양 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상당 기간 해외 체류하다, 지난 5월 14일 민주연구원장에 취임하면서 정치권으로 돌아와 의욕적인 활동을 하면서 정치권을 술렁이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 파문 및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의 유착 의혹으로 정치적 곤경에 처해 졌다.

 

양 원장으로서는 내년 총선에서 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초순 ‘경제정책 네트워크’ 구축하기도 했다. 이는 인재영입을 통한 세력구축이란 양 원장의 정치적 마지노선이다.

 

양정철 원장, 정치적으로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

 

양 원장 앞에 놓인 ‘한일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 파문 및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의 유착 의혹이 무거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양 원장 및 청와대의 의혹대로 양 원장이 노회한 달관의 정치인 이해찬 대표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특히 여론조사 업체와의 유혹설은 전혀 근거 없는 인격살인의 억울함일 수도 있다.

 

사실 이해찬 대표와 양 원장의 정치 싸움은 냉철하고, 노회한 정치 9단 이해찬 對 열정적 정치 초년병과 싸움으로 골리앗과 다윗의 결투에 빗댈 수 있다.

 

양 원장은 지난 미국 방문에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햄리 소장과 대담 및 방송사 워싱턴 특파원과 인터뷰를 통해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까지 했던 국민입니다. 우리 국민의 애국심을 얕보는 나라가 있다면 굉장히 낭패를 본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국익 앞에서 초당적으로 함께 대처해야 할 엄중한 시점”이라고 발언하는 등, 과도한 행보를 보였다는 지적도 받았다.

 

아직도 문재인 대통령은 양 원장의 헌신과 고초를 안타까워하면서 신임을 거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되풀이되는 실수들이 더는 용인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장과 사적 모임 노출, 과도한 행보 노출, ‘한일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 파문 및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의 유착 의혹 제기 등등, 모든 사안은 보안 관념의 부족에서 비롯됐다.

 

양정철 원장 인재추천, 이해찬 대표 승인이란 구도는 이미 깨져 버렸다. 이해찬 대표의 견제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이며, 양 원장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또 다른 관심사다. 세력구축의 마지막 장에서 양 원장이 이 대표를 상대로 어떻게 기사회생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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