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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신감 잃은 靑 ‘김진표’로 민심 떠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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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2019-12-03

 ©박영주 기자

11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김진표 총리 유력설’이 보름 넘게 이어지고 있다. 

 

10월 말부터 꾸준히 가능성이 점쳐진데 이어 11월로 접어들면서 정부여당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김진표가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심심찮게 흘러 나왔다. 11월 말이 지나면서는 청와대가 발표만 안했을 뿐, 이미 김진표로 낙점됐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김진표 총리 유력설을 꺼내든 청와대의 모습은 지금까지와는 명백히 다른 모습이다. 임기초기부터 상징성을 앞세워 파격인사를 추진해온 청와대가 정통 경제관료로 분류되는 김진표 의원을 차기 총리에 낙점한 것은 ‘혁신’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둔 모양새다. 

 

인사를 발표하는 스타일 역시도 다르다. 지금까지는 파격인사에 걸맞게 전격발표 형식으로 진행됐다면, 이번에는 김진표 총리설이 정부여당 관계자들을 통해 흘러나오고 들끓는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는 일종의 ‘떠보기 인사’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청와대는 법무부장관에 조국 전 민정수석을 파격적으로 지명했다가 각종 논란으로 역풍을 맞고 지지율 하락까지 초래했다. 그 후폭풍이 현재까지 진행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파격인사를 단행하기는 다소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 선 모양새다.   

 

임기 하반기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가 혁신보다는 안정을, 파격보다는 유지를 택하며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움직이고는 있지만 김진표 총리 유력설과 관련해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 시민단체에서는 김 의원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하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실제로 참여연대는 2일 논평을 통해 김 의원이 과거 종교인 과세를 유예시키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전력이 있는데다가 경제정책 면에서도 법인세 인하 등 친기업 정책을 펴고 부동산 경기 부양책 추진으로 참여정부 시절 집값폭등을 초래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진행형인 ‘론스타 사태’와 관련해서도 당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었던 김 의원이 수출입은행의 공식입장이 있기도 전에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매각 관련 정보를 흘리면서 금융질서를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물론 종교투명성센터에서도 ‘차기 국무총리는 경제구조 개혁과 국민 통합에 적합한 인사가 되어야 한다’, ‘김진표의 총리 지명을 반대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며 강경한 반응을 보이는 모습이다. 

 

조국 사태로 자신감에 상처를 입은 청와대가 김진표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것이 기회가 될지 ‘악수(惡手)’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당시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일했던 김진표 의원의 능력을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직접 지켜봤을 뿐만 아니라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야당과 합을 맞춰가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김진표 카드로 ‘국회 달래기’에 나선다는 구상이겠지만, 노무현 정부 당시의 김진표가 또다시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앉는 모습은 식상함만을 안겨준다. 결국 그 나물에 그 밥,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아냥 뒤로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이자 아이덴티티인 혁신과 상징은 확실히 빛이 바랬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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