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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파업, 서울9호선 2·3단계 “우린 농락 당했다”

신상환 서울메트로9호선지부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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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2019-10-08

서울지하철 9호선 2·3단계 구간 7~9일 파업

이름도 생소한 사내기업위탁방식 못 버려

같은 정규직인데 임금 차별, 휴게시설도 無

“9호선 운영부문 없애고 위탁 악순환 끊어야

 

지옥철서울지하철 9호선이 또 말썽이다. 올해 초 1단계 구간(개화~신논현) 운영사 노조가 파업을 하더니 이번에는 2·3단계(언주~중앙보훈병원)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문제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서울메트로9호선지부(지부장 신상환)는 올해 임금 및 단체교섭 결렬에 따라 지난 7일부터 오는 9일까지 사흘간 파업 중이다.

 

서울지하철 9호선이 매번 조용하지 못한 사정은 이제는 익히 알려져 있다. 서울시 도시철도 최초로 민간위탁 방식이 도입됐다는 점이다.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1~8호선과 달리 9호선은 위탁 형태로 운영됐거나(1단계) 운영되고 있다(2·3단계). 그나마 1단계 구간은 노조와 시민사회의 끈질긴 요구로 프랑스계 회사를 축출하고 사업 시행자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식회사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겉모습만 보면 이번에 논란이 된 2·3단계 구간도 서울교통공사 직영이다. 그러나 신상환 지부장은 껍데기만 서울교통공사라고 잘라 말했다. 노조의 시민 선전전이 진행된 8일 서울지하철 9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그를 만나 파업의 변을 들어보았다.

 

▲ 서울지하철 9호선 2·3단계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9호선 운영부문 노조(공공운수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의 파업 이틀째인 8일 서울 송파구 종합운동장역 9번 출구 앞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다.  © 성상영 기자

 

- 노조가 파업을 하는데 열차가 100% 운영되고 있다. 어떻게 가능한가?

 

비조합원과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이 투입되고 있다. 그리고 노사가 필수유지업무 비율을 협의하도록 돼 있어서 운행률을 출근시간에 100%, 퇴근시간에 80%, 평시에는 60%로 맞추고 있다. 그마저도 옛 서울메트로 퇴직 기관사 8명을 대체인력으로 뽑았다. 이 분들은 올해 11단계 구간 파업 때도 들어갔다. 노조의 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다. 기관사가 아닌 직렬은 당장 티가 안 나겠지만, 끝내 교섭이 이뤄지지 않고 파업이 길어지면 운행률이 떨어질 거라 본다.

 

- 회사 측과의 교섭 상황을 말해 달라.

 

5월부터 어제까지 총 16번 진행됐다. 실무교섭 10, 본교섭 6번이다. 최근 상황을 보면, 어제 교섭에서 사측의 입장이 조금 바뀐 느낌이다. 저희 요구를 무조건 안 된다고 잘랐는데 태도가 달라졌다. 서울시에서 서울교통공사 측에 원만히 교섭을 마무리하라고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오늘(8)도 사측과 교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 서울지하철 9호선 2·3단계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9호선 운영부문 노조(공공운수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의 파업 이틀째인 8일 서울 송파구 종합운동장역 9번 출구 앞에서 노조 조합원들이 시민 선전전을 위해 조를 편성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 노조는 인력 충원과 위탁방식 폐지를 요구했다. 그 입장엔 변함이 없나?

 

둘 다 중요하다. 지금은 서울교통공사가 직접 운영한다고 하지만, 3년마다 업체가 바뀌도록 돼있어서 고용이 불안하다. 서울교통공사는 위탁 계약을 따낸 것뿐이다.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이 나온다면 합의를 안 할 이유가 없다. 계약기간을 두지 않고 서울교통공사가 쭉 운영하라는 것이다. 어차피 파업은 사흘 동안 진행된다. 그 안에 어떻게든 끝을 봐야 한다.

 

- 서울교통공사는 9호선을 이른바 사내기업(Company In Company, CIC)’로 운영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가 뭔가?

 

작년 11월까지는 서울메트로9호선운영이라는 자회사였다. 자회사를 청산했던 이유가 위탁받은 사업을 재위탁할 수 없다고 명시한 서울시 민간위탁 조례를 위반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CIC라는 걸 만들었다. 결론은 노조를 처음 만들었던 2015년과 2019년이 다른 게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9호선 운영부문으로 떨어져 있고, 인력은 최대한 쥐어짜도록 돼 있어 혼자서 근무하는 역이 대부분이다. 3년마다 서울시의 운영권 입찰에 참여하고, 계약을 체결해야 하기 때문에 그때마다 고용 불안을 넘어 공포에 시달린다. 말했다시피 임금체계도 1~8호선과 다르다.

 

근무환경은 더 열악해서 제대로 된 휴게실도 없다. 그나마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여기(9호선 종합운동장역 직원휴게실)도 원래는 민간위탁에 대비해서 만든 용역업체용 공간이다. 9호선 2·3단계 구간 13개 역사 어디에도 이만한 공간이 없다. 말만 서울교통공사 정규직이다.

 

▲ 지하철 역사의 환기 및 냉난방을 통제하는 공조실 내부에 직원용 샤워실(오른쪽 유리부스)이 설치돼 있다. 시설이 열악한 탓에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 먼지가 시커멓게 앉아있다. (사진제공=공공운수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

 

- 임금인상은 얼마나 요구하고 있나?

 

호봉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1~8호선은 호봉제를 하고 있는데, 우리는 연봉제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 수준으로 임금을 맞춰주겠다고 합의했다. 올해가 되더니 갑자기 예산 얘기를 했다. 연봉제라면 매년 연봉 계약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다. 입사한 지 5년 된 직원하고 60세가 넘어 퇴직하고 업무직으로 전환된 직원과 월급이 똑같다. 연봉제의 취지를 애초에 살리지 못했는데 계속 유지할 필요가 없다.

 

일단 서울교통공사 7급 사원보다 저희 사원 직급의 연봉이 15% 정도 낮다. 그래서 이걸 맞춰달라고 하니까 서울교통공사 직원과 임금이 역전되기 때문에 안 된다고 했다. 회사에서는 7.5%를 던졌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분도 포함시키고, 1.5% ()인상분도 포함시켰다. 작년 임금협상에서 임금인상률을 5%로 하되 예산 때문에 3.5%만 우선 올리고 1.5%는 올해 초에 올렸다. 이걸 올해 임금인상률에 넣자는 거다. 결국은 실제로 회사가 제시한 1.3%밖에 안 된다. 그럴 거면 차라리 호봉제를 하자는 얘기다.

 

▲ 서울지하철 9호선 2·3단계 구간인 송파나루역의 고객안전실. 유리벽에 서울교통공사 CI가 선명하게 찍혀 있다.  © 성상영 기자

 

- 일부에서는 서울교통공사 정규직이 되고 싶으면 제대로 시험 쳐서 입사하라는 반응이다. 마지막으로 팩트체크를 하자면?

 

뉴스가 잘못 나간 게 저희를 비정규직으로 알고 있다. 저희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요구한 것은 보안요원 4명에 대한 이야기다. 이 분들이 내년 3월에 계약이 끝나는데 사측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빨리 정규직으로 전환해서 사람을 더 뽑아야 한다. 우리는 서울교통공사 정규직이다. 모든 직원이 정당하게 시험 쳐서 입사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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