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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하나를 죽인 ‘연초박’…발암공포 사실로

담뱃잎 찌꺼기 처리한 비료공장, 33명 발암 17명 사망 초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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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2019-11-14

담뱃잎 찌꺼기 처리한 비료공장, 33명 발암 17명 사망 초래해

환경부 조사결과 “공장배출 유해물질과 암발생 간 관련성 있다”

탄력 받는 주민 피해보상, 업체의 ‘모르쇠’ 힘들어질 듯  

 

한 마을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은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의 암 발병 의혹이 정부의 정밀역학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익산시 장점마을에 위치한 금강농산은 모 담배회사로 부터 받은 담뱃잎 찌꺼기 일부를 비료생산에 사용해왔는데, 해당 공장이 들어선 이후 주민 80명 중 33명이 암에 걸리고 17명이 목숨을 잃는 재앙이 발생했다.

 

시민단체들과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위탁 처리된 담뱃잎 찌꺼기 ‘연초박’이 원인이라고 지목해왔지만 연관성을 입증할 연구결과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정부가 결국 정부가 “비료공장이 배출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간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놓으면서 피해보상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사진 속 담배는 기사내용과 관련없는 자료사진 입니다. (사진=image stock / 자료사진)  

 

환경부는 14일 오전 익산시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보고서 최종발표회를 열고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물질이 주민 암 발생에 영향을 줬다”며 이같이 결론 내렸다. 

 

이번 조사는 장점마을 주민들이 지난 2017년 4월17일 인근 비료공장인 금강농산과 관련해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하면서 추진된 것으로, 그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환경안전건강연구소가 조사를 진행한 결과 금강농산이 비료관리법에 의해 퇴비로만 사용해야 할 연초박(담뱃잎찌꺼기)을 불법적으로 유기질 비료 생산 공정인 건조공정에 사용했음을 확인했다. 

 

300℃ 고온으로 연초박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이 배출되는 사실이 확인됐으며, 비료공장 내부와 장점마을 주택 침적먼지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돼 주민에 미친 악영향이 확실히 증명됐다.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이나 PAHs 중 일부물질은 국제암연구소 기준 1군 발암물질로 노출될 경우 폐암‧피부암‧비강암‧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돼있다. 

 

실제로 주민건강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비료공장 금강농산이 장점마을에 들어선 이후 주민 99명 중 22명(2017년 12월31일 기준)에게 암이 발생했고, 이중 14명이 사망했다.장점마을의 전체 암 발병률은 갑상샘을 제외한 모든 암에서 전국 표준인구 집단보다 최소 2배, 최대 25배나 많았다.

 

연구진은 “각각의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으며, 공장이 가동되던 시기에 주민들이 거주했던 기간이 길수록 암 발생률이 높아졌다”며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발생 간에는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에 내린 결론에 대해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확인한 첫 번째 사례”라고 의의를 밝혔다. 

 

앞서 시민단체와 주민들, 정헌율 시장 등은 해당 공장에서 연초박을 처리해온 업체를 찾아가 책임을 촉구해왔지만 업체에서는 관련 법령을 준수해 적법하게 처리했으며 아직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 하지만 이번에 해당 공장과 주민 암발병과의 연관성이 증명되면서 더이상 책임을 외면하긴 힘들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의 비료공장은 2년 전 폐쇄됐지만, 환경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지자체와의 협의하에 주민건강 모니터링 및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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