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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1조 긴급 지원, 사실상 워크아웃

재무구조 개선 등 자구노력 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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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2020-03-27

4월에만 회사채 6천억 만기… 유동성 위기

두산건설에 무리한 퍼주기, 산업 흐름 놓쳐

1조원대 누적 순손실에 휴직·희망퇴직 실시

채권단에 손 벌린 신세… 30일 주총에 주목

 

심각한 유동성 부족을 겪던 두산중공업이 결국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받는다. 채권단은 재무구조 개선을 비롯한 자구노력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실상의 워크아웃(재무개선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산은은 27일 유동성 부족 상황에 직면한 두산중공업에 대해 계열주와 대주주의 철저한 고통 분담과 자구노력을 전제로 채권단이 긴급 운영자금 1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이날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에 관련 동향을 보고하고, 두산중공업 채권은행 회의를 긴급 개최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두산중공업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 당장 4월에만 6000억원 수준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고, 5월까지 하면 그 규모는 1조원에 이른다. 채권단의 긴급 유동성 지원 자금은 대부분 빚을 갚는 데 쓰일 전망이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수출입은행에 만기가 다가온 회사채를 대출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는 유상증자를 위한 자본금 한도 증액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채권단의 지원 결정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현재 진행 중인 인력 구조조정 외에도 갖은 방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우선 유휴인력에 대한 유급휴직 카드를 꺼냈다. 지난 2월부터는 45세 이상 직원 2500명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절차도 시작했다. 희망퇴직 규모는 6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조립하는 모습. (사진제공=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를 현 정부의 ()원전정책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 점도 분명 작용했겠지만, 두산중공업 내부의 문제가 더 크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첫 번째는 두산건설의 부실이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의 돈줄 역할을 했다. 두산건설은 20112942억원의 순손실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28000억원 규모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했다. 두산중공업은 이 기간 유상증자와 현물출자 등을 통해 2조원대의 돈을 쏟아부었다. 대규모 손실 끝에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이 지분 100%를 소유한 완전 자회사가 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두 번째는 두산중공업 자체가 실적이 나빴다는 점이다. 최근 10년 동안 순이익을 낸 때는 2011(1716억원), 2013(4380억원), 2017(158억원) 3개년뿐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은 현금성 자산을 제외하더라도 5조원에 육박한다. 돈이 들어오지는 못하면서 빠져나가기만 하고 갚아야 할 빚까지 산더미처럼 쌓이면서 유동성 경색을 맞은 것이다.

 

그렇다고 추가로 차입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BBB’로 한 단계 내렸다. 한국신용평가는 두산중공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용등급을 더 내릴지 검토에 들어갔다. 신용등급이 떨어질수록 돈을 빌릴 방법이 없어진다.

 

더구나 두산중공업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세계적 흐름을 읽어내지 못했다. 2011년 인도의 석탄화력발전소용 보일러 제조업체인 AE&E 첸나이웍스를 인수한 데 이어 화석연료 분야에 투자해 왔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석탄·가스 등 화석연료 중심의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멜리사 브라운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 아시아담당 이사는 지난 17일 한 일간지의 칼럼을 통해 이 점을 비판했다. 브라운 이사는 두산중공업과 거래하는 해외 전력회사, 금융기관, 바이어들은 두산주공업의 경쟁력 자체를 보는 게 아니라 한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낼 목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라며 두산중공업의 사업 판단 실패에 대한 대가는 누가 치르겠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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