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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깃발법’ 타령만 하는 ‘타다’ 계속 탈까 말까

여객자동차법 개정안 통과,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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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2019-12-09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지난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어 6일 국토교통위 전체회의 문턱도 넘었다. 국회 본회의가 열린다면 법안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타다의 운명은 갈림길에 서게 됐다.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이다. 정부가 7월 발표했던 혁신성장과 상생 발전을 위한 택시 제도 개편방안’(택시-플랫폼 상생안)의 내용을 법제화한 내용이 주다. 타다가 법망을 피해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한 택시 영업을 못 하도록 했다.

 

▲ 쏘카의 자회사 (주)VCNC가 운영하는 운송 서비스 '타다'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이재웅 쏘카 대표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국토교통위를 통과하자 울분을 토했다. 이 대표는 6일 법안 의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정 법안의 논의에는 국민 편의나 신산업에 대한 고려는 없이 택시산업의 이익 보호만 고려됐다면서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들에게 유감을 표했다.

 

정부는 물론 정치권과 입씨름을 벌여온 그는 이번 개정안을 붉은 깃발법이라고 했다. 붉은 깃발법(Red Fleg Act)19세기 후반 영국에서 마차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 운행을 규제하는 법령이었다. 자동차는 도심에서 최고시속 2마일(3.2km)로 달려야 하고, 마차가 붉은 깃발을 꽂고 달리면 그 뒤를 따라가야만 했다.

 

◇ 타다에 유사 택시철퇴 제도권 들어와라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을 붉은 깃발법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다. 이 법이 타다의 영업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법 테두리를 만들고 그 안에서 운행을 하라는 얘기다. 도로교통법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가 차를 못 판다고 하지는 않는다.

 

쏘카의 자회사인 브이씨엔씨(VCNC)가 운영하는 타다는 운전자가 딸린 차량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영업한다. 하지만 승객이 원하는 지점과 지점 사이를 태워주고 요금을 받는다는 서비스의 본질은 택시와 같다. 이 때문에 유사 택시라는 비판을 받았다. (관련기사 참조) 쏘카와 VCNC 측은 운전자가 딸린 승합차를 빌려주는 것이지 택시와는 다르다고 주장해 왔다.

 

여객자동차법은 사업 면허를 받지 않고 유상으로 승객을 운송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령을 통해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임차하는 경우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했다. 타다는 이 점을 비집고 들어왔다.

 

법 취지를 고려하면 타다는 유사 택시가 맞다는 게 국회의 판단이다. 여객자동차법에 예외조항을 뒀던 이유는 차량을 빌린 사람이 사정상 직접 운전할 수 없을 때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법안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차량 대여 목적이 관광일 것 대여시간이 6시간 이상일 것 차량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일 것으로 조건을 명확히 했다.

 

또한 플랫폼운송사업을 새롭게 정의하고, 타다와 같은 운송 행위를 제도화했다. 플랫폼운송사업자는 기존의 틀 내에서 승객을 운송하는 사업자들처럼 사업계획을 작성해 국토교통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운송시설과 보험, 요금 등에 관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요컨대 택시처럼 사업 면허를 받고, 당국의 관리 감독을 받으라는 것이다.

 

다만 국토위 교통법안소위는 개정 법률 공포 후 1년간 시행을 유예하고, 그 뒤 처벌은 6개월간 유예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적어도 2021년 상반기까지, 16개월의 시간이 쏘카와 VCNC 측에 주어지는 셈이다.

 

▲ 사진=타다 홈페이지

 

16개월 시한부 타다계속 탈 수 있나

 

타다 운영사인 VCNC의 선택지는 별로 없다. 바뀐 법안을 충족하면서 계속 영업하거나 아니면 사업을 아예 접는 정도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했으니 그에 맞춰 사업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국회도 그래서 16개월이라는 시간을 VCNC에 줬다.

 

타다가 제도권에 안착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은 소위 플랫폼을 이용해 돈을 받고 승객을 운송하는 서비스(플랫폼사업)여객자동차플랫폼운송사업(플랫폼운송사업) 여객자동차플랫폼운송가맹사업(플랫폼가맹사업) 여객자동차플랫폼운송중개사업(플랫폼중개사업)으로 세분화했다. 타다는 첫 번째에 해당한다. 16개월 뒤에 타다가 계속 영업하려면 행정 절차를 밟아야만 한다.

 

중요한 것은 여객자동차법 개정안 공포 이후다. 국회 국토교통위를 통과한 법안은 크게 보면 두 가지 사안을 일단락지은 것에 불과하다. 첫 번째는 타다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영업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스마트폰 앱과 같은 플랫폼을 통한 운송업을 법으로 정의했다는 것이다. 그 외 세부 사항은 시행령(대통령령)이나 시행규칙(국토교통부령)에 모두 위임했다.

 

따라서 1년간의 시행 유예기간에 국토부와 쏘카·VCNC, 기존 택시업계가 세부적인 내용을 협의해야 한다. 처벌 유예기간까지 합쳐 최장 16개월 뒤에도 결론에 이르지 못하면 타다는 운행을 멈출 수밖에 없다. 그사이에 하위 법령이 마련된다면 이용자들은 타다를 계속 탈 수 있다.

 

타다계속 타려면 이것이 중요하다

 

VCNC가 승객 운송사업에서 손을 뗄지 어쩔지는 알 수 없다. 극단적으로 두 가지 경우가 있을 뿐이다. 다만 타다가 1년여 뒤에도 운행할 수 있으려면 하위 법령이 마련돼야 한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어떻게 하겠다는 건 없고 (법안) 공포 후 유예기간 동안 업계와 협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박홍근 의원 측도 “(타다가) 플랫폼운송사업으로 들어가서 제도권 내에서 영업해야 할 텐데 어떻게 하면 좀 더 유리한 조건을 끌어낼 것이냐(와 관련해) 시행령 단위에서 협상해야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VCNC의 협의 테이블이 마련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를 문제는 타다의 운행 허가 대수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기본 인식은 택시가 대중교통과 자가용에 밀려 수요와 1대당 운송수입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택시 면허의 총량과 양수·양도를 제한하고, 감차를 실시한 이유다. 타다가 택시를 일부 대체할 수 있다는 전제로 운행 허가 대수를 정하는 게 정부가 그간 취해온 태도에 부합한다.

 

반대로 쏘카와 VCNC 측은 택시와 타다는 극히 일부만 겹칠 뿐 별개의 시장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운송 수요를 얼마나 예상하고 어떻게 사업계획에 담을지 해답을 국토부 측에 제시해야 한다. 새 법안의 규제 대상이 될 타다 베이직의 차량 대수는 1400여 대다. 서울 전 지역과 경기·인천 일부에서 탈 수 있다. 올해 8월 기준 서울지역 전체 택시 면허 대수는 72000대가 조금 안 된다.

 

▲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사옥 앞에서 개최한 ‘타다’ 퇴출 집회에 참가한 개인택시 기사들이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타다 이재웅에게 속고 있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또 한 가지는 기여금이다.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은 플랫폼운송사업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여객자동차운송시장안정기여금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납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를 어기면 연체료도 내야 한다.

 

기여금은 택시 감차 정책 추진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부는 각 지자체에 위임해 택시 1대당 일정 금액의 보상금을 개인 또는 법인에 지급하고 면허를 반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12월 현재 개인택시 면허 시세는 8000만원 이상이다. 아주 단순히 계산해 타다 베이직 1대에 이 금액을 적용하면 1120억원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시행령이 이러한 계산법을 적용할 수는 없어서 실제 기여금은 훨씬 적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위원장 1명을 포함해 1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플랫폼운송사업심의위원회에서 허가에 관한 심의를 거쳐야 한다.

 

더러워서 못 해먹겠다고 할 가능성은

 

택시와 달리 자동차대여사업자로서 말고는 이렇다 할 규제를 받지 않았던 VCNC가 아예 사업에서 발을 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그동안 타다를 혁신이라고 강변했다.

 

이 대표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국토교통위를 통과한 후로는 간섭하지 말라는 목소리를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내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통해 타다는 타다금지법이 통과되면 운영할 수 없다면서 타다금지법이 아니라고 이야기하지 말고 잘못된 법안을 지금이라도 철회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때문에 차라리 사업을 관두겠다고 나설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허무맹랑하지만은 않다. 실제 지난해 타다는 150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도 300억원가량의 적자가 예상된다. 추가로 투자를 받는 것도 힘겨운 상황이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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