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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업을 넘어 사회연대로"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설립을 통해 사회연대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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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랑 기자
기사입력 2020-01-14

사무금융연맹·사무금융노조 갈등 봉합, 물리적 통합 이뤄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설립을 통해 사회연대 주도

사무금융 노동조합 20년 뒤돌아보는 ‘우분투 세상으로’ 출간

 

지난해 12월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이 3일간에 거쳐 제4대 임원선거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이재진 후보조가 당선돼 향후 4만5000명이 몸담고 있는 사무금융노조를 이끌어간다.

 

이처럼 사무금융노조가 산별노조로서 자리 잡을 수 있게 한 배경에는 김현정 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의 역할이 크다는 게 노동계의 평가다. 

 

하지만 사무금융노조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산별노조의 중요성은 누구나 인정했지만 전환이 되기까지는 많은 시일이 걸렸다. 지난 2011년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이하 사무금융연맹)은 ‘산별노조 전환’을 내세우며 사무금융노조를 출범시켰다. 사무금융연맹 내 노동조합이 산별노조로 전환해 사무금융노조로 이동하기로 결의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지역농협 조직 편제를 두고 갈등이 벌어졌다. 당시 전국농협노조는 지역농협을 기반으로 조직된 노동조합이었다. 사무금융노조가 탄생하자 전국농협노조 안에는 산별노조 전환을 시도하는 지역본부장과 이를 반대하는 지역 본부장들의 갈등이 벌어졌다. 특히 총 9개 지역본부로 구성된 전국농협노조 중 4개 지역본부가 산별노조로 전환하며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 김현정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위원장. © 임이랑 기자

 

결국 사무금융노조는 지난 2016년 사무금융연맹 탈퇴를 가결하고 이에 상응하듯 사무금융연맹도 그해 사무금융노조를 제명하며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갈등의 종지부는 지난 2018년 말이다. 사무금융연맹은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사무금융노조 가입 인준의 건을 가결했고,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고, 이어진 보궐선거에 단독 후보로 출마했다. 김 위원장의 연맹 임기는 오는 2월까지다. 

 

사무금융노조에 이어 사무금융연맹의 임기도 곧 만료되는 김 위원장을 지난 1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사무금융연맹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보궐선거로 임기를 약 10개월 정도 보장받은 상황에서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이 돼보니 한국오라클, 새마을금고 서인천분회 등의 현장투쟁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며 “사무금융노조와 갈등일 빚던 지난 3년간 사무금융연맹의 재정도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 위원장이 사무금융연맹을 맡을 때 민주노총에 조합비 등을 납부하지 못해 5개년 계획으로 분할상환을 해야할 처지였다. 그는 “우선적으로 사무금융연맹의 망가진 조직을 추스르는데 집중했다. 특히 현장조직을 강화해 사무금융연맹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재정적으로 악화됐던 부분도 지난해 12월 결산해 보니 민주노총에 모두 납부하여 지금은 매우 건실해졌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노력은 실제로 빛을 보기도 했다. 사측과 오랜 투쟁을 벌였던 한국오라클의 경우 김 위원장의 자문을 통해 산별노조로 전환하여 기초단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터뷰 내내 산별노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무금융노조가 2011년 12월 15일 건설됐다”며 “이제 9년차다. 산별노조인 사무금융노조 초창기에는 손해보험 노조, 증권노조, 생명보험 노조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무려 100개 지부에 5만명을 바라보는 노동조합이 됐다”며 뿌듯해했다. 

 

과거 사무금융연맹 당시 산별노조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았다. 하지만 사무금융연맹에서 산별노조로의 전환시 상승하는 조합비와 단결권, 교섭권이 모두 각 노동조합의 위원장이 아닌 산별노조 위원장에게 위임되는 등의 걸림돌이 존재했다. 산별노조의 필요성은 모두가 동의했지만 연맹 산하 노동조합이 머뭇거리는 사이. 사측의 대규모 구조조정, M&A에 따른 매각이슈로 고용이 불안해지자 산별노조로의 전환이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사무금융연맹과 사무금융노조의 물리적 통합은 실현됐다고 생각한다”며 “화합적 통합을 내 선에서 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이 부분을 후임자에게 물려줘야겠지만 이를 잘 해낼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인터뷰를 하는 동안 산별노조의 중요성과 함께 내세운 것이 바로 사회연대였다. 그가 20년 동안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바로 사회연대였고 이렇게 탄생한 게 ‘사무금융 우분투재단’(이하 우분투재단)이었다. 우분투는 아프리카 코사족 언어로 ‘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공동체 정신을 의미한다. 특히 노사가 공동의 기금을 출연하여 사회공헌에 앞장선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사회에서 한 획을 그은 사건이라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산별노조가 주도해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첫 번째 사례”라며 “사무금융 노사는 물론 우리 사회 구성원 전체가 사회연대의 가치를 한번이라도 더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무금융 우분투재단 설립, 사무금융노조와 사무금융연맹의 갈등 봉합 등 사무금융 노동조합 내 다양한 업적을 남긴 그였기에 오는 2월 임기가 끝나는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이후 김 위원장의 거취에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다. 

 

처음에는 사무금융노조 및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을 한 번 더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러한 소문에 대해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을 6년 동안 했다. 내가 하는 동안 조직도 많이 안정이 됐다. 나의 역할은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 번 더 하게 되면 9년을 하는데 조직이나 나나 큰 도움이 안 될 것 같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사무금융연맹도 마찬가지다. 사무금융연맹은 과거의 결의대로 화합적 통합을 위해 해산될 조직”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사무금융노조와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이 다른 사람이면 원심력이 작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노동조합 선거 등의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하던 도중 정치권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IBK기업은행의 낙하산 행장 논란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촛불정권이 들어서면서 적폐 청산이 분야별로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금융권에 대한 적폐청산은 없고 오히려 쌓이는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처음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한다고 했지만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고, 행정혁신위원회에서 노동자 경영참여 보장을 권고했지만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뭉개버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에는 CEO 뿐만 아니라 임원들이 낙하산으로 많이 내려가고 있다”고 일갈했다.

 

인터뷰 중간 화제를 돌려 김 위원장이 이번에 세상으로 내놓는 ‘우분투 세상으로’라는 책에 대해 물었다. 그가 출간한 ‘우분투 세상으로’는 사무금융 노동운동을 20년 동안 해온 것에 대한 결과물이다. 이 책을 통해 김 위원장은 노동조합이 나아가야 할 길은 사회연대와 생명의 소중함이라고 강조한다.

 

뿐만 아니라 사무금융 노동조합 위원장 출신답게 안정성과 공공성을 강화하면서 자본시장의 활성화도 언급한다. 김 위원장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모든 자본이 부동산으로 가고 있다”며 “자본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하는데 무작정 규제를 풀어버릴 경우 자본이 은행에 집중되고 결국 DLF사태와 같은 부정적인 사건이 터진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우리는 금융시장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다. 정부가 금융에 대해 몰라서 못하고 안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과 노동조합이 방식에 있어서 많은 비판을 듣고 있다. 이는 노동조합 내부의 반성도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조합, 조합원과 함께하는 산별노조로 노동조합이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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