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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회창의 오른팔 이채관 “지금 보수는 정치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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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2019-10-18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통합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정치권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대안도, 동력도 없다’는 자조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의 뼈가 굵은 이들은 ‘어른’을 찾아가 고견을 듣는 것이 해법 중 하나라고 말하지만 이미 3金(김영삼‧김대중‧김종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후 원로로 불리는 어른들을 찾기 힘들어지면서 상황은 점차 극으로 치닫고 있다.

 

보수진영의 대표 어른으로 꼽히는 이회창 총재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는 가운데, 한때 이회창의 최측근으로서 오른팔 역할을 했던 이채관 전 이회창 총재 정무특별보좌관이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냈다. 

 

그는 우리나라 보수의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을 방관할 수 없다며 과거 함께 활동을 해왔던 중진 의원들과의 교감을 통해 보수의 뿌리를 찾고 나아가 불안해하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회창 총재의 곁에서 정무보좌를 맡고 국회정책연구위원 2급 이사관을 지낸데 이어 지금은 경남대학교 교수이자 자유한국당 정책위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채관 위원을 만나 보수가 나아가야할 방향과 총선에서의 전략 등을 들어봤다. 

 

▲ 이회창 총재의 정무특별보좌관을 맡은데 이어 국회정책연구위원을 거쳐 현재 자유한국당 정책위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이채관 위원. 그는 이번 4월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박영주 기자

 

Q1. 최근 벌어진 조국 사태를 계기로 영남지역 민심이 많이 돌아선 것이 보인다. 실제로 지역민심은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나? 

 

실제로 지역에서 민심을 살펴보면 조국을 통해 자유한국당 결집이 단단하게 이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제가 소속된 경주에서는 지푸라기를 가져다 놔도 당선된다고 할 정도다. 

 

이는 매우 안 좋은 현상이고 국가적으로 볼 때는 사실 더 갈라질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 생겨버린 것이다. 사실 (조국 사태는) 문재인 대통령이 악수를 둔 것이다. 전쟁을 하더라도 하책을 뒀다. 정면돌파하겠다고 밀어붙여서 이렇게 돼버렸으니,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조국 가계를 포함해서도 그렇고 정권 입장에서도 참 그렇다. 

 

전 개인적으로는 이 정권이 성공하길 바랐다. 노무현 정권이 아마추어적인 부분 때문에 오해도 많이 불러 일으켰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경청을 잘하는 분이라 (국정을)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봤는데... 

 

Q2. 조국 사태를 계기로 보수결집도 이뤄지고, 영남지역에서 집권여당을 향한 민심이 많이 돌아선 만큼 자유한국당에게는 유리한 상황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총선이 내년 4월로 반년 가량 남은 상황에서 조국 이슈를 그때까지 끌고 가긴 어렵지 않나. 다른 대안이 있나?

 

사실 상황이 이렇게 돼버리면 보수진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조국을 향했던 칼날이 이제는 보수진영으로 닥쳐올 것이다. 지금 (자유한국당에서는) 패스트트랙 검찰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국민들 입장에서 봤을때는 책임은 안지고 여전히 특권의식을 못 내려놓은 것으로 볼 수가 있다. 결국 검찰의 칼날이 오면 방어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슈를 살펴보면 자유한국당 수뇌부는 경제 분야를 택한 것 같다. 지역에 가더라도 경제문제만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저걸로 국민에게 어필하긴 힘들다. 지역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문재인 정권 나쁘다. 싫다. 그런데 자유한국당 너희는 도대체 뭐하느냐. 조국 끌어내는데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보면 지도부 부터가 무능하다”고 보신다. 결집은 돼있지만 결집이라고 보긴 어렵다. 

 

수도권을 보면 현재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모여있는데도 (자유한국당이) 지지율 20%를 넘기기가 힘들다. 과연 그걸로 내년 총선을 치룰 수 있는지 의문이다. 영남정당으로 남으면 생명력이 얼마나 가겠느냐. 다음 총선 되면 없어질 수밖에 없지 않나. 

 

지도부가 저렇게 다닐 일은 아니다. 지금이 가장 좋은 시점인데도 화두를 끌고 가지 못한다는것은 정치력이 없는 것이라고 본다.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분들이 없다. 보수 원로들을 찾아 의견을 구해야하는데, 원로분들 역시도 먼저 나서지 않으려 하신다. 물론 제가 이회창 총재님을 모셨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정치적인 역할을 하셔야 하지 않겠느냐’고 압박하기도 하고 언론을 통해서 말씀을 주시면 좋겠다고도 했으나, (본인께서는) 아직 시기가 아니라고 보고 계신다. 

 

Q3. 보수진영의 가장 큰 화두는 갈라진 양쪽이 어떻게 대통합하는지다. 혹시 생각한 방향이 있으신가?

 

아직은 좀 이른 듯도 하지만, 보수진영이 조국 관련 사안들을 매개로 해서 통합의 ‘물꼬’를 틀 구심점이 형성돼가는 것 같다. 보수진영의 문제는 (통합이) 이뤄져도 내부에서 항상 시끄럽다는 것이다. 위에서 누가 잡아주지 않으면 또다른 진통이 있을 것이다. 잘못하면 ‘통합해보자. 머리를 맞대보자’는 유승민 의원의 얘기와 달리 오히려 갈라질 가능성도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보수통합 이후의 ‘인적쇄신’이다. 통합이 가능할거냐는 부분에 있어서는 목전에 가면 통합은 이뤄진다고 본다. 내부적으로는 시끄러울 수 있을 것이다. 자유한국당 중심에서 본다면 우리공화당 끌어들이면 바른미래당을 끌어들이기 힘들고, 바른미래당을 끌어오자니 우리공화당이 안 온다. 영남권에서는 현재 지역 언론들이 ‘큰 틀에서는 자유한국당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일단은 보니까 보수통합의 ‘걸림돌’이 외연확장을 위해 가야 하는 부분과 지키고 가는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다. 박근혜 탄핵의 루비콘 강을 건너야 하는데, 그건 누구의 잘잘못을 넘어 역사 속에 넣어둬야하는 부분이다. 현재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 그거다. 

 

(과거 탄핵정국에서의 움직임을) 뭉치고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봐야 하는데. 사실 대의가 반드시 정의롭지는 않지 않느냐. 정의보다는 대의라는 큰 틀을 놓고 서로 탄핵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통합하는게 맞다. 계속해서 전제조건을 달면 또 다르게 비쳐질 수가 있는 만큼 탄핵문제는 이제 던져버렸으면 한다. 

  

Q4. 정치에 입문하는 사람으로서, 정치인은 어때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이번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크게 느낀 것이지만, 국민이 원하는 것 중 하나가 ‘도덕’이다. 국민들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댔다. 이분들이 다 법을 해온 사람들이다 보니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데 왜 안된다고 하느냐”고 말한다. 정치인들의 그릇된 생각이 그거다. 거기서 국민과의 생각이 괴리가 큰 것이다. 

 

정치하겠다고 덤비는 사람의 능력은 사실 백지장 한장 차이다. 정치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이어야 한다. 정치가 국민을 떠나서 할 수 있는게 없지 않나. 

 

두번째 필요한 덕목은 가장 큰 이슈가 되는 ‘소통’이라고 본다. 인간관계나 소통문제다. 적어도 이 두가지는 갖추고 정치판에 나왔으면 한다. 

 

저는 자기 신념이 서 있지 않으면 정치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가 싫어하는 것이 신념이 없는 사람이 정치하는 것과 정치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그런 분들은 정치하면 안 된다. 

 

사실 국회의원을 하던 분들이 관료(장관)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썩 좋게는 생각 안한다. 전문적인 능력이 있다면 데려다 쓸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삼권분립’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정치인들 데려다 장관으로 쓰면서 정치하는데 있어 위기 타계에 써보려고 하는 그런걸 구상하면 안 좋다고 본다. 

 

지금 법조계 출신들이 정치권에 너무 많다. 법을 아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말싸움해서 먹고사는 사람들이고, 분위기를 주도해서 끌어가긴 하는데... 정작 정치적으로는 풀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만 보더라도 황교안 대표 스스로도 법조인이고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법조인이시다. 비서실장 대변인 바꾸랬더니 법조계 계시는 분을 앉힌다. 

 

정치적 여력이 부족하면 정치를 잘하는 정무적 감각이 뛰어난 분을 앉혀놔야 하는데 상당히 아쉽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정치적인 부분을 못 푸니, 한마디로 정치가 없는 상황까지 왔지 않느냐. 

 

Q5. 그렇다면 이번에 출사표를 던지신 입장에서, 정치를 하려는 뚜렷한 이유가 있으신가?

 

정치를 안 하는 변호사·법조인들 입장에서 보면 국민의 어려움이나 고충을 한사람 한사람 구제해줄 수 있지만 정치는 한번에 많은 사람을 구제할 수 있지 않나. 그것에 대한 매력을 느꼈달까? 정치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다보니 조국 얘기를 자꾸 하게 되는데, 물론 조국 전 수석 개인으로 보면 정의로운 부분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국민들이 분노한 것은 너무 이중적 부분들이 있으니까. 그분은 개인적으로 진보라고는 안 보여진다. 말 그대로 진보 껍데기를 쓰고 있는 수구·보수세력이라 보인다. 그런 분들이 개혁하겠다고 하면 누가 받아들이겠나.

 

  © 박영주 기자

 

Q6. 지역구 현안 문제 역시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경주지역에서의 최대 현안은 무엇이고 주민들을 위해 어떤 것들을 구상하고 있나? 

 

일단 경주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한수원 본사가 너무 구석에 치우쳐져 있다. 그때 당시에 의원하시던 분이 자기 고향 쪽으로 하려고 했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던데 경주시민들은 한수원을 한수사(寺)라고, 절이라고 말한다. 정말 요새처럼 돼있는 지역인데, 일반 시민들이 들어가기도 힘들어서 그렇다. 

 

너무 외딴 곳에 넣어두니까 한수원이 들어올 당시에는 지역민들에게 보탬이 될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보탬이 되는 게 없으니까 문제다. 저는 나중에 공약으로 ‘한수원 시내 이전’을 공약으로 내려고 한다. 근무하는 분들도 본사가 시내로 이전하는 것은 좋다고 보고 있다. 

 

경주는 지진이 난 이후에 관광객이 안 오면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조상들이 만들어 놓은 인프라로 먹고 살 수는 없지 않느냐.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경주사람들이 소외감을 많이 느끼고 있는데, 저는 대한민국 정치 중심에 경주를 넣어서 한번 바꿔보려는 생각이 있다. 국회의원을 한번 하더라도 경주에 기반을 만들어 놓고 싶다. 

 

Q7. 사실 한수원은 이제 새 건물이고 거기에 460억원이 들어갔는데, 또 이전한다고 하면 예산낭비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겠는데?

 

저는 한수원을 시내로 이전할 것이다. 기존 한수원 본사에서는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게 있다. 연간 몇십억씩 사회공헌으로 돌려주는 정도는 안 된다고 본다. 거기다가 대규모 리조트를 만들 것이다. 내부 리모델링으로 충분히 가능하고, 대형 물놀이장도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만드려고 한다. 

 

Q8. 이번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된다면 가고 싶은 상임위는 있으신가? 

 

1순위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2순위가 국토위원회다. 

 

먼저 경주는 문화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 경주시장한테 방탄소년단을 데리고 와서 유서 깊은 최고 오래된 장소에서 공연을 해보자고 제안한 적이 있다. 경주는 ‘오래된 미래’라고 표현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롯데그룹이 L타워를 건설한 것처럼 첨성대 모양의 타워를 경주의 랜드마크로 건설하고 싶다. 그야말로 미래와 과거가 공존하는 도시로 만들고 싶다. 

 

경주에 방폐장(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핵폐기물을 처리하고 관리하는 시설)을 유치하고 받은 인센티브 3000억원으로 뭘 할건지 물어보니까 길을 만든다더라. 제가 “정신 나갔습니까. 노망났다는 소리 듣습니다”라고 말했다. 저는 그 돈으로 대형 크루즈 선박을 사라고 했다. 

 

중국-경주-일본으로 이어지는 바닷길을 크루즈가 다닐 수 있도록 하고 경주 감포를 항구처럼 만들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했으면 한다. 경주 감포는 가보면 완전 시골이다. 거기에 항구가 생기면 일자리도 생기고 주민들도 돈을 벌지 않겠나.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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